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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인격, 자질 삼박자 맞아야 영예기수 등극
―영예기수 1호 김명국 현 조교사와 박태종·안병기가 전부
―조교사 면허, 해외여행 특전, 푸짐한 포상금까지…모든 기수들의 “꿈”
황금채찍의 대명사, 기수세계의 명예의 전당, 모든 기수들의 꿈… 바로 영예기수다.
지난 93년 김명국 현 조교사를 1호로 탄생시킨 영예기수는 이후 99년에 와서야 박태종, 안병기 두 기수가 반열에 올랐고 지금까지 단 세명에 그칠 정도로 자격 요건이 까다롭다.
한국마사회는 스타 기수 발굴과 이를 통한 경마 이미지 제고, 공정한 경마시행 환경 조성을 위해 영예기수를 선발, 한국 기수의 대표로 상징성을 부여하고 있는데 일단 후보자로 선정되더라도 최종 선발되기까지는 상당히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쳐야한다.
일반적으로 5백승 이상을 기록한 기수에게 주어지며 조교사면허 취득의 지름길로 알려진 영예기수, 그 선발 과정과 의미, 그밖의 모든 것에 대해 알아본다.
【이희경 기자 pinklady@krj.co.kr】
◆영예기수란 무엇인가
영예기수란 공정 경마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자만이 그 자격을 지니며 기수로서의 능력은 물론, 품성과 인격, 자질 등에서도 결함이 없어야 한다.
경주성적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며 일단 영예기수로 선발되면 경마사적으로나 후배 기수들에게 하나의 이정표가 되는 것이므로 그 상징성이 대단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경마시행 역사가 86년에 이르지만 지난 93년에야 김명국 현 조교사가 제1호 영예기수로 선발됐고 이후 99년에 박태종·안병기 기수등이 추가, 현재 단 3명에 불과하다는 점은 그 관문이 얼마나 좁은지, 영예기수로 가기까지 얼마나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는 지 등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다.
특히 국내 경마시행 환경이 아직까지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10년 이상 장수하는 기수가 드물고, 또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꾸준히 성적 발휘하기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 기수들은 엄격한 심사에 후보자로 오르는 것조차 힘들다고 토로하고 있다.
대신 일단 영예기수로 선정이 되면 조교사면허와 해외여행의 특전이 부여되고 푸짐한 포상금까지 주어져, 부와 명예, 앞으로의 진로까지 보장받을 수 있게 돼 그야말로 경마 명예의 전당이라는 반석에 오를 수 있어 모든 기수들의 소망은 영예기수로 최종 귀결된다.
◆심사 기준 및 절차
영예기수는 부와 명예의 상징이면서 한국 경마를 대표하는 인물로 경마사에 기록되는 만큼 그 선발 기준은 물론 후보자 선정에도 까다로운 룰이 적용된다.
객관화된 기본자격 요건은 ▲기승경력 10년 이상, ▲경주 출전 3000회 이상, ▲우승회수 5백회 이상이다. 여기에 최근 3년간 재정위원회에 회부된 일이 없어야 하며 재정위원회에 회부돼 기승정지 30일 이상을 받은 자는 후보자에서 제외된다.
이러한 1차 심사를 통과한 기수는 2차 후보자 평가를 통해 가중치를 적용받는다.
세가지 심사를 거치게 되는 2차 평가에서는 ▲규정준수도(45점 만점에 감점), ▲통산 복승률을 기준 척도로 하는 기승기량(25점 만점에 가점), ▲대내외 성실도(20점 만점에 가점) 등이 적용된다.
이중 규정준수도는 일반적인 기승정지를 제외하고 기승법 부적절이나 경주전개 부적절, 불공정 경마행위 등에 의해 재정위원회에 부의됐던 경력 중 기승정지 일수 2일당 1점씩 감점하는 심사 방식이다.
기승기량은 통산 복승률을 기준으로 25% 이상이면 25점 만점을 부여하고 그 이하일 경우 일정 부분 감하는 방식이다.
대내외 성실도는 각각 조교사·기수·한국마사회·경마팬 등으로 평가위원단을 구성해 이들이 배점하는 점수를 가산해주는 방식인데, 각 평가위는 5점 만점으로 총 20점이 배점된다.
이러한 심사를 통해 2차 평가에서는 90점 만점이 적용되며 후보자는 반드시 80점 이상을 취득해야 최종 심사에 오를 수 있다.
2차 심사까지 통과한 후보자는 최종 선발위원회에 부의돼 영예기수로서의 자질을 마지막으로 검증받아야 한다.
한국마사회 임원 및 심판위원과 조교사협회장 등 경마관계자로 구성되는 영예기수 선발위원회는 후보자를 대상으로 평가, 10점 만점의 기준을 적용하며 여기서 취득한 점수와 90점 만점인 2차 평가 결과를 합산해 100점 가운데 90점 이상을 취득한 자만이 마침내 영예기수로 선발된다.
이같은 선발 기준 및 결정에 대해 후보자는 1년 내에 2회의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
◆다음 후보자는 누구?
지난 2000년과 2001년에 각각 5백승 고지에 올라선 이성일·배휴준·우창구·최봉주 기수등이 현재 영예기수 심사를 앞두고 있으며, 마사회는 이달 중으로 심사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들은 모두 10년 이상 기승, 3000회 이상 출전, 5백회 이상 우승이라는 기본 자격 요건을 취득한데다 한꺼번에 4명의 기수가 후보자로 오른 적이 없어 향후 3차에 걸친 심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높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영예기수”-정형석 심판실 부장
지난 94년부터 한국마사회 심판실에서 근무하며, 박태종·안병기 두 영예기수를 탄생시킨 정형석 심판부장은 영예기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기본적으로는 영예기수로서의 필요충분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경마관계자, 특히 경마팬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단지 실력만 좋다고 해서 영예기수가 되는 것은 아니며, 10년 이상의 기승경력 동안 오점을 남기지 않으면서 공정한 경마 시행에 이바지했다고 평가되는 기수라야 영예기수로서 진정한 자격을 갖추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인간으로서의 됨됨이도 후한 평가를 얻어야 하며 동료, 선배, 후배 기수들에게는 존경과 신뢰를 한 몸에 받을 수 있는 기수가 되어야 합니다.
눈으로 드러난 성적만을 가지고 영예기수를 선발한다면 의미가 없는 거죠. 평가위원단에서는 얼마나 훌륭한 자질을 갖추었느냐는 점은 물론 얼마나 깨끗한 품성으로 공정 경마를 위해 기여했는가 하는 점에 초점을 맞춰 엄정하고 객관적으로 심사해왔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약속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