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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마는 2011년 한해동안 말산업육성법 시행원년을 맞이했지만, 사감위 규제의 지속과 더불어 장외발매소 사업이 암초에 난파되는 등 많은 아쉬움도 있었다. 특히 영천경마공원의 최종 허가와 관련해 마사회는 사감위의 과도한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지만, 또다시 해를 넘기면서 자칫 2015년 개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염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경마에선 의미있고 다양한 기록들이 양산돼 외부의 높은 파도에 힘겨운 경마관계자들에게 적지 않은 힘을 보탰다. 우선 ‘미스터파크’가 최다연승 기록을 17승으로 상승시켰고, 신우철 조교사는 사상 최초로 1000승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고, 한국경마사상 최초로 여성 조교사가 배출됐다.
2011년은 FTA로 인해 고통을 겪는 농어촌 경제가 말산업 육성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고, 사행산업이라는 굴레로 인해 규제속에서 정체기를 보이는 경마산업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말산업을 선도하는 역할에 나설 수 있는 분기점에 도달한 중요한 시기였다고 평가될 수 있겠다.
<경마문화 편집국>
⑴ 말산업육성법 시행 원년
말산업계나 경마계에 있어 2011년의 가장 큰 이슈는 바로 말산업육성법 시행일 것이다. ‘말산업 육성법’의 출발점은 김광원 마사회장의 취임부터 본격적으로 외부로 대두되기 시작했고, 마사회가 ‘전국민 말타기 운동’ 추진하면서 승마활성화를 통한 말산업 육성과 더불어 정체기에 접어든 경마산업의 재도약을 꿈꾸게 했다.
말산업육성법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말산업을 농가 신소득원으로 육성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말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농산업 개념에 적합하고, 승마의 이용자 확대 등으로 말수요 확대가 예상돼, 말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한 법적 기반 구축이 필요한 상황에서 발의가 된 것이다.
말산업 육성법안의 주요내용은 그 목적을 말산업의 지원·육성에 관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말산업의 발전 기반을 조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하여 농어촌의 경제 활성화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말산업 육성법은 크게 말산업 육성 기반의 조성, 말산업의 육성, 말산업특구로 구성되어 있다.
말산업육성법 시행으로 가장 큰 변화는 지자체들이 적극적으로 말산업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다만 전통적인 말의 고장 제주를 필두로 전국적으로 지자체들이 생산과 승마사업을 펼치면서 말산업 특구지정을 노린 지자체간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를 낳기도 했다. 현재 농림부에서 본격적인 말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계획이 내년 상반기 발표될 예정인데, 그동안 많은 지자체에서 기반시설 확충에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에 농림부의 종합계획이 발표되면 말산업 육성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⑵ 사감위, 여전히 경마산업 규제에 몰두
올해 ‘제2의 바다이야기’로 불리는 불법온라인 도박으로 인해 전국이 들썩였다. 지난 2월 한 물품보관소 대여금고에서 불법도박사이트를 운영해서 부당 이득한 현금 10억원이 발견된 뒤, 불과 두 달여만에 전북 김제의 마늘밭에서 110억원이 넘는 현금이 발견되면서 전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것이다. 결국 이 사건들은 검·경이 대대적인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 단속에 나서게 만들고, 그동안 불법도박에 나몰라라했던 사감위까지 입장발표를 하게 만들었지만, 경마계에는 악영향을 끼치고 말았다.
경마산업 및 합법적 사행산업에 규제를 집중해왔던 사감위는 이 사건을 빌미로 오히려 사감위의 권한을 강화하는 개정법안의 국회 통과를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지난 2009년말 건설 계획이 마련된 영천경마장 건설의 허가가 사감위의 제동으로 인해 상당기간 소요되었고, 마사회는 사감위의 제시조건중 도심 장외의 교외이전의 세부계획을 제출하는 것과 신설되는 영천경마장에 한해서 전자카드를 전면 도입한다는 조건을 수용하고, 순천을 제외한 기존 및 계획중인 35개 장외지점 중 최소 3개 이상 축소하라는 조건에 대해선 1개 장외지점 축소 후 매출 등 상황을 고려한 추가 축소라는 수정안을 제시해야 했다.
올해 합법적 사행산업의 매출은 17조8천여억을 기록하면서 언론에서 사행산업의 급격한 팽창이 우려된다는 보도가 끊이질 않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보면, 사감위가 올해 스포츠토토를 매출총량에서 풀어주고 로또의 매출을 상향조정해주는 등 편법을 행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한 합법적 사행산업의 규모가 18조에 달한다고 하지만 불법사행행위에 몰린 돈은 60조에 달한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어, 사감위가 부르짖고 있는 기관차효과보다는 거대한 풍선효과로 인한 위기에 놓여 있다.
