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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한국마사회는 서초지점 추진과 관련해 ‘도시관리계획변경결정취소’ 소송건 기각 판결을 받았다. 이번 소송 패소는 한국마사회의 재정적 손실은 물론 향후 도심내 장외발매소 추진에 상당한 난관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여, 말산업과 경마산업 발전에도 적지 않은 걸림돌이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 됐다. 이와 함께 최근 장외발매소와 관련 건축 행위를 제한하는 법안이 예고돼 결국 한국마사회는 장외 발매소의 신설은 고사하고, 기존 운영 중인 장외발매소의 폐쇄도 불가피하게 됐다.
현재 국내 경마산업의 장외 발매소는 전체 매출액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단 이번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에는 매출면에서 상당한 타격을 받고, 이는 결국 국내 말산업과 경마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초래하게 된다.
현재의 시점에서 장외발매소의 저변 확대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사감위의 무분별하고 과도한 규제와 경마의 부정적인 인식, 불황에 따른 매출감소 등으로 한국경마는 사면초가에 놓이게 된 것이다.
-KRA플라자 운영, 모든 경마인들의 휴식의 공간과 지역구민의 문화의 공간으로 활용
KRA 플라자(이하 장회발매소)는 한국마사회의 장외 마권 발매를 담당하는 지점을 말한다. 경마공원에 가서 경마를 관람하기 어려운 경마팬을 위해 설치, 운영되는 시설이고, 2004년까지는 마사랑(馬事廊)이라고 했으며, 현재는 장외발매소, KRA플라자로 칭한다.
현재 국내는 총 30개의 장외발매소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32개소인 장외발매소는 최근 성동지점의 폐쇄를 비롯해 수도권에서만 2개소가 폐쇄돼 30곳만 운영되고 있다.
장외발매소의 운영은 시간적, 지리적 제약에 따른 경마공원 이용이 불가한 경마팬들을 위한 공간으로 이용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최근 장외발매소와 관련한 제약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곱지 않은 시선이 모아지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KRA는 다양한 개선을 통해 장외발매소를 문화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지정좌석제 운영이다. 기존 장외발매소는 혼잡한 공간, 안전문제, 쾌적하지 못한 환경 등으로 인해 좋지 않은 인식을 보여줬으나 최근 지정좌석제의 운영을 통해 이와 같은 문제점을 상당부분 개선해 운영을 하고 있다. 현재 총 30개 장외발매소 중 지정좌석제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17곳으로 레저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고, 이용요금의 대부분을 전문지, 간식, 음료 등으로 대체하고 있어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장외발매소는 매주 비경마일(월~목)에는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센터(노래교실, 서예교실, 댄스교실, 탁구교실, 한국무용, PC교실, 영어교실 등)를 운영해 이미지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외에도 연간 약 24억원을 관내 유관기관의 추천 및 자체조사를 통해 소외계층에게 지급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여건을 고려하여 개인·단체간에 적정한 비율로 안분하여 집행해 장외발매소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KRA플라자 소개(지정좌석실 운영현황)
-서초지점 패소, 그리고 앞으로의 장외발매소 운영은??
