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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산업 지속적 발전 방안 심각하게 검토할 때
-최근 건전화, 대중화 바람을 타고 있는 한국경마는 80년 역사를 통틀어 최고의 부흥기를 맞고 있지만 동시에 출범 이후 최대의 위기라는 지적도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날로 번창하는 경쟁산업의 성장과 비교해 경마의 발전은 더디게 느껴지기 때문. 우리경마의 위기 한 가운데에는 세계최고의 갬블산업으로 군림하고 있는 카지노가 서있다. 한국의 라스베가스를 표방하며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탄광촌에 문을 연 강원랜드가 지난 10월 28일로 개장 1주년을 맞았다.
-경마의 메이저리그 미국을 점령한 카지노.
휘황찬란한 네온사인과 화려한 쇼로 유명한 카지노의 본고장 라스베가스. 경마가 귀족스포츠 내지는 일종의 전통스포츠로 인식되고 있는 미국에선 라스베가스의 위력이 갬블산업을 휘어잡은지 이미 오래다. 세계 최고의 스포츠 시장이자 경마, 카지노, 복권, 경견 등 갬블산업의 천국인 미국에서 경마의 입지는 날로 줄어드는 데 비해, 카지노는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실정. 갬블산업인 동시에 관람스포츠인 경마는 경쟁산업은 물론 야구, 농구 등 메이저 스포츠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려, 80년대 이후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스포츠 인기도의 척도라 할 수 있는 TV중계 시간과 시청률에서 하한가를 달리고 있고, 베팅액의 증가율도 지지부진하다. 이에 반해 카지노는 라스베가스가 있는 네바다주, 애틀랜틱시티가 위치한 뉴저지주 등 몇몇 주에서만 허용돼 있음에도 불구, 전체 갬블산업 매출의 70%가량을 점유, 최대 산업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표1〉 미국 갬블산업 매출액 비교 (단위 : 백만달러)
구분 1982년 1998년 연평균 증가율
경마 11,698 15,672 1.8%
카지노 101,400 487,898 10.3%
복권 4,088 48,532 16.7%
경견 2,208 2,204 0.0%
기타 6,362 123,113 26.6%
-카지노 매출이 경마 매출 뛰어 넘을 전망
우리나라 갬블산업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독보적 위치를 확보했던 경마는 94년 경륜의 등장과 지난해 정선 스몰카지노 개장으로 무한경쟁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더욱이 스포츠토토 시행과 경정·경견 실시 등으로 지난 80년간 누려왔던 최고의 위치를 위협받고 있다. 특히 카지노의 경우 개장 원년인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 총이익률 79.6%, 영업이익률 67.8%에 이르는 실적을 낸데 이어 올해 연간으로도 4천4백억원대의 매출에 2천1백억원대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강원랜드가 총베팅금액에서 환급금을 뺀 세전이익을 매출액으로 산정 발표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총매출액(총베팅액)은 올해 3조원, 메인 카지노 개장후에는 7조5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5조원 정도로 추정되는 경마의 총매출액은 내년 4월 경정 출범 이후 정체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 강원랜드가 경마를 제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강원랜드 방문자들의 1인당 1회 입장시 총베팅액(총매출액÷연간 이용객수)이 작년 2백90만원으로 경마(37만원)에 비해 약 7.8배 많다는 사실은 이를 뒷받침한다. 강원랜드는 지난달 코스닥시장에도 신규 등록, 25일 거래 시작과 함께 주가가 기준가격보다 두 배 오른 13만7천원을 기록했고 시가총액도 2조7천4백억원으로 국민카드를 제치고 KTF에 이어 코스닥시장에서 단숨에 시가총액 2위에 올라 증권시장에서 말 그대로 ‘잭팟’을 터뜨리기도 했다. 더욱이 강원랜드는 내년 말 지상 24층 규모의 메인카지노 개장과 함께 스키장, 경견장, 테마파크 등이 갖춰진 종합 위락시설로 거듭날 청사진을 제시, 무한경쟁 시대에 ‘뒷짐’만 지고 있는 마사회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물밑으로 내국인 전용 카지노를 유치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향후 경마팬의 이탈현상이 가속화 될 전망이라는 우려 섞인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카지노의 성장, 이대로 있을 때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 카지노가 경마를 제치고 갬블산업의 최강자로 자리잡은 것은 이미 오래전. 강원랜드가 대규모 메인카지노의 개장을 앞두고 있고, 최근 동남아 각국이 카지노를 합법화하는 등, 카지노의 확산은 대중화 바람을 타고 있는 경마의 그것에 뒤지지 않는다. 정선 카지노 개장 이후 사채꾼과 전당포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가산을 탕진해 수천, 수억원대 빚을 지고 카지노 주위에서 기거하는 사람이 생기는 등 여기저기서 역기능이 나타나고 있지만, 강원랜드는 폐광지역 활성화라는 명분아래 그 성장세를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거대 경쟁산업에 맞서기 위해 이제 마사회도 보다 공격적인 경영으로 팬들을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이웃 일본 니이가타현, 효고현 등의 34개 지자체가 경기 침체에 따른 관중 급감으로 경마산업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마사회 민영화라는 근본적인 해결책에서부터 작은 것을 실천하는 친절하고 친숙한 마사회의 이미지를 심어줘야 함은 물론, 환급률인상, 금요경마의 부활, 마권구매 상한제의 폐지, 인터넷 베팅의 허용 등 오래전부터 제기돼온 구조적 문제들을 성의 있게 검토해야 할 때다.
〈표2〉 강원랜드 개장초기, 올 상반기 비교 (강원랜드 발표자료, 단위 : 억원, 명)
구분 개장초기 올해(상반기) 비고
매출 909 2,246 올해 전체 4천억원 이상 추정
당기순이익 412 1,119 올해 전체 2천억원 이상 추정
직원수 654 979 취업교육생 9백20명 모집중, 내년 경력직 채용계획
※1년간 입장객(지난달 21일 현재) 92만2천8백91명, 하루 평균 2천5백명.
〈표3〉 연도별 경마 매출액, 입장객 (단위 : 억원, 만명)
구분 1995년 1996년 1997년 1998년 1999년 2000년 일평균
매출액 21,059 27,169 31,110 27,721 31,793 42,649 454
입장객 627 735 825 956 1,009 1,155 12
※연평균 매출액 신장률 : 16%
【권현 기자 knhn@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