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외국산마 결산 … 외국산마 세대교체 “초스피드”
―‘다함께’·‘포토오먼’ 1군 강자 대열 우뚝
― 외국산 판도 안개속 … 속속 신예강자 등장
― 예전 명마 하향세 … 하반기 신예마 활약 두드러져

국산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외국산마에 대한 관심도는 낮아진 것이 2000년도 경마의 흐름일 것이다.
과거 경주로를 주름잡던 외국산마 명마들이 장기간 이름을 드높이면서 장기집권을 한 예가 많은 것에 비해 최근 외국산마 판도는 장기집권을 이어가는 명마가 극히 드물게 나타나고 있다.
빠른 세대교체는 경마의 흥미를 높이는데 좋은 현상임에는 틀림없지만 명마탄생을 바라는 입장에서 보면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국산마 경주 수가 점차 늘어가는 현상황에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외국산마는 빠른 판도변화를 지속할 전망이다.
한편 국산마 수가 급증하면서 상금벌이가 시원치 않은 국산마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에서 경주를 펼칠 수 있는 외국산마 경주에 대거 출전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둬 외국산마들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과연 올해 최고의 외국산마는 어떤 마필이며, 향후 외국산마를 대표할 만한 마필들은 어떤 마필이 될지, 그리고 국산마와의 관계는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  외국산마 강자 변화
― ‘다함께’·‘포토오먼’ 전성기 구가
― 노령마 중위그룹에서 선전, 신예 대약진

2000년 외국산마 경주의 가장 큰 특징은 국산마에 비해 강자들의 윤곽이 뚜렷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올해 초 ‘다함께’와 ‘스트라이크테러’의 우세속에서 ‘비산’‘포토오먼’‘더스파이커’등이 도전하는 판도를 보였으나 절대 우세를 보이는 마필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또한 서서히 1군 자원이 늘어나는 현상속에서 각 경주거리별 마필그룹이 나뉘어지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경마대회를 제외하고는 강자들간 경주가 쉽게 이뤄지지 않아 1군 경주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고령의 나이에도 불굴의 투혼을 보이고 있는 ‘신세대’(9전 7승)와 ‘대견’(6전 2승 2위 2회)이 아직도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물론 전성기를 구가하는 강자들과의 맞대결을 피해 일반경주에 나서고 있지만 꾸준히 중위그룹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이어갔다.
한편 명마대열에 섰던 ‘울프사일런서’(9전 3승)는 초반 재기하는 모습을 보이는 듯하다 다시 부진의 늪으로 빠지고 말았다.
올해 두각을 나타내며 빠르게 성장해 외국산마를 평정할 것으로 기대됐던 ‘다함께’는 올해 7전 6승을 차지해 최고의 해를 맞이했다. 물론 그랑프리에서 실망을 안겨주며 향후 전망이 다소 어두워지긴 했지만 이미 정상권의 전력이 검증된 만큼 당분간 외국산마 1군 판도를 주도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랑프리 2위를 차지하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포토오먼’(9전 3승 2위 4회)의 눈부신 약진이 괄목할만 하다. 비록 아쉽게 그랑프리에서 2위에 그치고 말았지만 날이 갈수록 전력이 상승세를 보여주며 올 한해 최고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올해 경마대회 2관왕을 차지한 ‘스트라이크테러’(7전 3승 2위 2회)는 그랑프리에서 부진을 보였으나 역시 최강의 자리에 근접한 전력이고, 비록 그랑프리에는 출전하지 않았지만 안정적인 전력을 구가하는 ‘클래식리절트’(11전 5승 2위 6회), 그랑프리 5위 입상마 ‘인모션’(8전 2승 2위 2회)는 중상위 세력으로 강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현재 외국산마 1군에는 신예 기대주들이 상당수 있다. 그랑프리에서 3위를 기록한 ‘더스파이커’(10전 7승)를 필두로 해서 ‘그로브레이디’(8전 6승 2위 1회), ‘배리씰’(9전 6승 2위 2회) 등이다. 이들은 기존마들과 겨루며 발빠르게 승군을 계속해 온만큼 1군에서도 충분히 통하는 전력을 지닌 마필로 평가돼 향후 외국산마 판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기 마련이다. 올해 강자대열에 설 것으로 여겨졌던 ‘언지퍼’(7전 2승 2위 2회)과 ‘태산명동’(7전 2승 2위 1회)는 기대에 못미치는 모습을 보였고, ‘캐디넷’‘캐실라베이’등은 부상을 털어버리지 못하고 경주로를 떠나고 말았다.
지난해 연승을 이어가며 주목을 받았던 마필들 대부분이 1군에 진입을 하긴 했지만 기대만큼이나 빠른 활약을 보이진 못했다. 그중 ‘차령장군’(9전 1승 2위 2회), ‘토탈’(10전 4승 2위 1회), ‘동틀때’(11전 4승 2위 1회)등이 1군 승군후 기존 강자틈에서 비교적 선전을 펼친 마필들이다.

