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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일 간의 일정 중 96일을 소화해 낸 서울경마장의 성적표는 어떨까?
사회 전반에 짙은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가운데 경마산업도 어려운 고비를 맞고 있다.
유례없이 19%나 감소했던 지난해와 비교할 때 올해는 그 폭이 더욱 확대돼 타개책이 절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충격을 주는 것은 입장인원의 동반몰락.
‘매출액은 줄었지만 입장인원은 소폭이나마 늘어 건전한 경마문화의 정착을 말해준다’고 스스로를 위안했던 지난해, 그러나 올해는 입장인원마저 13%나 줄었는데…
올 한해 경마산업의 외형지표를 통해 그 성과와 결실, 문제점 등을 되돌아본다.
【이희경 기자 eheek@krj.co.kr】
경마산업 사이즈, 4년 전으로 “뒷걸음”
마사회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올해 96일 간의 경마일 동안 총 매출액은 4조7천7백억 원, 입장인원은 1천4백46만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6조1천753억원 보다 무려 1조3천3백억 원이나 줄어든 것이며 입장인원 역시 1천676만명에서 230만명 가량 감소한 수치다. 감소율로 보면 매출액은 22.6%, 입장인원은 13.7% 줄었다.
이 같은 규모는 4년 전인 2000년 수준와 비슷하며 부산경남경마장 건설 및 개장, 장수육성목장 공사 등 연간 수천억 원씩 투입되는 사업들이 채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또한 경마상금이나 각종 인건비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마사회의 경영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리고 지난해 역시 19% 이상 매출액이 감소한데 이어 감소율이 더욱 큰 폭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장기침체 혹은 경마산업의 하향곡선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보다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표1. 2004년 서울경마장 월별 매출 및 입장인원 현황>
-12월 22일 현재, 경마일 98일 중 96일 간 결산 내역, 제주경마 제외
| 월(경마일수) | 매출액(억원) | 입장인원(천명) | 전년대비 증감률(% 매출/입장인원) |
| 1월(5일) | 2,337 | 745 | - |
| 2월(9일) | 4,416 | 1,331 | - |
| 3월(8일) | 4,315 | 1,271 | - |
| 4월(8일) | 4,202 | 1,255 | - |
| 5월(10일) | 4,900 | 1,533 | - |
| 6월(8일) | 3,858 | 1,208 | - |
| 7월(8일) | 4,219 | 1,343 | - |
| 8월(8일) | 3,756 | 1,228 | - |
| 9월(8일) | 3,767 | 1,025 | - |
| 10월(10일) | 4,455 | 1,459 | - |
| 11월(8일) | 3,457 | 1,161 | - |
| 12월(6일) | 2,794 | 896 | - |
| 계(96일) | 47,760 | 14,455 | 22.6↓(13,990)/13.7↓(2,305) |
| 평균(1일당) | 497.5 | 150.8 |
추가경마일 편성, 팬서비스 강화, 새 CI도 브레이크 역할 못 해
마사회는 올초 KRA-WAY 선포식을 갖고 한국마사회의 새 브랜드 KRA를 발표하며 일신된 면모를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다양한 이벤트와 경마팬 편의시설 제공 등을 통해 팬서비스를 한층 강화해나가고 있다.
이례적으로 추석휴장기와 동계휴장기에도 경마를 편성, 경마일수를 4일간 확대했지만 이 역시 국민들의 큰 관심을 끌지 못한 듯 매출과 입장인원의 하락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더욱이 내년 5월 개장 예정인 부산경남경마장은 당초 목표와 달리 향후 5년 간 1300억 원 이상 적자 발생이 우려돼 해당 지자체인 경남도와 부산시 측에 레저세 감면을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답을 얻지 못해 정상 개장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신세다.
내외적으로 큰 어려움에 봉착했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일단 대다수 경마관계자들은 부산시, 경남도의 레저세 감면을 전제로 부산경남경마장이 정상 개장을 한 뒤 얼마나 빨리 정상궤도에 오르느냐가 경마산업의 부활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련 업계도 몸살, 거품 빼고 체질 개선에 집중
경마매출 하락은 한국마사회의 경영에도 적신호지만 기수, 조교사, 관리사 등 경마창출자와 경마전문지, 인터넷 정보제공업체 등 주변 업계에도 치명타를 입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내년도 경마상금이 3% 인상선에 그치면서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칠 뿐 아니라 경쟁성 부문이 강화되며 위기감을 호소하는 기수, 조교사가 늘고 있다.
경마전문지 시장도 큰 타격을 입어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가 늘고있고 일부 인터넷 사업자들은 아예 문을 닫거나 사업을 축소하는 등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는 추세다.
마사회 한 관계자는 경기불황을 경마산업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으면서도 경기가 호전된다 하더라도 과거처럼 30%씩 매출이 신장하는 기현상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대다수 관계자들 역시 구조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경마산업이 국민의 레저산업으로 환골탈태하지 못하는 한 재도약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 과정에서 각종 패악적 규제를 풀고 경주질을 향상시키며 공정한 경마시행에 대한 믿음을 경마팬과 국민에게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