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농림부 품으로

<한국마사회 농림부 품으로>
―농림부 이관 계기로 경마발전 가속화 기대
―8년여의 긴 투쟁 종결, 경마정책의 전환점 마련될 듯
―경주마 생산자 비롯해 경마관계자 “희색”
―경영자율권 보장 등 규제 완화하고 발전적 정책 지원돼야

한국마사회가 마침내 농림부 품으로 되돌아갔다.
경주마 생산 부문의 확대와 이에 따른 경마발전을 기대한 많은 경마관계자들은 오래전부터 마사회의 관장권을 농림부로 환원해야한다고 주장해왔다.
레저스포츠로써의 경마와 생산측면에서의 경마로 팽팽히 맞서온 문화관광부와 농림수산부는 8년간 마사회의 감독권을 놓고 소모적인 논쟁을 벌여왔고 지난 92년 농림부로부터 마사회를 넘겨 받은 문광부는 8년만에 도로 그 자리를 내놓게됐다.
문광부가 당초 주장했던 것은 성인 레저 공간으로써 건전 경마풍토 조성과 경마 인구 저변확대였지만 지난 8년간 경마산업의 궁극적인 발전을 위해 얼마나 정책 지원을 해주었는가는 정확히 평가해야 한다.
후발주자인 경륜이 창원에 제2 경륜장을 건설, 지난해 개장하며 연중 경륜 시행의 여건을 마련했지만 경마는 이제 겨우 부산·경남 경마장이 착공에 돌입했고, 경륜이 3개 지점을 설립할 동안 경마는 1개 지점을 승인받기도 어려운 처지였다고 담당 실무자들은 토로하고 있다.
다시 말해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시행하는 경륜에 한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반면, 경마산업에는 각종 규제가 적용되며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경마팬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게 정확한 평가다.
이제 농림부가 마사회의 감독권을 틀어 쥐었다. 한국마사회의 농림부 환원은 본지의 노력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자평하고 싶다. 본지는 경마의 본질에 입각해 농림부가 한국마사회를 관장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을 줄기차게 펼쳐 온 바 있다.
이제 농림부가 어떤 방식으로 경마산업을 좌우할지 경마계 안팎에서는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현재로서는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어느 정부부처가 관장하든지 간에 경마발전을 위한 정책이 제시되고 이를 제대로 수행해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마사회 농림부 환원…기대심리 증폭으로 경마계 “술렁”
국내에 경마가 도입된 후 70년간 경마산업을 관장했던 농림부가 2001년 1월부터 다시 한국마사회 관장부처로 나섬으로써 앞으로의 경마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농림부와 문광부의 8년 간의 긴 싸움에서 국회가 농림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국회는 지난 12월 27일(수) 한국마사회 농림부 환원이 포함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고 2001년 1월부터 시행될 것임을 알렸다.
지난 90년 정부조직법 부칙 개정에 의해 92년 1월 1일부로 농림부에서 체육청소년부(현 문광부)로 이관됐던 당시와 반대 양상이다.
이에 따라 이미 지난해 마사회가 제출한 2001년 예산안과 경마시행안의 문광부 승인만 끝나면 이제부터 농림부가 마사회의 새로운 주무부처로 경마산업 전반을 좌우하게 될 전망이다.
그동안 일관되게 경마산업의 규제를 주문해왔던 문광부가 손을 떼고 지난 70년간 마사회를 관장해왔던 농림부가 나선 것에 대해 경마계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공기업이 갖는 약점을 딛고 경영자율권을 보장해 줄 수 있을지 아직은 반신반의하고 있지만 경마산업을 육성하고 생산기반을 확충하는데 큰 몫을 담당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90년대 이후 국내외적으로 상황이 많이 바뀌었고 실무자들의 경마에 대한 시각이 아직 드러나지 않아 앞으로 농림부의 태도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적어도 문광부에 있을 때보다는 긍정적이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정부부처간 ‘밥그릇 싸움’으로까지 비하됐던 한국마사회 관장권
―경마 도입 후 70년간 농림축산부서가 관장
―92년,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체육청소년부로 이관
―대통령 공약 사항, 농심(農心) 악화로 2001년 농림부 환원
한국마사회의 관장권은 70년간 농림축산부서가 맡아왔다. 지난 1922년 국내에 경마가 처음 도입됐을 당시부터 명칭은 달랐지만 농림축산관계 부서가 마사회를 관장해 오다 90년 12월 정부조직법 부칙이 개정되면서 92년 1월 1일부터 체육청소년부로 이관됐다.
