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산업 조세체계 개선 절실Ⅱ>
―마권소비자와 세금 수혜자가 불일치하는 목적세는 폐지 돼야
―교육세 영구 인상 논의 주춤, “종전의 20%로 교육세를 인하하라!”
―경마전문지 발행인 19명 ‘교육세 인상 반대’ 성명서 발표
지난호에서는 경마산업의 전반적인 조세체계를 점검하고 그 가운데서 입장료에 부과돼 정액 징수되는 특별소비세에 대해 살펴 봤다.
이번호에서는 경마 조세체계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교육세·농특세 등의 목적세, 특히 최근 핫이슈로 거론되고 있는 정부의 교육세 영구 인상 방안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고 그 문제점 및 개선 방향을 짚어 보기로 한다.
<편집자주>
기획! 경마산업 조세체계 개선 절실
Ⅰ
·경마관련 조세체계 어떻게 이뤄져있나
·현행 조세체계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현행 경마관련 세율 적정한 수준인가
·경마장 입장시 부과되는 특별소비세를 폐지하라
Ⅱ
·목적세 과다 징수는 ‘조세 편의주의’
·정부의 교육세 인상 방침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경마관련 종사자들 교육세 인상에 거센 반발, 투쟁 움직임 보여
Ⅲ
·기타소득세는 명백한 이중과세, 폐지돼야
·최근 시민단체 기타소득세 폐지에 관한 헌법소원 준비
·결론 : 기타소득세와 특별소비세 폐지가 바람직
과다한 목적세 징수는 조세정책의 오류
올바른 조세정책 정립돼야 경마산업 발전 가능
-목적세 과다 징수는 ‘조세 편의주의’
목적세란 부담과 편익의 균형을 통해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높이되, 그 분배과정에서 마찰은 최소화하고 징수된 세금은 특정한 분야로 지출용도를 한정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목적세는 조세저항이 약한 부문에 대해 부과되는 경우가 많고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경마산업은 극히 조세저항이 미약한 분야라 할 수 있다.
경마산업에 부과되는 목적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각각 마권세액의 50%와 20%를 부과하는 교육세, 농특세가 바로 그것이며 교육세의 경우 2000년 12월 31일까지 현행 50%를 유지하고 그 이후에는 이전 세율인 20%로 환원되는 한편, 농특세는 2004년 6월 30일까지 한정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교육세 영구 인상 방안이 논의되며 경마에 부과되는 현행 교육세율 50%가 80%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목적세는 지난 75년 방위세제의 도입을 통해 마권세액의 20%를 징수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90년에 방위세가 폐지됨과 동시에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교육세로 편입,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한 재원확보의 수단으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유독 경마만 20%였던 방위세율을 적용받지 못하고 50%로 인상된 교육세를 납부해야 하는 부당함을 겪어야 했는데 정부는 추가 인상된 30%의 교육세는 2001년부터 환원시킬 것임을 약속한 바 있다.
한편 농어촌특별세는 지난 94년 농어촌특별세법을 신설하면서 농어업의 경쟁력 강화와 농어촌 산업기반시설 확충 및 지역개발사업을 위해 재원확보의 수단을 마련코자 그 해 7월부터 마권세액의 20%를 징수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목적세의 확대 징수는 경마환급률을 떨어뜨리는 절대 요소로 작용하게 됐으며 특히 조세저항이 약한 경마산업을 타깃으로 삼아 해마다 차츰 비율을 높이고 있어 경마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경마와 관련해 목적세의 납부자와 수혜자가 직접적으로 일치하지 못하는 데 대해 대부분의 경제학자들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정부로서는 뚜렷한 개선 방향을 제시하지 않을 뿐만아니라 오히려 확대 징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경마 소비자가 감수해야 할 세금 부담은 높아지기만 하고 있다.
교육세는 간접세다. 담세자와 납세자가 일치하지 않는 간접세 위주의 교육세를 인상시키므로써 정부는 보다 손쉽게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납세자 측면에서 본다면 이것은 조세 편의주의일 뿐, 올바른 조세정책이라고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교육세 영구 인상에 관한 논의,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정부의 교육세 인상 방침은 지난 6월 교육부가 ‘고액과외 해금에 따라 공교육의 비중이 약해질 것으로 우려되므로 교육재정 확보가 시급하다’고 주장하면서부터 논의되기 시작했다. 문용린(文龍鱗) 당시 교육부장관은 “교육재정 확보를 위해 교육세를 영구화하고 일부 교육세목을 증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으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최근까지 진행돼 왔다.
교육부는 과외해금 이후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 2004년까지 34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고 이러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현행 국세와 지방세 등 11개 세목에 붙는 교육세 중 7개 세목에 대한 세율 조정안을 이미 재경부에 제출한 상태다.
