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주의보”… 경주마 산통
‘라피도나’안락사, ‘차지유어글래스’ITC특별경주 출전 포기
여러 종류 산통, 복합적으로 발생해 심각 …

제16회 스포츠서울배를 차지하며 단거리 강자로 떠오른 4세 암말 ‘차지유어글래스’가 산통으로 ITC트로피 특별 경주 출전을 포기하면서 경주마 산통에 대한 주의보가 내려졌다.
갑작스럽게 발병해 경마관계자를 긴장시키고, 경마에 많은 손실을 입히고 있는 경주마 산통에 대해 알아보고, 예방책을 생각해 보도록 하자. 〈편집자 주〉

산통이란
경주마의 산통이란 일명 "배앓이"라고 불리는데, 마필의 복강내에서 창자에 이상이 발생됨으로써 통증을 나타내는 복통을 말한다.
말은 사람처럼 창자가 등줄기에 전체적으로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창자가 뱃속에 떠있다시피 하므로 창자에 문제가 생기기 쉽고, 또 이로 인해 창자가 꼬이기 쉽다.
또한 창자의 굵기가 일정치 않고 갑자기 줄어드는 부분이 많아 식체로 인한 변비가 생기기 쉬운 구조를 갖고 태어났다.(그림 1 참조)
산통은 그 원인과 증상에 따라 경련산, 풍기산, 폐색산, 과식산, 기생산, 염전산 등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여러 종류의 산통은 각각 독립적으로 발생되는 것이 아니고 서로 복합적으로 발생되어 그 심각성이 더 크고 위험하다.
경련산의 경우는 보통 단기간에 회복이 되지만 그 외의 경우에는 창자의 정상 기능이나 경주마 운동능력 회복을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산통의 종류에 따라 치료방법도 다르며 약물 치료로 회복될 수도 있고 심한 경우는 개복수술 등의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는 심각하고 중요한 질병으로, 산통으로 생명을 잃는 경주마도 간혹 발생하고 있어 마필관리자들이 가장 신경쓰는 질병 중의 하나이다.

산통 예방책은
지난 97년 무궁화배 경마대회와 96년 JRA트로피 경마대회 우승마였던 ‘바다’와 올해 코리안더비에 출전했던 ‘라피도나’가 산통으로 인해 생명을 잃은 경우다.
‘바다’는 폐색산으로 인해 산통이 발생되어 뱃속에서 가스가 생겼고, 그로 인해 배가 부풀면서 풍기산까지 발병했고, 이어서 창자가 꼬이면서 통증이 발생한 염전산까지 발병을 한 예다.
그리고 ‘라피도나’는 염전산을 보이는 상태에서 수술을 목적으로 마필보건소를 찾기는 했지만 창자가 꼬이면서 혈액순환을 방해, 장이 괴사한 상태라 결국 안락사를 시키게 된 예다.
안계명 마필진료팀 과장은 “경주마가 창자의 구조상 산통을 일으키기 쉬운 것이 사실”이지만 실질적으로 발생빈도는 아주 많은 편은 아니라고 얘기한다.
마필이 가축화되고, 사람 손을 타면서 신경을 좀더 쓴다면 예방될 수 있겠지만 완전한 예방책은 없으며, 거의 동일한 사양관리 속에서 산통이 있는 말과 없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은 개체차이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또한 안과장은 산통이 스트레스의 과다로 인해 나타날 수 있다며,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게 신경을 써야한다고 강조한다.  
여름철을 맞아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탈수가 되면서 장속의 수분이 빠져 변비가 생기고, 산통을 유발시킬 수 있다. 이것을 예방하기 위해선 평소 운동후에는 염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계절적으로 습도가 높기 때문에 사료가 부패될 우려가 있는 만큼 사양관리에 한층 신경 써야한다.
안계명 과장이 산통의 예방을 위해서 특히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마필 변화에 대한 세심한 관찰이다. 마필별로 평소의 습성이나 사료 섭취량, 그리고 변상태 등이 평소와 다르다고 판단되면 곧바로 진찰을 통해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산통의 종류
  ○ 경련산(痙攣疝) :
  심한 운동 후 오한, 소화불량, 추운날씨에 오랜시간 노출, 운동직후 냉수를 마실 때 등이 주요 원인으로 창자에 경련이 생겨서 말이 고통스러워 하는 산통이다.

즉시 치료하면 보통은 금방 회복되지만 심한 경우는 창자가 꼬여서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 풍기산(風氣疝)
  과식에 의한 식체, 부패된 사료 급식, 사료의 교체 등의 원인에 의해 창자에 가스가 차올라 풍선처럼 부풀어지면서 통증이 나타나는 산통으로 소(牛)에서 고창증이라고 불리는 질병과 유사하다.  

○ 폐색산(閉塞疝)
  장결석, 소화가 덜 된 사료 덩어리, 만성변비 등에 의해 창자가 막히게 되어 창자 내용물이 배출되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산통이다.  

○ 과식산(過食疝)
  말은 체구에 비해 위(胃)가 작고(약 5리터) 구토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과식을 하거나 급하게 사료를 먹는 경우 위가 팽창되어 통증을 호소하는 산통이다.
이 때는 빨리 호스를 위속에 집어넣어 사료를 빼주면 쉽게 회복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위가 파열되어 죽게 된다.

○ 기생산(寄生疝)
  기생충(말 대원충)의 충란이 창자로 연결되는 혈관벽에 붙어 혈액공급을 막음으로써 창자의 정상운동을 방해하여 소화불량을 유발시키는 산통이다.  

○ 염전산(捻轉疝)
  창자가 꼬이거나 정상적인 위치를 벗어나 이동되어 혈관을 압박해서 창자가 죽어가게 만드는 산통으로 약물만으로는 치료가 어렵고 대부분 수술을 통해 정상위치로 창자를 돌려놓고 필요시에는 죽은 창자의 일부를 잘라내야 한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