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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 “전국 주요도시에 지점 만든다”는 청사진 제시
-현재 한국마사회 장외 지점은 모두 26개소. 올해 말까지 운영되는 舊수원지점을 제외하면 실제는 25개소다. 이중 대전과 광주 각 하나씩, 두 곳의 지방지점을 제외하면 나머지 모두는 수도권 일대에 위치해 있어 ‘수도권 편중’이 심화돼있다. 2005년 예정인 부산·경남 공동경마장 개장 때까지 경마에 있어 이러한 수도권 편중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경마 대중화와 전국화를 위해서 지방지점이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전국 주요도시에 지점 여는 것이 마사회의 청사진
실제로 윤영호 한국마사회장은 지난 21일(수)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경마 인프라의 확대가 경마발전과 날로 거세지는 경쟁산업의 도전을 이겨낼 수 있는 첩경임을 강조하고, 계획중인 신관람대와 제2육성목장, 부산·경남 공동경마장의 차질 없는 공사진행과 함께 지방지점의 확대와 낙후지점 이전을 약속한 바 있다. (본지 2001년 11월 24일자 321호 보도)
이에 따라 내년 중으로 부산과 대구에 각 1개소씩의 지점이 개장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부산지점은 동구 범1동 눌원빌딩을 지점 부지로 확정해 놓은 상태. 약 2천4백여평 규모에 3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부산지점은 내년 2월 팬들에게 선 보일 예정이다. 대구의 경우도 아직 설계나 계약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달성군 냉천리 일대에 부지를 물색 중으로 정상적으로 추진된다면 내년 4∼5월경에는 개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과 대구에 지점이 개설되면 현재 대전, 광주지점과 함께 일단은 전국적으로 ‘구색’은 갖추게 된다. 하지만 전국에 퍼져 있는 지방팬들을 수용하기에는 아직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이에 대해 마사회 한 관계자는 “향후 광역시를 비롯한 전국 각 주요도시마다 지점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시기에 관해서는 “일단 확정된 것은 내년 개장예정인 부산과 대구지점 뿐이고, 나머지의 경우에는 내년에 당장 가능할 수도 있지만,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도 있어 장담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체 인구와 경마팬의 수 등을 감안할 때, 수도권 지역의 장외발매소 만큼 다수의 급격한 지점확대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지점의 확대와 함께 추진되고 있는 낙후지점 이전사업은 일단 올해 수원, 성동, 강남, 용산지점 등 4개소가 이전, 개장된 데 이어 내년 2월말경 現사당지점이 강북지점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사당지점이 서초지점과 인접해 있어 제 구실을 못한다고 판단, 강북구 번동 지역에 새 지점을 개장하는 것. 이외에도 마사회는 내년 중에 논현지점 등 7개소의 낙후지점을 이전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지방지점의 확대는 경마발전의 필수과제... 눈치보지 말고 진행돼야
인구 2천만이 모여있는 수도권 지역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우리나라의 핵심이다. 경마도 예외가 아니어서 한국경마는 ‘수도권경마’라 불려도 뾰족한 변명거리를 찾을 수 없는 실정이다. 전국 유일의 더러브렛 경마장, 장외발매소의 90% 이상 집중... 이러한 모습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기형적인 것이고, 이런 기형적 모습은 우리경마의 기형적 성장을 부채질했다는 지적이다.
주말마다 장외발매소가 없는 지역의 경마팬들은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싣고 수도권 지역에 있는 친지나 친구 신세를 진다. 그나마 경마장이나 지점 근처에 지인(知人)이 있는 팬들은 사정이 나은 경우. 지방에서 올라온 대부분의 경마팬들은 과천 본장이나 지점 일대 숙박업소에 주말동안만 시한부 살림을 차린다. 이런 지방경마팬들 때문에 과천일대 사당, 남태령 인근 여관들은 주말에 방을 구하기 어렵고 덕분에 이 지역 숙박업소는 때아닌 주말특수를 누린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지방지점의 확대가 쉽지만은 않다. 지점을 개설하려 하면 사행성 조장이라는 해묵은 반발과 교통혼잡을 우려한 지역민들의 민원이 빗발치는 데 반해 지점 확대를 바라는 경마팬들과 지점확대에 따른 상권형성으로 이익을 볼 수 있는 상인들의 의견은 여론화되지 않는, 이른바 ‘민원만 있고 여론은 없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지방지점을 개설하려 하면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많아도, 필요성을 얘기하는 사람은 없어 힘을 얻지 못한다”고 말한다. “심지어 마사회가 아무런 계획을 세우지 않은 일부 지역에서도 지자체와 시민단체가 갈등을 빚고 그 화살을 마사회로 돌리는 경우도 있다”며 지방지점 확대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실은 마사회의 확고한 의지만 있으면 해결될 수 있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경마시행체인 공기업 마사회가 ‘드러난’ 민원에 너무 끌려 다녀 ‘숨어있는’경마팬의 의견을 도외시해서는 안 되며, 지역민의 눈치를 보는 만큼 경마팬의 눈치를 보는 마사회의 전향적인 자세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지점확대를 통한 경마의 전국화는 다가오는 지방경마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그리고 경쟁산업의 도전을 뿌리치기 위해 한국경마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필수과제다. 이에 대해 마사회가 전국 주요도시에 고르게 지점을 확대해 나간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이제 경마팬들은 자신의 의견을 보다 올바르고 당당하게 여론화할 수 있어야 하고, 마사회는 계획한 청사진을 탁상공론으로 그치지 않고 충실히 현실화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야 한다.
【권현 기자 knhn@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