내용을 살펴보면 담배 디스(가격/1천1백원)에 포함된 담배소비세(4백60원) 중 40%(1백84원)에 해당했던 교육세를 60%(2백76원)로, 500㎖ 맥주값(공장 출고가 기준 9백98원30전) 중 주세(4백18월30전)의 30%에서 40%로 올리자는 식이다.
물론 이중에는 경마에 적용되는 교육세율의 대폭 인상도 포함돼 있다. 당초 20%였던 교육세율을 50%로 인상하던 당시 정부는 2000년 12월까지 한정 시행됨을 밝힌 바 있지만 교육세 환원을 목전에 두고 또다시 교육세 영구 인상을 들고 나와 경마에 적용되는 교육세를 80%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국세의 경우 0.5%에서 많게는 20% 인상폭을 결정한데 반해 지방세 중에서도 유독 경마만 30%의 높은 인상률을 결정해 경마산업 자체를 뿌리채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교육세 영구 인상에 납세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현재로서는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일단 잠정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교육부 관계자에 따르면 “공교육 내실화를 위한 교육재정 확보 대책안이 시급하므로 교육세 인상을 불가피”한 것으로 전해지는 한편, 납세자들의 반발이 워낙 거세지자 “당초 계획했던 인상폭보다는 다소 내려간 선에서 결정되지 않겠는가”하고 밝혀 조만간 또다시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늘어가는 교육세 그동안 어떻게 사용됐을까
지난해 과천·제주 경마장 본장을 비롯해 지점을 찾은 1천만 경마 소비자들이 마권을 구매하는 동안 부담한 교육세는 무려 1천6백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웬만한 학교 10여개를 지을 수 있는 돈이며 담배 애호가들 역시 한 해에 교육세로만 9천억원을 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세 인상을 주장하는 교육부 관계자들은 지난해 실시한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를 내세워 국민의 77.5%가 교육세 증세에 찬성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용린 당시 교육부장관은 김대중 대통령에게도 이같은 조사 결과를 보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여론조사 설문은 ‘지금보다 더 나은 교육을 위해 교육 예산을 늘릴 경우 국민이 세금을 더 내야 하는데 이를 받아들일 의향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많은 세목 중 교육세를 지칭한 것도 아니고 ‘교육 환경이 더 나빠질 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세금을 많이 내겠느냐’는 질문은 더더욱 아니었다.
세금을 더 거두려면 앞으로 교육 여건이 나아진다는 기대를 충족시켜야 하지만 그동안 교육세가 사용된 내역을 보면 이런 대목은 기대할 수 없는 게 실상이다.
1982년부터 지난해까지 36조원을 거둔 교육세 중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에 사용된 돈은 고작 4조5천억원 뿐이다. 교육부 관계자가 주장하는 학교 신설 역시 교육세의 30%에 불과한 12조4천억원만 사용됐고 나머지 19조여원은 교원들의 수당지급에 쓰였다. 이는 교육세의 징세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 것임에 명백하다.
정부는 교육세 증세를 통해 쉽게 세금을 거두려는 발상을 접어야 한다. 담세자와 납세자가 일치하지 않는 간접세 위주의 교육세를 올릴 경우 직접세 세율을 올려 세금을 거두는 것 보다 조세저항을 덜 받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정부는 조세 편의주의에 입각해 조세정책을 펼치지 말아야 할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교육세 인상 방안도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교육세 환원 약속을 이행하라!
정부의 교육세 인상 방침이 알려지자 무려 30%의 인상폭을 떠안게 될 경마계는 초상집 분위기다.
현행 환급률이 선진 경마시행국에 훨씬 못미치는 70% 수준인 것도 교육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는 게 경마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부는 당초 교육세율을 마권세의 50%로 인상했던 지난 90년 이것이 한시세율임을 밝힌 바 있고 2001년부터는 20%로 환원시켜 줄 것임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정부는 이같은 환원 약속을 지키지 못할 뿐아니라 오히려 80%로 인상하려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경마관련 유관단체 및 경마산업 종사자들은 교육세율 환원을 위한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30일(수) 오전 10시 한국마사회 승인 경마전문지 발행인 19명은 마사회 회의실에 모여 정부의 교육세 인상 방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성명서를 발표, 곧 대대적인 투쟁에 돌입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경마계에서는 교육세가 80%로 인상될 경우, 경마 소비자가 떠안을 세금은 최소 20%선에 달하게 되며 이에 따라 환급률도 60%대로 뚝 떨어져, 경마산업 자체가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서울마주협회, 조교사협회, 기수협회, 경주마 생산자협회 등 경마관련 유관단체들과 경마산업 종사자들은 정부가 약속했던 종전 교육세율 20%로의 환원 이행을 거듭 촉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호에 계속>
작 성 자 : 이희경 pinklady@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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