장외발매소의 효율적인 운영은 결국 한국 경마산업과 말 산업에 있어 상당부분 역할을 하고 있으나 최근엔 사감위의 과도한 규제(본장과 장외발매소의 매출 비율 5:5로 조정) 및 장외발매소 건축 행위제한 입법 예고, 서초지점관련 행정소송 패소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럼 향후 장외발매소의 활용 기대치는 얼마나 될까? 현재로선 큰 기대를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즉 다양한 규제로 인해 장외발매소의 설자리가 없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 서울행정법원은 한국마사회가 “서울 교대역 인근에 장외발매소를 세우지 못하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서울특별시를 상대로 제기한 ‘도시관리계획변경결정취소’ 소송에 대해 “사행산업은 정부 차원에서 통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고 서울 지하철 2호선과 3호선의 환승역인 교대역처럼 접근성이 높은 장소에 대규모 마권발매소를 설치한다는 것은 국민이 도박에 중독되도록 방치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정면으로 위배 된다”고 밝힌바 있다. 재판부는 또 “마사회가 세우려던 마권발매소는 서울교대 부속초등학교에서 불과 200여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청소년의 안전이나 건전한 정서함양에 위험을 발생시키고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주거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밝힌바 있어 앞으로 도심 내 장외발매소의 운영이 쉽지 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지자체별로 도시계획 조례로 위임하여 규제케 하는 개정안을 입법하는 움직임이 알려져 장외발매소의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이번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개정안은 ‘장외발매소가 사행성을 조장하고 교통 혼잡을 유발하는 등 주변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해, ‘지자체별로 지역 여건에 맞는 환경 조성을 위하여 장외발매소의 허용 여부를 도시계획 조례로 위임하여 규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언급한 개정안이 시행된다면 서울시를 기준으로 위락·숙박시설에 대한 제한은 절대제한(주거지역과 이격거리 50m), 심의 후 허용여부 결정(주거지역과 이격거리 200m 이내) 등인데, 현재 운영 중인 장외발매소중 절대적 폐쇄대상이 13개소, 제한적 폐쇄대상이 9개소에 달하게 돼 결국 과반 수 이상을 폐쇄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현재 장외발매소의 활용방안과 취지를 떠나 아예 운영조차 하지 못해 국내 경마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장외발매소의 역할 상실로 결국 경마산업은 큰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가까운 일본을 보면 국내 경마산업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아시아 최대 경마 강국이자 PARTⅠ 국가인 일본도 최근 장외발매소의 감소 및 꾸준하게 줄어들고 있는 매출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JRA(일본중앙경마회)는 지난 97년 한해 매출액이 무려 4조억엔을 넘어 최고의 중흥기를 맞이했으나 이후에는 불경기, 국민 소득 감소, 팬들의 고령화, 지진재해에 따른 여파 등으로 최근 꾸준하게 매출이 줄고 있는 상황이다.
JRA의 매출은(아래 표 참고) 지난 2004년 3조억엔을 밑도는 2조 9730억엔을 기록한 이후 매년 1천억엔 정도의 매출 감소를 보이고 있고, 지난해는 2조 2935억엔을 기록해 조만간 2조억엔 이하의 매출이 예측되고 있다.
단, 최근 JRA의 매출 현황을 보면 눈에 띄는 부분이 바로 전화, 인터넷투표 비율의 상승이다. JRA는 지난 2008년을 기점으로 당시 총 발매액이 2조 7562억엔 중 경마장, 장외발매소의 시설내에서 올린 현금투표액이 1조 3366억엔(48.5%)을 기록한 반면, 전화, 인터넷투표는 1조 4196억엔(51.5%)을 기록해 1974년 전화, 인터넷투표 제도 시행 후 처음으로 현금투표액을 넘어서 주목을 받았다. 과거 2004년 총 매출액 2조 9370억엔 남짓했던 전화, 인터넷투표가 1조 2227억엔이였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2008년은 총 매출액이 2000억엔이 줄어든 반면 전화, 인터넷투표는 무려 2000억엔이 증가한 셈이다.
일본의 전화, 인터넷 투표는 경마장이나 장외발매소의 혼합 완화 등의 이유로 시작됐고, 최근엔 IT기술의 발달, 은행과의 결제 시스템 융합 등으로 인터넷 투표는 물론 휴대 전화를 이용해 당일 마권의 구입, 당첨금의 환급 및 환불, 마권 구입 자금의 자유로은 입출금까지 모두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일본은 최근 매년 줄고 있는 매출감소, 특히 경마장, 장외발매소의 매출감소로 인해 경마산업에 있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다만 일본의 경우는 지난 2008년을 기점으로 전화 인터넷투표액이 현금투표액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줘 좀 더 대중적인 스포츠로서의 자리 매김을 통해 위기 속 희망을 엿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 됐다.
