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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비해 열세로만 여겨졌던 서울 국산마들이 올해는 원정 두 레이스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KRA컵 마일 ‘머니카’에 이어 코리안오크스에서 ‘유로파이터’가 우승을 기록하며 역대 국산3세마 전적은 8:0의 부산의 일방적인 게임에서 9:2로 서울이 조금은 좁혀갔다.
경주 내용에 있어서도 KRA컵 마일의 ‘머니카’는 2위마와 11마신이나 차이가 날 정도로 빼어난 경주력을 발휘했고, 코리안오크스에서는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서울 말들이 차지할 정도로 평균 기량에서 앞선 모습이었다.
코리안오크스의 이런 결과는 혼합 통합 경주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던 진기록. 부산광역시장배와 그랑프리의 우승마는 서울이었지만 5위 이내의 성적은 항상 부산 말들이 더 많았다.
사실 지난주 코리안오크스의 서울과 부산의 객관적인 전력은 서울이 국산2군 강자들이었다면 부산은 국산3군 정도의 수준으로 볼 수 있었다.
이런 전력의 차이가 원정이란 불리함으로 인해 우승 여부를 떠나 부산 말이 더 많은 5위 이내 순위권 성적을 기록했다면 경마장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즉 부산의 긴 결승주로가 경주마의 근성을 서울보다 더 강하게 한다든가, 마방 시설이 서울보다 부산이 더 낫다, 기후 조건이 더 유리하다, 경주마 당 관리비용이 부산이 더 높다 등의 그 동안 분석돼 왔던 부산의 승인은 나름대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코리안오크스 결과로 인해 결국은 경마장 차이가 아닌 경주마의 능력 차이에 의해 순위가 결정된다는 엄연한 사실이 그대로 입증됐다.
그렇다면 여기서 무엇이 통합 경주 2년 내내 부산에게 졌던 서울 말들을 강하게 했는지 대두된다. 이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관계자들이 자극을 손꼽고 있다. 계속해서 져 왔기에 이겨보겠다는 의지가 결국 좋은 경주마의 확보와 관리 그리고 도전이 서울 말들을 강하게 했다고 분석한다.
만약 신생 경마장인 부산이 통합 경주를 맞아 서울에게 열세를 보였다면 분명 그 입지는 좁아졌을 것이다. 그러나 2년 내내 통합 3관 경주를 휩쓸어 왔기 때문에 빠른 시간내 입지를 구축했고, 서울에 영향을 미칠 만큼이나 거대한 경마장으로 성장했다.
그 동안 통합 경주를 통해 단순히 “어느 쪽이 이기는가”라는 대결 구도가 형성됐었지만 앞으로는 “어디에서 얼마나 더 좋은 말이 나오는가”라는 경주마 중심의 선의의 경쟁 구도로 옮겨간다면 양 경마장의 존재 가치는 더 확실해 질 것이다.
뒤늦게 출발한 부산 경마장의 파이팅과 이에 자극 받은 서울의 분전이 서로를 이끄는 촉매가 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