이후 93년 3월 체육청소년부가 문화체육부로 명칭 개정됐으며 지난 98년 2월에는 문체부가 문화관광부로 개정, 마사회의 관장권은 8년간 체육·문화부 쪽이 맡아왔다.
그동안에도 농림부는 끊임없이 주무부처로써의 적합성을 설명해왔고 마사회의 관장권을 재환원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며 농민을 비롯한 경마관계자들마저 농림부로의 환원이 더 합당함을 인지해왔다.
마사회의 농림부 환원은 지난 98년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의 농민에 대한 공약 사항이었던 것으로 이에 따라 민주당 당론도 농림부로의 환원으로 정해졌고 야당인 한나라당 역시 농민을 의식해선지 여당의 의견에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아 마사회의 농림부 환원은 연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었다. 그러던 것이 정부 해당부처간 이견이 발생해 차일피일 미뤄져 오다가 마침내 정기국회를 넘겨 임시국회에서 지난 12월 27일 전격적으로 이뤄지게 됐다.
마사회 관장권을 둘러싼 농림부와 문광부 간의 다툼은 경마발전을 위한 것인지 해당 부처의 이익 때문인지 오해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가열돼, ‘밥그릇 싸움’으로까지 비하되기도 했었다.
어쨌든 이번에 마사회를 농림부로 환원한다는 국회법이 통과됨에 따라 해당 법안이 법제처로 이송된 후 대통령령이 공포되면 1월 말 경에 본격적인 농림부의 마사회 관장업무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부 이관에 따른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농축산발전기금 확대 위해 공격적 경영 시도할 듯
―취약한 경주마 생산 기반 마련에 총력, 국산마 생산 계획 급진전
―연간 6백억원 이상 발생되는 축산발전기금, 경주마 생산 농가 쪽으로 대폭 할애 해야
마사회의 농림부 환원으로 환급률이 인상된다거나 경마팬 서비스 정책이 갑작스럽게 개선되는 등의 가시적 성과는 당장 드러나지 않겠지만 장기적이고 많은 비용의 소요가 예상되는 생산 부문에 있어서 만큼은 2∼3년 내에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03년까지 국산마 자급률 75%를 이루겠다는 마사회의 생산 정책이 농림부 이관으로 인해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며 양적인 팽창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우수한 국산마가 양산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팽배해 있다.
연간 마사회가 축협중앙회에 출현하는 축산발전기금은 매출액의 약 1%를 상회하는 5백∼6백억원 수준이다. 이같은 기금을 잘 활용한다면 현재 열악하고 영세한 경주마 생산농가에 큰 활력소를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마 자급률 75%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확고한 생산 기반 마련이 최우선 과제이므로 생산 농가에서는 이번 농림부 환원을 절대 환영하는 눈치다.
실제로 지난해 국산마 경매에서 구매자들의 경매 보이콧으로 많은 피해를 입은 생산자들은 정부에 마사회 관장권 농림부 환원을 수차례 요구한 것은 물론 항의 집회와 방문을 거듭한 바 있다.
농림부 입장에서 본다면 경쟁업종인 경륜이나 카지노 사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고 경주마 생산 농가는 물론 농수산물 개방으로 많은 피해를 입은 농가에게 지원금을 더 많이 배분하기 위해서라도 더 많은 이익금을 창출할 노력이 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게 된다면 현재 진행중인 경마 지방화나 여타 사업들을 적극 추진하도록 요구할 것으로 기대되므로 마사회로선 공격적인 경영 마인드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동안 서자(庶子) 취급받았던 문광부에서 각종 규제에 얽매이기만 했던 경마분야가 이제 농림부로 환원됨으로써 정책의 방향이 크게 선회될 것이라는 기대가 가장 큰 소득이라 할 수 있다.

