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진단-위기 속의 경마산업 해답을 찾아라!>
②“경마중단의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조교사협vs노조
Ⅰ.“삐그덕”대는 경마산업, 바람 잘 날 없다!
Ⅱ.“경마중단의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조교사협vs노조)
Ⅲ.흔들리는 마주협회號, 최종 종착지는?
Ⅳ.“탈 말이 없다?”…기수들의 이유 있는 불만
Ⅴ.열악한 생산환경, 때이른 ‘두집살림’
Ⅵ.“강 건너 불 구경 하나!”, 마사회가 나서라!
Ⅶ.경마산업 1백년 대계(大計)를 세우자!
―노조 근로환경 개선 강력 요구, 협회 공감하면서도 ‘난색’
―근무체계 개선…일일 초과 근무분·휴일 근무분·야간경마 근무분 수당 지급하라
―상금안 마련 위한 프로젝트팀 가동, 관련 단체도 함께 고심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조교사협회와 노조 간 갈등은 근로 환경 개선이 주요 골자다.
서울경마장의 1470여 두 경주마를 위한 관리사 인력은 총 4백53명이다.
관리사들은 일의 특성상 주말이라 할 수 있는 월요일과 화요일은 물론 공휴일, 휴가 기간까지 마방에 메어있어야 하는 상황이고 특히 야간경마가 열리는 7월부터 8월까지 4주간은 일일 근로 시간이 17시간에 달하는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4월 노동부로부터 ‘서비스직종’이라는 답변을 받아내며, 직종 분류에 있어 수년간 빚어왔던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관리사노조는 이제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투쟁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00년의 경마중단사태를 기억하는 관계자와 팬들의 입장에서는 매년 불거져 나오는 관리사노조와 협회의 갈등이 달갑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이희경 기자 eheek@krj.co.kr】
근로기준법에 준하는 환경 조성하라!
조교사협 노사 단체교섭에 있어 관리사노조가 투쟁의 근거로 삼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55조’다.
근로기준법 55조는 ‘사용자는 연장근로와 야간근로(하오 10시부터 상오 6시까지 사이의 근로) 또는 휴일근로에 대해 통상 임금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서울경마장 관리사들의 평균 근로 시간은 당직자를 제외하더라도 일일 11시간에 달하고 주말과 공휴일, 휴가 기간 동안도 정상 근무를 해야하며, 특히 야간경마가 열리는 4주간은 일일 17시간 근무라는 무리수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관리사노조의 요구안은 크게 3가지로 집약되는데, ▲첫째 일일 8시간 근무 이행, ▲둘째 공휴일 근무 및 당직 등 시간외 근무에 대한 수당 지급, ▲셋째 야간경마 시 근로 시간 단축 등이다.
관리사노조 관계자는 그러나 “당장 올해부터 수용해 달라는 것은 아니다”면서 내년도 상금안에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적정한 수준의 근로환경이 보장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한 “근로자격인 관리사들에게도 경쟁성 논리를 적용해 경마시행을 통한 상금 획득을 강조해서는 안된다”면서 현행 상금책정 방식에 대한 불만도 제기했다.
“공감은 하지만…”, 협회·마사회 이해 속에서도 확약은 못해
조교사협회는 기본적으로 관리사노조의 요구안에 어느 정도 수긍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야간경마와 관련해서는 과다한 업무 시간을 인정, 당장 올해부터 조정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에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경마상금에 의해 좌우되는 관리사분 임금과 복지 부분을 협회 단독으로 처리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는 입장이다.
그런 가운데서 일일 초과 근로 시간 인정, 야간경마 시 과다 근로 등은 협회와 노조가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수확인 것으로 평가된다.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파악했기 때문인지 노사 양측은 지난 15일(월) 단체교섭의 잠정적 합의를 마쳤다. 양측 다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일단 이번주부터 시작되는 야간경마가 차질 없이 치러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고비 넘긴 셈이다.
금년 단체교섭을 통해 노조는 근무 시간 조정에 관한 부분과 야간경마 시 수당지급에 있어 일정 부분 투쟁 목표를 달성했다.
하지만 시간 외 근로에 대한 부분은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내년도 경마상금 협상에 있어 협회와 노조, 그리고 마사회까지 심도 있게 접근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의 미봉책은 싫다…“화근은 없애라!”
한국마사회는 내년도 상금안 마련을 위해 TF(Task Force, 프로젝트팀)를 구성, 마사회 관련 부서 담당자는 물론 조교사협회와 노조 관계자까지 포함시켜 의견 조율에 나섰다.
그간 제도전환이나 상금안 마련에 있어 여타 경마단체를 배제시키고 진행해 왔던 점을 감안하면 금번 TF 구성은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당해년 경마시행의 규모를 가늠케하는 경마상금 책정에 경마단체를 참여 시켰다는 것은 경마와 관련된 각종 현안과제를 풀어가는 것은 물론 제도상의 문제점도 개선해 나가겠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올해분 단체교섭을 가까스로 마친 조교사협회와 노조는 TF에 참여함으로써 내년도 상금과 관련한 각자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고 요구할 부분에 있어서는 내년도 상금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낼 방침이다.
매년 상금협상에서 시행체와 각 경마단체 간 마찰을 빚는 이유는 현행 상금규모 및 책정, 배분 방식에 불만을 가지기 때문이며, 모든 경마단체는 안목을 넓혀 경마산업 발전을 위한 효율적인 경마상금제도를 확립할 수 있도록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문제가 가시화된 후 어떻게 해서든 넘어가려고 하는 식의 미봉책으로는 거대한 경마산업을 이끌어 갈 수 없다는 점을 모두가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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