이외 홍콩의 경우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장외 발매 비율은 축소가 되고 있는 한편, 전화, 인터넷 발매 비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 대중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JRA(일본중앙경마회) 마권 발매액 비교(2004~2011년)
| 연도 | 총발매액 | 현금투표액(비율) | 전화, 인터넷투표액(비율) |
| 2011 | 2조 2935억엔 | 1조 343억엔(45.1%) | 1조 2592억엔(54.9%) |
| 2010 | 2조 4275억엔 | 1조 1263억엔(46.4%) | 1조 3012억엔(53.6%) |
| 2009 | 2조 5804억엔 | 1조 2256억엔(47.5%) | 1조 3548억엔(52.5%) |
| 2008 | 2조 7562억엔 | 1조 3366억엔(48.5%) | 1조 4196억엔(51.5%) |
| 2007 | 2조 7591억엔 | 1조 4209억엔(51.5%) | 1조 3382억엔(48.5%) |
| 2006 | 2조 8366억엔 | 1조 5232억엔(53.7%) | 1조 3134억엔(46.3%) |
| 2005 | 2조 9025억엔 | 1조 6341억엔(56.3%) | 1조 2684억엔(43.7%) |
| 2004 | 2조 9730억엔 | 1조 7503억엔(58.4%) | 1조 2227억엔(41.6%) |
-Knet-z(인터넷 베팅)의 부활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현재 세계경마는 위기를 맞고 있다. 이는 바로 매출과 관련된 부분으로 미국, 영국을 비롯해 가깝게 일본이나 홍콩도 매년 경마 매출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최근 한국 경마의 매출은 여느 경마강국에 비해서 감소폭이 크지 않지만 부문별한 경마 규제 및 장외발매소와 관련된 불리한 법안 조정은 충분히 매출 하락을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라 강구책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마 매출 하락은 결국 말 산업, 경마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매출이 하락함으로서 말산업과 경마산업을 통해 세계 경쟁력을 키울 수 있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가가치 창출의 기회를 상실하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럼 현재 한국경마는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 해 야 할 것인가? 앞서 일본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전화, 인터넷 투표, 즉 과거 국내에서 시행했던 K-netz(온라인 베팅)의 부활이 시급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실질적으로 K-netz는 실명 회원가입을 통해 접근할 수 있고, 매 경주 마권 구매 한도를 100% 지킬 수밖에 없는 상당히 유용한 제도로 운영된바 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경마장, 장외발매소의 마권상한제도의 효용성도 결국 K-netz에서는 고민거리가 될 수 없다. 다만 국내는 지난 2009년 사감위의 과도한 경마규제로 인해 결국 건전한 베팅 문화인 K-netz 제도가 폐지됐고, 최근엔 건전한 경마팬의 상당수가 불법사설경마로 유입돼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최근의 문제는 단순한 매출 감소가 아닌 불법사설경마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경마매출의 상당부분이 불법사설경마로 유입되고 있는 것에 심각성을 안고 있다.
일반적으로 불법사설경마는 접근이 용이하다. 인터넷으로 베팅을 할 수도 있고, 전화로도 베팅을 할 수 있다. K-netz가 경주 당 10만원 구매 상한을 지킬 수밖에 없는 제도였다면 불법사설경마는 기존 규정된 구매 상한 금액의 10배, 100배가 넘는 거액을 한 경주에 베팅을 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엔 기본 마권구매 승식인 쌍승식, 복승식 등의 구매 방법 외에 해당 경주마의 입상 실패를 예측하는 방식 등 베팅방식도 다양화되고 있어 일반 경마팬들의 베팅 중독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사행산업감독위원회의 무분별한 규제(K-netz 제도 폐지 등)로 인한 병폐가 결국 불법 사설경마의 시장을 확대시켰고, 현재의 시점에서는 장외발매소의 개설 제한 등으로 인해 건전하게 경마를 즐기는 이들의 설자리를 잃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한국경마의 상황과 전반적인 흐름을 고려해 볼 때 K-netz 부활은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다. 이와 더불어 영국처럼 편의점 베팅 등도 새롭게 시행돼 운영되어야 한다.
경마는 여느 복권과 토토, 카지노와 비교해 차별화되고 대중적인 문화이자 스포츠다. 이와 더불어 경마는 말 산업을 비롯해 경주마 생산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키울 수도 있다. 이런 유망한 산업을 흥하게 하기 있어서는 매출이 발생되어야 하고, 발생된 매출은 경마산업을 통해 운영되어야 한다. 다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상당 금액의 경마매출이 경마산업에 투자되는 것이 아니라 불법사설경마로 유입돼 잘못된 용도로 쓰이고 있는 셈이다.
향후 장외발매소는 그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기에는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과 새로운 법안 개정으로 운영자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곧 경마매출의 감소는 물론이고, 말 산업, 경마산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주된 요인으로 연계될 수 있다.
K-netz의 부활, 편의점 마권 발매, 이외 장기적으로 환급률 상향조정 등이 이뤄질 때 경마는 좀 더 대중적이고, 레저스포츠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K-netz 부활되어야 결국 한국경마가 살 수 있다.
심호근 기자 keunee1201@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