⑶ 장태평 전 농림부장관, 마사회장 취임
장태평 前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제 33대 한국마사회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세간에 적지않은 이슈가 되었다. 전임 장관출신인사가 자신이 관리감독하던 기업체의 회장이 된 사례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장태평 신임 마사회장의 임명은 한국경마사상 최초로 장관 출신이며, 특히 한국마사회의 주관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출신이라는 점에서 경마계에선 향후 말산업과 경마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확대는 물론이고 정부부처와의 보다 유기적인 협조 체제를 기대하고 있다. 대한민국 농축산분야를 총괄하던 장태평 前 장관의 이번 한국마사회장 취임으로 올해 갓 태동한 말 산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장태평 신임회장은 취임후 현장 실사에 큰 비중을 두고 직접 눈으로 경마산업 현장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최근 2012년 마사회 사업계획에 대해 승마산업을 육성하고, 말 식품과 가공산업을 확대시켜 말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마사회 차원에서 말 산업연구소를 설립하고, 말과 관련된 각종 제품의 개발과 유통 등을 지원하는 한편, 마사회의 혁신을 위해 법인 이름을 바꾸는 등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 중이라며, 사회 공헌을 확대하기 위한 사회적 기업 설립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장 회장은 마사회의 공기업으로 의무뿐아니라 기업으로의 이윤 창출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말산업 육성을 선도하는 것에 중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6월에는 마사회 상임이사를 지낸 바 있는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이 취임하면서, 경마산업에 대해 잘 알고 있어 경마산업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⑷ 장외발매소, 마사회 발목을 잡다
올해 한국마사회는 장외발매소 문제로 인해 많은 진통을 겪어야 했다.
지난해 마사회가 추진중이던 순천장외발매소는 순천지역 시민단체 등의 거센 반대여론으로 개장여부를 확정하지 못하던 와중에 시행사 대표와 마사회 간부, 정부부처 공무원 등이 검찰로부터 기소되면서 큰 논란이 되었고, 결국 순천장외발매소 추진이 전면 취소되고 말았고, 그 여파가 올해초에도 계속 이어졌다.
또한 올해는 서초장외발매소 추진에 제동이 걸리면서 연이은 송사에 휘말리게 되었다. 전현직 자치단체장간 불협화음으로 인해 불거진 서초지점 문제는 결국 서초구가 서울시의 도시관리계획변경 등과 착공연기 등을 이유로 서초지점 건축허가를 취소하면서, 마사회가 이에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수도권의 장외발매소가 위치한 지자체들의 반발도 나타났다. 인천권의 장외발매소가 위치한 지자체들이 지역환원을 높여달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마사회는 사감위 출범이후 지속적으로 장외발매소와 관련해 많은 규제를 당하면서 확대일로에 있던 장외사업이 변화를 하면서 축소가 불가피해지고 있으며 장외발매소의 환경개선과 시외로의 이전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원활치 않아 해결방안에 고심하고 있다.
⑸ 부산경남경마공원, 연간 입장객 100만명 돌파
부산경남경마가 드디어 연간 입장객수가 100만명 입장객을 찍고 200만명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가족공원으로 부산경남지역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는 부산경남경마공원(본부장 조정기)이 지난 12월 3일 개장 후 처음으로 연간 100만 고객 돌파에 성공했다. 이는 지난 2005년 9월 개장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은 개장 당시만 하더라도 연 입장객이 16만여 명에 불과했지만 해마다 꾸준하게 증가하여 지난해에는 총 입장인원이 99만여 명에 달했고, 올해 마침내 100만 명을 돌파하게 되었다. 개장 이후 누적입장객은 12월 현재 약 530만 명이다. 마사회 측은 입장고객 수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말 테마파크 개장을 꼽고 있다. 말 테마파크 개장 이후 가족 단위 방문 입장고객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연간 입장객 100만명 돌파는 상당히 의미있는 일로 분석된다. 그동안 한국경마는 서울경마시행에 전적으로 의존을 해왔는데, 부경경마공원의 연간 입장객이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부경경마공원의 종합 공원화 목표가 상당부분 효과를 거두면서 가족나들이객의 유치로 경마이미지 개선에 상당히 기여했다고 판단되고 있다.
