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맞춤형 서비스’ 그 시작은 인터넷베팅이다①

Ⅰ. IT인프라 경마산업도 적극 활용하자
Ⅱ. 인터넷베팅제, 어떻게 할 것인가
Ⅲ. 사행심 조장 vs 경마 대중화(각 설문 내용 기입)
Ⅳ. 다시 일어서는 경마산업, 기대해도 좋은가(매출, 경쟁산업, 민영화, 김종국 팀장 인터뷰)

-인터넷베팅 도입 “때는 지금!”
-마권구매에 온라인 전산망 접목,
-관리시스템, 현장 발매보다 오히려 효과적

정통부가 얼마전 조사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OECD 회원 28개국 중 한국의 IT산업 경쟁력은 미국, 핀란드, 아일랜드, 스웨덴, 영국에 이어 6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78개 평가항목 중 특히 IT산업 규모·비중, IT인프라 수준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이중에서도 초고속통신망 및 인터넷 보급률은 세계 최고수준임이 입증됐다.
이미 사회 전 분야, 모든 산업은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차용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돼버렸고 우리는 그것을 실감하고 있다.
인터넷은 세계를 동시에 하나로 묶어주는 창(窓)이다. 이것만큼 효과적이고 파괴력이 있었던 툴(tool)이 있었던가.
인터넷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이 시대 한복판에서 경마산업은 지금 지나치게 ‘안전모드’만 고집하고 있지는 않은가!
인터넷베팅제 도입은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얼마전 「한국 경마산업의 인터넷마케팅 도입 방안에 대한 연구」-인터넷 경마 베팅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발표한 한국마사회 김종국 서비스팀장과 함께 인터넷베팅제의 시행 필요성과 시행 방법, 기대 효과 및 중장기 비전에 대해 4회에 걸쳐 진단한다.
【이희경 기자 eheek@krj.co.kr】