◆ 외국산마 중하위권 변화
― ‘그린트리’‘샤즈’‘인센스티브’‘차터드’ 대약진
― 3군 차세대 강자들 즐비

2000년 도입된 외국산들의 특징은 현지에서 상금이 있는 마필들이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초반 강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연승마가 많았던 반면에 지속적인 연승을 이어간 마필은 그리 많지 않았다.
현재 외국산마 2군에는 올해 비약적인 상승세를 보인 마필들이 몰려 있는 실정이다. 99년 데뷔해 2군까지 승군한 ‘고섀토우’‘송도삼절’‘아쿠아래피도’‘앨리샤즈어클래식’등은 2군 적응력을 키우고 있는 중이다.
올해 데뷔전을 치른 마필중 빠르게 승군을 지속한 마필로는 동아일보배에서 6위를 기록한‘그린트리’, ‘샤즈’, ‘영산’, ‘인센스티브’,‘차터드’, ‘크로스티취’, ‘횡재수’등이 2군 강자대열에 합류해 1군 승군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2군은 특성상 빠른 상승세를 기록하는 신예마필들이 한숨을 돌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거리로 가기 위한 발판인 동시에 연승마들이 좌절을 겪게 되는 중간지점이기도 하다.
신예강자들과 기존 중진마필들이 엇갈려 있는 3군에서는 데뷔후 3연승으로 3군에 오른 ‘차밍그레이’를 비롯해 ‘도심’, ‘소리마당’, ‘은유정상’, ‘인스턴트선샤인’, ‘희망새천년’, ‘풋힐’등 올해 큰 성과를 거둔 신예강자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특별히 타마필을 압도할 만한 강자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미완성의 상태이다.
최근 하위군 외국산의 특징은 크게 두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우선 능력있는 신마의 경우 빠르게 연승을 기록하며 중위군까지 발빠른 승군을 보인다는 점이다. 또한 전반적인 신마들의 전력이 평준화되었다는 것도 큰 특징중에 하나일 것이다.
비록 아주 특별한 마필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졌지만 점차 마필의 전력이 상향 평준화가 되고 있다.

◆ 외국산마 향후 전망
― 기존강자 수성 위협할 신예강자 도전 거셀 듯

2001년 외국산마 판도는 혼전을 거듭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2000년 도입된 신예마들이 어떠한 모습을 보이는가에 따라 크게 바뀔 전망이다.
우선 현재 외국산마 강자로 우뚝선 ‘다함께’, ‘스트라이크테러’, ‘포토오먼’, ‘더스파이커’등이 강자자리를 수성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신예강자로 떠오른 ‘더스파이커’를 필두로 한 신예마들의 거센 도전이 예상된다.
또한 현재 외국산마 3군에 몰려있는 신예마필들의 대활약이 기대되고 있는데, 보유한 전력이나 기대치 면에서 기존의 2군 마필들을 능가할 가능성이 높아 2001년 외국산마 판도를 뒤흔들 최대의 핵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외국산마 도입은 그 수가 줄어들었다. 경주마 자급화의 노력으로 인한 결과이지만 국산마의 수적 증가와 더불어 질적 향상이 이뤄지면서 외국산마에 대한 기대치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외국산마 경주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이어갔으며, 국산마의 외국산마 경주 출전과 좋은 성적 기록으로 점점 외국산마가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에도 외국산마 도입 수는 올해에 비해 늘지 않을 전망이다. 마사회에서 경주질을 높이기 위해 고가의 외국산마를 개별거래를 통해 도입하는 방안을 마련중이지만 여러 사정으로 인해 내년 시행은 힘든 실정이다.
【권순옥 차장대우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