⑹ 신우철 조교사, 1000승 돌파
명장(明匠) 신우철 조교사가 한국 경마 역사상 최초로 1,000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신우철 조교사는 지난 올해 3월 1000승을 돌파하면서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세웠다. 올해로 데뷔 28년째를 맞이한 신우철 조교사는 2001년 4월에 현역 최초로 600승의 고지를 달성한 이래 계속 선두를 질주해 왔다. 작년에는 박대흥 조교사가 기록한 연간 최다승인 62승을 5년만에 갱신하며 그 숫자를 64로 늘린 바 있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다승 선두를 확고하게 굳히고 있으며, ‘터프윈’의 그랑프리 우승으로 생애 처음으로 그랑프리 우승트로피에 입맞춤도 했다.
사실 신우철 조교사의 1000승 돌파는 지난해 1월말에 달성했다는 것이 정확하다. 신우철 조교사는 지난 83년 6월에 데뷔했기 때문에 마사회의 전산기록에는 포함되지 않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 본지에서 ‘잃어버린 조교사 성적’(본지 2003년 7월 기사)을 통해 밝혔듯이 83년 데뷔한 신 조교사는 84년말까지 333전 66승 2위 48회를 기록했기 때문.
⑺ ‘미스터파크’ 17연승 기록
올해 부경경마공원의 ‘미스터파크’가 한국경마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겼다. 한국경마에 17연승의 새 역사가 열린 것이다. ‘미스터파크’는 이미 9월에 16연승을 달성하면서 이전까지 ‘포경선’, ‘새강자’와 타이를 이루었던 15연승에서 홀로 최다연승 기록마로 우뚝 선 바 있다.
17연승을 달성하기까지 강한 상대를 피한 손쉬운 달성이라는 의혹과 질시를 받아야 했지만, 그랑프리에서의 선전으로 인해 이제는 누구도 ‘미스터파크’의 능력에 의문부호를 붙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스터파크’의 연승행진은 최고의 경주마를 가리는 그랑프리에서 3/4마신차의 2위로 인해 끝이 나고 말았지만, 내년 5세로 접어들면서 전성기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경마관계자들이 선전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⑻ 한국경마 첫 여성 조교사 배출
올해 7월에는 한국경마 사상 최초로 첫 여성 조교사가 탄생했다. 한국경마가 본격적인 중흥기에 접어든 이후 최초로 금녀의 벽을 허물었던 이신영 기수가 20기 동기생중 처음으로 조교사의 길에 나선 것이다.
이신영 조교사는 지난해 신규 조교사 면허시험에서 학과시험과 면접에서 최고점을 기록하며 수석으로 조교사 면허를 취득했다.
2001년 7월 기수로 데뷔한 이래 여성이 불리하다는 편견을 깨고 뛰어난 선행력과 특유의 부드러움을 앞세워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이신영 조교사는 올해 46전 8승이라는 녹록치 않은 성적을 기록하면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⑼ 장추열, 한국기수 최초로 미국경마 우승
올해 한국기수가 최초로 미국경마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기록했다. 지난 11월 20일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찰스타운경마장 1800m 경주에서 장추열 기수가 우승을 차지한 것. 지난해부터 한국마사회는 기수들의 기승술 향상을 위한 일환으로 경마교육원 기간을 4년으로 늘리면서 교육과 실제 경주기승을 병행하는 수습기수제를 시행하고 있다. 경마교육원 4학년인 장추열 기수의 미국경주 기승은 교육프로그램을 하나로 2개월 일정으로 미국 조교사와 기승계약하고 경주에 출전했던 것이다.
장추열 기수의 미국경주 우승은 한국경마와 한국기수들의 위상 강화는 물론 마사회의 경마교육원 교육 강화의 성공을 알리는 것으로 향후 한국경마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⑽ 2세대 고가 씨수말 전성시대 예고!
2011년 씨수말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엑스플로잇’, ‘메니피’, ‘비카’ 등 고가의 씨수말들이 나란히 리딩사이어 부문에서 1~3위를 기록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경마는 지난 2004년 ‘엑스플로잇’과 ‘커멘더블’을 시작으로 첫 고가 씨수말을 도입한 후 최근 ‘포리스트캠프’, ‘오피서’ 등을 도입해 국산마 수준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같은 노력은 드디어 고가 씨수말들이 리딩사이어에 오르는 쾌거로 이어짐과 동시에 과거 1세대 씨수말인 ‘디디미’, ‘컨셉트윈’의 그늘에서 벗어나 한층 수준 높은 2세대 씨수말들의 자마가 국산마로 활약을 펼치게 됐다. 또한 올해 퍼스트크롭사이어(First Crop Sire) 부문에서도 ‘포리스트캠프’가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위를 점해 향후 고가 씨수말들의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