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생산의 보루, 한국마사회 제주육성목장을 찾아서>
―“2005년에는 과천벌 경주마 10두당 7두 반이 국산마”
―육성실명제 실시…체계적이고 애정어린 경주마 육성 유도
―실내주로 건설, 언덕초지 조성으로 강인한 경주마 육성에 최선

현재 과천벌에는 국산마의 비율이 나날이 높아지며 외국산마 대비 47%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비단 수치상으로만 국산마의 도약이 두드러진 건 아니다. 질적으로도 비약적인 발전을 거뒀으며 특히 올 해 데뷔한 3세마들의 기량은 같은 마령의 외산마보다 최고 기록면에서는 앞서고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95년부터 시작된 국산마 육성 중장기 발전계획의 가시적 성과이며 앞으로 국산마의 도약은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90여개 민간목장의 경주마 생산·육성을 지원하고 우수한 씨수말 도입을 통해 국산마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있는 한국마사회 제주육성목장을 찾아 시설과 육성방법, 향후 계획을 들어본다.

●국산마 육성 중장기 발전계획
우수한 국산마의 조기 발굴 및 육성을 위해 지난 95년부터 시작된 중장기 발전계획은 지난해부터  2차년도에 접어들었다. 지난 1차년도에는 국산마의 집중적 생산에 힘입어 불과 30%대에 불과했던 국산마의 점유율을 무려 47%까지 끌어올렸고 이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육성목장팀은 2차년도에는 국산마의 점유율이 54%까지 향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 시기에는 특히 수적우세 뿐 아니라 질적인 면에 보다 높은 관심을 기울여 우수한 국산마를 양산해 낼 계획이다.
그리고 3차년도인 2002년부터 2005년 사이에는 우수한 국산마가 대량 생산됨에 따라 점유율이 57%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며 마지막 단계인 2005년 이후에는 비로소 국산마 점유율이 75%에 달해, 그동안 외국산마에 의존해 왔던 경주시행을 국산마쪽으로 선회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익산에 건설할 예정이었던 제2육성목장이 계획대로 진척되지 못함에 따라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검토와 수정작업이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실시한 육성실명제, 올 해 첫 수확
마사회 육성목장팀은 지난해 4월부터 육성실명제를 실시, 경주마의 관리를 보다 체계적이고 세심하게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육성실명제는 내륙지역의 원당육성팀에서 1개조, 제주육성팀에서 8개조로 운영되는데 지난해 1∼2세마였던 경주마들이 올 해 경주로에 데뷔, 그 가시적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육성목장팀은 매 분기별로 육성해낸 경주마들의 성적 여하에 따라 포상제도를 실시하고 있는데, 올 해 1/4분기와 2/4분기 수상팀은 공교롭게도 같은조였다. 특히 이번에 수상한 우수조는 코리안더비 우승마 ‘핵돌풍’을 6개월령 때부터 세심하게 관리, 더비 우승이라는 대어를 낚아내 연이어 포상받는 영광을 누렸다.
시행 2년차에 접어든 육성실명제가 원만히 정착됨에따라 경주마의 체계적인 관리 및 생산이 가능해졌다는게 육성목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씨수말 도입 활발…올 해 종부도 성공리에 마쳐
현재 마사회 육성목장은 총 24두의 씨수말을 보유하고 있다. 이가운데 5두는 종부시즌을 맞아 원당목장에서 관리하며 내륙지역 목장들의 생산을 지원하고 있고 나머지 19두는 제주육성목장에서 관리하고 있다.
올 해 종부기간 중 특이사항은 가뭄으로 인해 임신률이 예년보다 훨씬 높았다는 점이다.
제주는 비가 많은 편인데다 4월과 5월 사이에 고사리장마라 일컬어지는 집중호우가 있는데 올 해에는 이런 고사리장마가 없었다는 것. 이에따라 교배 회수도 증가했고 수태율 역시 현저히 높아져 재종부에 임하는 씨암말의 수자가 뚝 떨어졌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종부 기간동안 민간목장의 씨암말로부터 가장 인기가 높았던 말은 역시 ‘라시그니’. 사상 초유의 고가인 10억 2천만원에 도입돼 지난해 첫 자마배출에 성공한 ‘라시그니’는 올 해 본격적인 생산에 투입돼 무려 ?마리의 씨암말과 종부했다.
육성목장 관계자는 대다수 생산농가들이 ‘라시그니’,‘피어슬리’,‘디디미’등 고가에 도입되거나 자마 배출 능력이 탁월한 일부 씨수말만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빠른 시일내에 추가로 우수한 씨수말을 도입하고 능력이 도태되는 씨수말은 퇴역시키는 등 민간목장의 생산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제도·시설 보완해 질좋은 경주마 양산에 노력
현재 제주육성목장에 갖춰진 훈련시설은 워킹머쉰(Walking Machine), 말수영장, 발주기 및 1000m 경주로 등이 있다. 12개월령 경주마에게 본격적인 육성훈련을 시키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예비경주마들은 악벽을 교정하고 근육의 고른 발달, 심폐기능 강화 등을 이루게 된다.
제주육성목장 관계자는 앞으로 비가 많은 지리적 특성을 보완하기 위해 실내주로를 건설하는 한편, 패독(육성마 대기 시설) 보완과 언덕 초지를 조성해 보다 강인한 경주마 양산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현재의 종부 시스템을 다각도로 검토해 향후 발전적인 방향으로 수정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마사회에서 보유한 씨수말과 민간목장 소유의 씨암말을 무상교배했으나 이 과정에서 일부 인기있는 씨수말에 한해 많은 수요가 몰리자 추첨방식을 채택해 왔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생산농가들의 불만을 사왔는데, 앞으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교배료를 받거나 모범적인 민간목장에게 인센티브를 주어 우선권을 갖도록 함으로써 민간목장들간 경쟁 시스템을 도입, 우수 목장 만들기를 유도할 방침이다.
또한 씨암말의 중요성을 부각시켜 민간목장에서 수준 높은 씨암말을 도입토록하는데 주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본의 경우, 초기 투자에서 씨수말의 중요성은 인정받았지만 씨암말은 도외시하는 경향이 있어 다소 발전이 더뎠던 사례가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육성목장의 지도하에 혈통과 자마 배출 능력이 우수한 씨암말을 점진적으로 들여오도록 유도해 우수한 씨수말과 교배함으로써 능력이 탁월한 경주마를 생산해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작 성 자 : 이희경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