인터넷베팅이란 무엇인가
인터넷베팅(Internet betting)은 기본적으로 네트워크 시스템을 활용해 마권을 구매하고 배당금을 정산 받는 방식을 말한다. 정보통신기술 즉, 유·무선 통신망을 매개로 사전에 개설된 은행계좌를 통해 사이버공간에서 이뤄지는 베팅방식이다. 따라서 인터넷베팅은 은행계좌를 이용해 전화 대신 PC로 인터넷에 접속해 베팅에 참여할 수 있으며 회원등록한 이용자가 PC에서 구매내용을 입력하고 신청내용을 인증서버에서 인증하면 사전에 개설된 계좌에서 구매대금과 배당금이 전산상으로 정산되는 방식이다. 기존에 구축된 IT인프라를 그대로 경마산업에 옮겨와 덮어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경마 소비자 입장에서는 경마공원 및 각 지점을 직접 찾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마권을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경주장면은 물론 마필 예시, 능력검사 등 다양한 정보가 동영상으로 제공돼야 적중률을 높일 수 있고, 콘텐츠도 지금보다 더 보강돼야 한다.
또한 마권구매 여부의 확인은 물론, 금치산자·한정치산자 등과 같이 마권 구매를 할 수 없는 신분의 확인을 위해 실명 가입제를 시행해야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인터넷베팅 왜 필요한가!
-마권구매도 ‘맞춤형’ 서비스 필요
-사설인터넷대행업에 대한 부작용 최소화
-전국 2만2천여개 PC방 활용, 지점 대체 가능
많은 경마팬과 일부 경마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경마산업도 인터넷베팅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왔다. IT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경마산업도 인터넷베팅제를 통해 획기적인 사업영역 확대를 이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또한 경마팬의 입장에서는 전화베팅이 가능한 상황에서 보다 손쉬운 방법인 인터넷베팅이 도입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를 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마사회는 이런저런 이유로 인터넷베팅제 도입을 미뤄왔던 게 사실이다. 물론, 지난 2000년 문광부(당시 한국마사회 관장 부처)에 한차례 사업승인을 요청했던 사실이 있지만 당시 문광부는 ‘베팅산업의 과도한 팽창으로 인한 사행성 조장’, ‘경쟁산업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고 마사회 역시 이를 받아들여 인터넷베팅제 도입에 관한 검토를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사설 인터넷베팅대행업체가 등장, 향후 유사 업체의 난립 가능성이 상존하는 상태에서 이제 시행체가 제도 시행을 해야한다는 당위성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사설 인터넷베팅대행업체가 갖는 문제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7%에 달하는 공제율로 인해 경마팬들의 손실폭이 그만큼 커졌고, 법적인 규제 및 제도적 장치가 전혀 마련되지 못해 혹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조정할 여건이 마련되지 못했으며, 여기에 실제로 마권구매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사설경마로의 전락에 대한 우려까지 낳고 있다.
인터넷베팅은 현재의 전화베팅과 마찬가지로 방법만 다를 뿐 마권을 구매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 하지만 파급효과를 고려하면 효율성 측면에서는 장점이 훨씬 더 많다. 현재 한국마사회가 지점 1개를 설립하기 위해 드는 추가 비용은 1백억 원에서 많게는 3백억 원까지 소요된다. 하지만 인터넷베팅을 도입하게 되면 전국의 2만2천여 개 PC방이 민간에서 운영하는 지점형식을 띠게 되므로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는 훨씬 접근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인터넷베팅제의 위험 부담 요소
-사설경마의 수단으로 활용 가능성 높아
-베팅 부분만 과도하게 강조, 경마 본질 훼손 우려도
한국마사회 한 관계자는 인터넷베팅제 도입으로 인해 ▲장외지점 혼잡도 완화, ▲마권 구매 편의 도모 및 경마 전국화에 기여, ▲신규 경마팬 유입 기대, ▲투자수익률 제고, ▲불법·음성 도박행위 양성화 통한 세수 확대 등 다양한 장점이 있음을 설명하며 제도 시행의 의의를 설명했다. 하지만 ▲사행행위 활성화에 따른 사회문제 대두 우려, ▲도박성과 중독성 강화, ▲경마가 그 본질을 망각하고 베팅으로 전락할 가능성, ▲마사회 이미지에 타격, ▲사설경마 확대 우려, ▲불법적 마권구매행위 가능성 등 그 부작용 역시 간과할 수 없는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 2001년 한국마사회가 삼성경제연구원에 의뢰한 경영진단결과에도 나타나 농림부는 당시 이에 대한 논의를 중지시킨 바 있다.
환급률 인상이 선행되지 않는 상태에서 인터넷베팅제를 도입하게 되면 사설경마의 위험성 및 사행심을 더욱 부추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현재로선 가장 우려되는 사항이다. 또한 경마의 본질적 측면은 배제한 채 그동안 과도하게 성장해 온 베팅부분만 더욱 강조하는 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인터넷베팅제 도입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사행산업의 성격이 강한 경마가 국민경제의 규모와 경마로 인한 폐단은 뒷전으로 하고 과도하게 매출액 신장 위주의 정책만을 펼 수는 없다’는 이 관계자의 설명이 한국마사회의 고민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철저한 실명제와 회원제로 운영된다면 투명성도 높아지고 오히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의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제도 도입 위해 어떤 준비 필요한가
-환급률 인상, 세제 개편, 마권구매상한선제 폐지 등 관련 제도 정비 선행돼야
앞에서 언급한 여러 부작용으로 인해 현재로선 인터넷베팅제가 전면 시행된다 하더라도 이런저런 염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마사회는 우선, 제도도입에 따른 긍정적 효과는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할 것이며, 차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에 대해서도 대처할 수 있도록 사전에 충분히 검토돼야 할 것이다. 그런 가운데, 환급률 인상과 경마관련 세제 개편은 필수 선행 과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수준의 환급률과 조세체계로는 제도 시행의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할뿐더러 사설경마의 규모와 폭만 더욱 늘리는 상황을 초래할 것임이 명백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따라서 경마산업관련 세제개편과 환급률 인상이 함께 검토돼야 할 것이다. 또한 유명무실해 진 마권구매상한선은 폐지하고 대신 마권종류를 다양화함으로써 소액으로 건전하게 경마를 즐길 수 있도록 환경 조성을 해주어야 한다. 인터넷을 통해 마권 구입이 이뤄지는 만큼 폭넓고 다양한 정보가 실시간 제공될 수 있도록 콘텐츠 강화 및 서비스 확대에도 초점을 맞춘다면 인터넷베팅제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