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반, 후반 시속을 응용한 경주마 X를 찾아라(Ⅰ)

‘신세대’의 도주력, ‘클래식리절트’의 선입력, 그리고 마지막 ‘청파’의 추입력, 만약 이세가지 경주력을 모두 갖춘 경주마가 있다면 주파기록은 어떻게 작성될 것인가?
생각만해도 흐뭇한 일이다. 그리고 이런 재미있는 상상은 수학적으로 실현 가능하다.
경마 정보의 발전과 세분화로 인해 구간별 시속이 측정됐고 측정된 기록중 가장 빠른 기록만을 합산한다면 전천후 최강의 경주마 X가 창조된다.
지난 1988년 올림픽을 앞두고 한 100m 전문가는 밴존슨의 초반 스피드와 칼루이스의 후반 스피드를 합산한다면 이전 최고 기록인 9초88이 9조82로 단축될 수 있다고 이론을 제시한 바 있다.
과연 경주마 X도 각 거리별 최고 주파기록을 앞당길 수 있는지 살펴보자.

Ⅰ 경주마 X, 이렇게 생성된다.
경주마 X의 생성 원리는 먼저 거리별 최고 초반 속도마와 후반 속도마를 결정한다. 그리고 그 성적을 합산해 기본 틀을 형성한다.
그리고 남은 중반 속도는 초반 속도 구간 이후부터 후반 속도 구간 이전까지 최고의 주파기록을 작성한 마필을 선정해 결정한다.
이렇게 된다면 완벽한 1두의 경주마 X가 생성되는 것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과연 어떤 마필이 최고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지 찾아내는 것이다.
상당히 방대한 작업이라 할 수 있는데 여기에서는 본지가 탄생했던 98년 6월부터 현재까지의 성적을 기반으로 하겠다.

Ⅱ 거리별 최고 주파기록 마필
국산마, 외국산마 통합해서 거리별 최고 기록 마필들을 〈표1〉에 게재했다.
아마 단거리일수록 표기한 마필이 경주마 X가 될 공산이 높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만큼 생성될 경주마 X와 비교해 보자.

〈표1〉 거리별 최고 주파기록 및 마명
경주거리    주파기록  경주일자  마명
  2300 M     2:28.9    95.05.21  케뷔
  2200 M     2:22.8    92.04.12  징검다리
  2000 M     2:08.9    95.09.03  금맥
  1900 M     2:02.9    95.07.23  금맥
  1800 M     1:56.2    95.10.22  페스티발걸
  1700 M     1:49.8    99.06.26  아담
  1400 M     1:26.5    98.05.17  천지제왕
  1200 M     1:13.4    99.09.19  자당        
  1000 M     1:00.3    92.09.25  대련

Ⅲ 거리별 경마마 X 창조
1. 1000m, 마의 1분벽 무너트릴 수 있다!!
1000m 기록은 ‘대련’이 1분0초3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것을 속도로 환산하면 59.70km/h(킬로미터 퍼 아워)로 1시간에 59.70km를 주파한 것이다.
이 기록에 한번 도전해보자.
1000m의 초반 속도 측정 구간은 200m이고 후반은 500m다. 초반 속도에 강세를 보인 마필은 ‘로얄넛지’, ‘드림판타지’, ‘도심’ 등으로 이중 ‘로얄넛지’의 13초2, 시속으로 환산하면 54.54km/h가 가장 빠른 타임으로 나타났다.
후반 속도에 강세를 보인 마필은 ‘토탈’, ‘청전천’, ‘캐실라베이’로서 이중 ‘토탈’의 29초9, 시속으로 환산하면 60.2km/h가 압도적이다.
마지막으로 중반 속도가 남았다. 중반속도는 ‘드림판타지’의 16초3, 시속으로 환산하면 66.3km/h가 ‘에스키모’, ‘도심’등을 누르고 가장 좋은 성적이다.
지금까지 산출한 경주마 X의 초반, 중반, 후반 주파기록을 모두 합산한다면 주파기록 59초4, 시속은 60.60km/h로 현재 ‘대련’이 보유한 최고 기록을 경신한다. 마의 1000m 1분 벽을 경주마 X가 무너트린 것이다.

2. 1200m, 국산마 ‘미디어’가 초반 속도 최고마
1200m 기록은 ‘자당’이 1분13초4(59.85km/h)로 보유하고 있다. 1000m의 예로 봤을 때 경주마 X는 쉽게 이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초반 속도 마필을 선정하면 ‘천지제왕’, ‘신세대’, ‘자당’등을 누르고 국산마 ‘미디어’가 가장 빨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초반 404m 구간에서 빠른 말들은 보통 23초대를 기록했는데 그중 ‘미디어’가 23초5(61.89km/h)로 가장 좋은 기록을 보유했다.
후반 속도도 ‘청파’, ‘자당’을 제압한 ‘캐실라베이’가 우위를 점령했다. ‘캐실라베이’는 분석에 의하면 1200m에서 후반 구간(500m)에서 유일하게 29초대(29초9)를 기록한 마필이다(60.2km/h).
중반속도도 거리가 짧다는 점을 감안할 때 도주력을 지닌 마필에게 관심이 모아지지만 ‘신세대’, ‘천지제왕’, ‘미디어’, ‘자당’을 제치고 ‘청파’와 ‘속달’이 중간 296m에서 17초5로(60.9km/h) 가장 빨랐다.
그래서 1200m에서 생성된 경주마 X는 ‘미디어’의 선행력과 ‘청파’의 선입력 그리고 ‘캐실라베이’이 추입력을 합산 한 결과 1분10초9(60.93km/h)로 현재 ‘자당’의 기록보다 2.5초 앞당겼다.

지금까지 1000m, 1200m에서의 경주마 X를 창조해 봤다.
하나의 경주마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모든 기록을 면밀히 살펴봤지만 분명 위에 대표된 마필보다 더 빠른 경주마가 있을 지도 모른다.
또한 경주마 X는 초반, 종반, 후반으로만 구간을 분리했기 때문에 만약 구간별 거리가 더욱 짧아진다면 분명 더 좋은 기록을 작성할 수 있는 경주마가 탄생 될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항을 배제하고서도 현재 기록된 경주별 최고 주파기록이 대표된 마필로도만 충분히 경신될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다음호(200호)에는 1400m부터 2000m까지 경주마 X를 창조해 보겠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