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2001 경마
경마산업 성장은 지속되나
다사다난했던 2000년 외형 지속 성장 … 농림부 이관되며 전환기 당면

2000년 경마계의 빛과 그림자
외형적 성장 지속, 경마계 고질적 문제 계속
새천년을 맞아 도약을 다짐했던 한국 경마산업은 외형적으로 성장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99년에 이어 2000년에도 한해 1천만명(1천1백55만4천7백88명)을 넘어섰고, 매출액에서는 4조원(4조2천6백48억원)을 기록 전년도보다 무려 34.1%의 신장세를 기록했다. 또한 일일매출액이 5백억원(5백82억원, 12월 17일)을 넘어서기도 했다.
새천년이란 타이틀에 걸맞게 새로운 기록들이 경마계에 넘쳐났다. ‘국민기수’ 박태종은 지난해 10월 14일 7백23승을 기록, 이전까지 김명국 조교사가 기록중이던 최다승 기록을 경신하면서 1승을 보탤 때마다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경주제도에서는 5월부터 20년만에 쌍승식이 부활, 하루 3개 경주를 지정 쌍승식 마권이 발매되어 경마팬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했다.
4월에는 광주지점이 오픈 도면서 명실공히 경마의 전국화 기틀을 착실히 다져나갔으며, 부산·경남 경마장이 착공에 돌입하기도 했다.  
한편 2000년은 경마계의 어두운 면이 표출된 한해이기도 했다. 5월 7일 사상 초유의 인위적 경마중단사태가 발생, 흥분한 경마팬들로 인해 마주실의 각종 집기가 파손되고 일부 경마팬이 구속되는 등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또한 7월에는 경마공원 전광판 모니터가 고장을 일으켜 경마팬의 불편을 가중시켰다.
경마관련단체간 이해관계로 국산마 경매가 무산을 거듭한 끝에 3차례 계획되었던 경매는 결국 단 한차례로 그치고 말았다. 이 여파로 국산마의 개별거래가 활성화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했다.
경마부정에 관련돼 기수생활을 접어야 한 경마관계자도 여전히 있었고, 소위 맞대기라고 일컬어지는 부정사례도 끊이질 않았다.
또한 개혁을 부르짖던 회장이 최단 역임기간을 기록하며, 한해 두 명의 마사회장을 맞은 일도 있었다.

2001년 경마계 전망
변화 불가피… 자율의지에 의한 변화 기대
2001년 경마계는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장 부처가 문화관광부에서 농림부로 이관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지난해 12월 27일 새벽 정부조직법 개정안 국회 의결로 2001년부터 경마 관장 부처가 농림부로 바뀐 것. 현재 농림부에선 한국마사회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한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농가부채 탕감요구 등 많은 재원확충이 필요한 농림부로서는 경마로 인한 재원충당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는 새해 첫 주부터 경주가 시행된다. 한국마사회가 여타 경쟁산업을 의식해 경마일수를 95일로 늘려 잡았기 때문이다.
경마관련 법규의 개정도 불가피하다. 관장 부처가 바뀐 것에 따른 세부항목의 변경이 시급한 상태다.
2001년 경마산업의 외형은 지난해의 상승세와 크게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물론 경쟁산업이 다수 출현해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여타 경쟁산업이 경마만큼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상당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경주와 관련 올해도 신기록 행진이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에도 역시 최고의 타이틀을 양보하지 않은 박태종 기수가 마지막날 낙마하는 불운을 겪었지만 큰 부상이 아니라 새해 첫 경마일부터 힘찬 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주마 부문에서는 국산마의 활약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해를 거듭할수록 국산마가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기 때문에 국산마의 도약은 예정된 것이다.
새해 경마는 당분간 지난해 연말에 느꼈던 적중의 어려움이 계속될 전망이다. 연말 시행된 국산마 경매로 많은 두수의 국산마가 경마공원에 입사해 있는 상태고, 지난해 하반기에 도입된 외국산마 또한 시시각각 경주로 데뷔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새강자’와 ‘자당’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인 국산1군은 다소 우열이 드러날 전망이다. 그러나 외국산마 상위군은 절대강자가 없는 혼전양상 속에 빠른 세대교체가 기대되고 있다.
2001년은 사회적인 어려움을 이겨내야 하는 시기다. 경마산업 역시 아직 채 완결되지 않은 문제점들을 완전하게 마무리하고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마련해야 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한국경마는 아직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지나치게 낮은 환급률, 턱없이 부족한 경마팬 서비스, 바뀌지 않는 정부의 경마인식, 스스로 레저로 즐기지 못하는 일부 경마팬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밖에도 시시각각 다가오는 세계경마계의 개방압력도 대비해야 한다.
2001년 한국경마의 빛과 그림자는 경마관계자, 경마팬 스스로가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권순옥 차장대우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