“농림부로의 이관만이 능사 아니다”-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가
―마사회의 경영 자율권 최대한 보장해 공격적인 경영 유도
―무분별한 축산기금 남발 방지하고 경주마 생산 농가 직접 지원토록 체계 마련해야
―전반적인 제도 점검…당면 과제 속히 실행하고 열악한 분야 보완
―공기업이 갖는 경영 환경 개선 위해 민영화에 대한 검토도 이뤄져야

마사회 관장의 실질적인 업무를 담당하게 될 농림부 축산국 관계자는 “1월 15일∼20일 이후에는 마사회 업무 파악이 이뤄질 것이며 그때에는 향후 10년∼20년을 내다보는 마스터플랜이 본격적으로 구상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농림부의 기본 마인드는 경주마 육성 활성화를 전제로 한 경마산업 발전”이며 “경마 시행으로 창출되는 이익금은 농림부 자체의 자본금 확충보다 기금 조성에 할애해 어려운 농가와 열악한 경주마 생산 기반을 마련하는데 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장은 경마계 안팎에서 농림부로의 환원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역력하지만 앞으로 농림부가 경마정책 수립에 있어 어떻게 가닥을 잡아가는 지는 좀 더 관망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실무자들의 경마산업에 관한 이해와 시각이 중요할 것이며 모든 경마관련 정책 결정시 경마산업 자체의 발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인지 여부가 현재로선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가장 민감한 부분은 축산발전기금의 용도로 그동안은 5백∼6백억원에 달하는 축산발전기금 중 경주마 생산농가로는 10% 내외밖에 지원되지 못하고 경마와 무관한 가축사육이나 일반 농가에 지원되는 규모가 훨씬 컸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경주마 생산 농가에 대한 지원의 폭을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만 경마발전을 위한 생산 기반이 다져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한국 경마산업은 연간 1천만명 경마인구 확보, 연간 매출액 4조원 돌파라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지만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선진 경마시행국에 비해 많이 뒤지고 있으며 앞으로 개선해야 할 사항은 훨씬 많다는 점을 농림부는 직시해야 한다.
늘어나는 매출에 만족해 현재의 후진적인 제도를 그대로 이끌어가려고 하다가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경쟁산업에 뒤질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먼저 현재 진행중인 부산·경남 경마장 건설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제3, 제4 경마장 건설사업도 고려해야 하며 익산에 건설 예정이었던 내륙 육성목장도 하루 빨리 매듭짓고 착공해야 할 것이다.
경마팬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재 70% 안팎에 머무르고 있는 환급률 체계를 대폭 인상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세금인하를 위한 대정부 설득 작업 및 투쟁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특히 1백배 이상 고액 배당에 적용되는 기타소득세는 이중과세이므로 하루 빨리 이를 철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소득의 역전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과세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
또한 현재 논의 중인 케이블채널의 실시간 경마생중계 및 인터넷 베팅도 적극 추진해 경마인구 저변 확대와 대중화를 이끌어 내야하며 다양한 승식의 도입과 마권상한선 철폐로 경마팬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경주 외적인 요소 이외에 경주력 측면에서는 질좋은 외산마를 도입하고 우수한 국산마를 다량 생산토록 그 기반을 마련해주어야 하며 공정경마를 구현하는 것은 한국경마가 풀어가야 할 최우선 과제이다.
특히 우수한 외국산마의 도입은 현재 마사회와 마주협회가 논의하고 있는 사안으로 정부 차원에서 시행 첫 단계부터 전폭적인 지원과 체계를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국산마 생산 부문에서는 민간목장 스스로가 씨수말 및 씨암말을 자체 보유할 수 있도록 유도, 지원해야 하며 목장내 생산, 기초 육성 시설도 전반적으로 점검해 보완해야 할 것들은 하루빨리 지도에 나서야 한다. 또한 올 해부터 실시될 예정인 종부료는 철저히 민간농가나 경주마생산자협회의 기금 용도로 전환해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이와는 별도로 정부 차원의 기금도 마련해야 주어야 한다.
이러한 당면 과제외에 공기업으로써 마사회가 갖는 한계를 딛고 경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점진적으로는 마사회의 민영화에 대한 검토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희경 기자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