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의 약물검출
지난주 토요일 경마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5조 마필들이 소속조가 변동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바로 11월 마지막주 경마에 출전했던 5조 마필중 ‘용천검’이 사후검사에서 약물이 검출되었기 때문이다.
경주마에서 약물이 검출되는 경우 경주 공정성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바로 약물로 인한 경주마 능력의 변화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인위적인 조작까지도 의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세계적으로 경주마에 대한 약물검사를 엄격히 하고 있는 추세다.
경주마의 약물검출이 의미하는 바와 원인, 그리고 약물에 관한 마사회 규정과 방지를 위한 방안등에 대해 알아보자.

약물 사용과 검사
오늘날 의학 및 스포츠과학이 급격히 발달하면서 경마나 스포츠에 있어서도 경기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수많은 약물, 운동기구, 운동방법들이 발전되어 왔다. 이에 따라 경기의 관리자들은 경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갖가지 방법들을 개발하고 수행해 왔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약물검사다.
경마의 경우에도 전세계적으로 연간 1천5백여건 이상의 약물검사 적발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적은 수이지만 한국경마에서도 연간 1∼2건의 적발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경마는 코끝을 겨루는 치열한 경쟁으로 짧은 몇 분간의 경주에서 그 차이가 명암을 크게 갈라놓는다. 이는 경마가 스포츠이면서도 우승자에 대한 상금과 경마고객에 대한 배당금이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세계적으로 자연상태 이외의 부정적인 방법으로 승부를 조작하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으며 이때 가장 사용되기 쉬운 것중에 하나가 약물투여 방법이다.
약물투여는 말을 우승시키기 위해 또는 우승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하여 약물을 투여하는 경우의 고의적인 목적으로 투여하는 경우와 그 말의 관리자가 자가치료 등의 목적으로 약물을 사용하고 있는 사실을 모르고 출전시켰거나 성분을 잘 모르는 약물의 오용 및 외부침입자에 의한 투여 등의 부주의한 경우의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역사상 기록에 의하면 가장 오래된 약물의 사용은 지금으로부터 약 2천3백여년 전부터 아편과 에페드린이 사용된 기록이 있으며, 경마에 있어서는 1백여년 전부터 아편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약물의 사용은 제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치료약의 급격한 발전과 더불어 경주마 및 운동선수에 대한 약물투여가 지속적으로 확산되어 왔다.
한국경마에서는 과거 카페인등이 검출된 사례가 있으며, 올해는 진통소염제의 일종인 캐토프로핀 검출이 두 차례 있었다.

경주마 약물 규정 및 검사 진행
한국마사회는 경주의 공정성 확보와 고객에게 양질의 경마를 제공하고, 약물 오용으로부터 경주마를 보호하기 위해 경마시행규정에 약물등의 사용금지 조항을 예시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치료를 의뢰할 수 있는 수의사를 마사회 마필보건소 수의사와 마사회 개업수의사로 한정하고 있으며, 치료시 해당 조교사 또는 대리인이 필히 입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약물이 투여된 말은 투여된 날로부터 9일간은 출마투표를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약물사용 통제와 관련, 경주마에게 투여가 금지된 약물은 국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원칙적으로 모든 약물을 금지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1970년 초부터 경주마에 대한 약물검사를 시행해 왔다. 한국마사회 도핑검사소는 1주일에 평균적으로 경주전 130∼140건, 경주후 70∼80건의 약물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그 결과 경주마에서 약물이 검출사례는 1년에 1∼2건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마사회에서 운용하는 약물검사는 경주전 검사와 경주후 검사 등 두 가지 약물검사 체계를 병행하고 있는데, 현행 약물검사 과정은 크게 시료채취 업무와 약물분석 업무로 구분된다.
시료채취는 말의 혈액이나 소변 등을 채취하는 업무로 출전하는 전 마필과 경주후 1∼3위 말과 검사대상마가 해당된다.

약물검출마 처리
한국마사회법 제51조에는 ‘출전한 말의 경주능력을 일시적으로 높이거나 줄이는 약제를 사용한 자는 5년이하의 징역 또는 5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되어 있고, 경마시행규정 제72조에는 ‘말에 약물을 사용한 사실을 알고 출전시켰거나 또는 출전시키려고 한 자는 마사회가 개최하는 경마에 관여함을 금지 또는 정지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약물검사 결과 약물의 존재가 판명되더라도 그것이 말을 우승시키기 위해 또는 우승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약물을 투여한 것인지, 아니면 말의 관리자가 자가치료 등의목적으로 약물을 사용하고 있는 사실을 모른 채 출전시킨다거나 잘 모르는 약물을 오용했는지, 외부침입자에 의한 투여 등 부주의에 따른 것인지를 가릴 필요성이 남는다.
그러나 약물이 검출된 경우 어떠한 원인에 기인한 것인지 구별이 불가능하므로 마사회는 금지약물이 검출되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취급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도핑검사소의 김상진 부장은 “약물검사제도는 제재를 주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효과를 위한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잘 모르는 약이나 건강보조식품 등을 함부로 사용하는 일은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사전에 전문가에게 문의해야 하며 되도록 성분이 확실치 않은 약품이나 건강보조식품 등은 가능한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권순옥 차장대우 margo@krj.co.kr】

〈한국경마 약물검사 현황〉
년도  총출전두수    검사 건수          양성건수
                  경주전  경주후    경주전  경주후
1995   12,446      12,480  3,423        1       1
1996   12,783      12,893  4,171        -       2
1997   12,686      12,801  3,671        -       -
1998   12,478      12,653  3,521        1       1
1999   12,302      12342  3,39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