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2세마, 기(氣) 싸움에서 누가 앞서고 있나?

서서히 한해가 저물어 가는 시점, 그러나 이 때부터 새로운 승부가 시작되는 분야가 있다.
바로 국산 2세마들의 각축.
경매 혹은 개별거래로 도입된 국산 2세마들은 8월부터 본격적인 출전을 하고, 2∼3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는 어느 정도 우열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 우열은 내년에 펼쳐질 코리안오크스와 코리안더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랑프리에 버금 갈 정도로 2세마들의 기싸움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아직 데뷔하지 않은 신마들이 많아 검증의 시간이 더 필요하나, 일단 현재까지 선보인 2세마들을 기준으로 그 역량을 분석해 본다.

- ‘해암장군’·‘이른아침’·‘당대으뜸’ 3강 구축
현재까지 선보인 대략 3백여 두의 국산 2세마 중 가장 위력적인 걸음을 발휘 한 마필은 ‘해암장군’, ‘이른아침’, ‘당대으뜸’이 3마리다.
‘해암장군’은 현재 3전 3승을 기록하고 있으며 순발력만큼은 국산 2세 최강이라 할 수 있다. 지구력 또한 1400m까지 검증됐기 때문에 단순한 도주형 마필이 아님이 입증됐다.
혈통적으로는 지난해 코리안더비를 석권한 ‘햇빛마을’과 같은 ‘론드’자마로 잘만하면 같은 배속에서 2두의 더비 패권마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른아침’은 데뷔전 1000m 최고 주파기록 경신으로 기대치를 한 몸에 받았다. 이후 두 번째 경주에서도 올해 3세마들의 한판승부였던 뚝섬배의 1분14초9와 타이 기록을 작성, 그 우수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사실 ‘이른아침’은 그동안 선행 작전을 구사해 왔지만 이처럼 빠른 주파 기록을 작성할 수 있었던 구간이 바로 결승주로였다는 점에서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방금 2두가 데뷔전부터 인정받기 시작했다면 ‘당대으뜸’은 3전 째부터 진가가 드러났다. 그리고 2연승을 달성한 경주가 라이벌들을 제압했고, 1400m 첫도전이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가 부여된다. 순발력도 좋고 근성도 있어 3강의 한 축으로 손색없어 보인다.

-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 ‘제석’·‘명가희’·‘무극성’
‘제석’, ‘명가희’, ‘무극성’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세력들이다. 3강과 마찬가지로 연승 행진을 펼치고 있고, 순발력, 지구력, 근성 어느 하나 나무랄 데 없다. 아마 이들로서는 당장 3강과 맞대결을 펼친다고 해도 쉽게 밀리지 않을 것이다.
이중 ‘제석’은 2위마와 마신 차가 적은 것 이외에는 같은 조인 ‘해암장군’과 필히 장래에는 쌍벽을 이룰 것으로 보이며 ‘무극성’은 뛰면 뛸수록 걸음이 더 나와 농후한 발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 절치부심 ‘숙현’·‘허니비’
승부의 세계에서는 승자가 있다면 필히 패자가 있는 법, 2세라는 점에서 그 아쉬움이 더 크지만 ‘숙현’, ‘허니비’, ‘비천봉’, ‘대승세대’등의 반격을 주시해야 한다. 모두 장거리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1400m에서 무너졌지만 하루 다르게 능력 성장이 이뤄지는 만큼 오히려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중 ‘숙현’과 ‘허니비’는 1000m에서 바로 1400m로 거리를 늘리는 다소 무리수를 던진 감도 있는데, 모두 순발력과 근성만큼은 두 번째 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로 막강한 만큼 빠른 회복을 기대해 본다.

- 드러나지 않은 ‘정보왕’·‘신안보물’·‘주상’·‘조이러쉬’
같은 2세마라 할지라도 또다른 차원의 신예들이 있다. 바로 ‘신안보물’, ‘정보왕’, ‘주상’, ‘조이러쉬’등 다수.
이들은 데뷔전 혹은 두 번의 경주만을 치른 상태이기 때문에 좀 더 검증의 시간이 필요하나 워낙 인상적인 걸음을 발휘했기에 충분히 상위권 도약이 가능하리라 본다.
이중 ‘신안보물’은 올해 경매 최고가 마필로 데뷔전부터 여유 승을 거둬 명성에 걸맞게 했고, ‘조이러쉬’의 경우 우수한 추입력을 보여 줘 전망을 밝게 했다.

현재 우리나라 국산마 경주의 짜임새를 본다면 3세마들의 축제인 코리안더비와 코리안오크스가 있고, 최강마를 가리는 마사회장배와 농림부장관배가 있다.
이중 코리안더비는 그랑프리와 함께 국내 최고의 상금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데 출전 조건이 국산 3세마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나 한번쯤은 도전해 볼 수 있는 경마대회다.
그래서 현재 2세마들의 우위는 상당히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으며 우위를 보인 마필은 대박으로의 꿈 때문에 당연히 설렐 수밖에 없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

사진은 기사를 박스 별로 깔아보고 상의 합시당...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