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산업의 꽃, 경마시행

-효율적 경마시행에 대한 욕구 높아져
-경마산업 환경 개선과 경마시행 수준 향상은 동일 맥락으로 이해해야
-기본적으로 경주마 수준 및 가용 두수 바탕으로 경주계획 작성

경마시행은 경마산업의 꽃이다. 경주마 생산이나 각종 관련 인프라는 궁극적으로 경마시행을 위한 과정이며, 경마시행환경은 그 나라의 경마산업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경마시행은 단순히 경주시행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경주마 생산, 경마상금, 관련 서비스 분야, 관련 정책, 그리고 마침내 경주시행 및 마권발매까지 모든 요소를 종합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마주, 조교사, 기수, 관리사, 경마팬, 경마전문지 등 경마산업과 관련된 모든 요소가 경마시행을 위해 존재한다고까지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희경 기자 eheek@krj.co.kr】

경마시행계획 수립 과정
한국마사회 경마팀은 크게 연간 경마시행계획부터 세부적으로는 월간, 일일, 그리고 경주당 계획을 수립한다. 이 같은 계획을 위해 기본적으로는 경주마 수급 규모 및 시기 산정 등이 우선 이뤄져야함은 물론이다.
일단 한국마사회 사업계획 수립 과정에서 익년도 경마일수가 정해지고 정부 승인이 떨어지면 경주마 수급에 관한 일정과 세부 계획을 작성하게 된다. 올해는 경마일수 93일 간 1094개 경주가 예정돼 있으며, 국산마 470두, 외산마 160두가 이에 맞춰 도입되고 있다. 하지만 마방 수 부족과 같은 돌발 사태 발생 시에는 당초 계획이 수정되기도 하는데, 신마 수급이 늘고 있는 최근에는 마방 부족이 심화되면서 올해는 국산마 경매와 외산마 도입 일정이 나란히 미뤄지기도 했다.
연간 경마시행계획의 틀이 구성되면 분기별 계획이 수립된다. 이 과정에서는 경마대회, 특별경주 등 이벤트성 경주의 세부 시행계획도 마련된다. 이때도 역시 경주마 수급 일정을 고려하게 되는데, 마필 자원이 고르지 못한 상황에서 일부 특정 경주마의 상금 독식을 배제코자 마사회는 군별 대회를 장려하고 있다. 올해 유독 2·3군 대회가 많았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월별경마시행계획 작성 단계에서는 모든 경마단체의 의견이 총망라돼 경주조건, 시행요령, 일자 등이 결정된다. 이때는 ‘경주편성위원회’가 구성돼 효율적인 경마시행을 위한 세부계획을 수립한다.
▲경마시행규모 결정, ▲연간계획 수립, ▲분기별계획 작성, ▲세부적인 월별계획 수립 등의 단계를 거쳐야 비로소 경마시행이 이뤄지는 것이다.

현행 경마시행환경의 문제점
원활한 경마시행을 저해하는 불합리한 요소가 산재한 가운데 정부의 익년도 경마산업 관련 사업승인 시점이 당해년 연말이다 보니 치밀한 계획 수립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지적이다.
또한 경주마 도입과 시행계획이 원활히 맞물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경마관련 인프라가 적절히 마련되지 못해 경주마 수급이 예정된 시기에 이뤄지지 못하고 경마시행에까지 차질을 빚는다는 점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경주편성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작업인 출마등록 및 투표 과정에서의 문제점도 빈번히 돌출 되고 있다. 예측에 의한 치밀한 계획이 전제돼야 하는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출마등록 및 투표 업무에 참가하는 각계각층의 이해관계, 계산이 엇갈리면서 경주편성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시기별로 경주마 가용두수가 차이를 보인다는 점, 각 마방마다 월말과 월초의 경주마 투입 계획이 다르다는 점, 그리고 경마인프라의 부족으로 있는 자원마저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등은 경주질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밖에 경마시행과 관련된 각종 제도상의 문제점도 여러 가지다.
승부 조작의 가능성을 낳고 있는 군체계나 마필 자원과 경마시행규모 상의 불균형, 신마 육성·훈련·관리 시설 미흡, 우승보다 2위 내 입상이 더욱 강조되는 마권 발매 시스템 등은 개선돼야 할 과제들이다.

경마산업 체질 개선의 시발점, 민영화!
한국의 경마가 내용 면에서 그 후진성을 지적 받고 있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은 역시 경주질 때문이다. 외형적으로 국내 경마산업의 규모는 국제적 수준에 근접하고 있지만 경주에 투입되는 경주마의 수준은 한참 뒤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양적으로 급속한 성장 단계에 접어든 국산마 생산은 여전히 질적인 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고, 최근 고가에 도입되는 외산마 역시 현지에서는 G3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주마만 우수하다고 해서 경마시행환경 자체가 국제 수준으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관련 제도, 시설, 종사자들의 선진 경마시행에의 의지 등이 고루 조화를 이뤄야만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마산업을 위한 본격적인 투자가 밑바탕돼야 하지만 정부산하기관인 한국마사회의 역량으로는 충분한 몫을 해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방법상의 문제를 비롯해 많은 과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제라도 한국마사회의 민영화를 통한 경쟁체제 구축으로 이상적인 모델을 찾아야 한다. ‘즐거운 경마, 사랑 받은 마사회’라는 모토의 실현은 결국 마사회의 민영화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 경마산업 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전환의 발상이 이뤄진다면 마사회의 민영화도 그리 어려운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이희경 기자 eheek@krj.co.kr】

경마발전 위한 중장기 계획은 진행 중이다!(이원복 경마팀장 인터뷰)
-경마시행환경 개선을 위한 여러 가지 노력 중에서도 시행계획 수립 단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시행체나 관련 종사자 가운데서도 특히 경마팀의 역할이 크다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경마시행계획은 작게는 경주성립에서부터 크게는 경마산업의 지표를 제시하는 요소다.
합리적인 제도 마련, 우수한 경주마의 계획된 도입, 경주마 자원 활용의 극대화 통한 경주질 향상, 효율적인 계획 수립 등 고른 요소가 맞물려 조화를 이뤄야 경마산업의 발전도 모색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시행체는 시행체로서, 다른 경마단체는 그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으며 이 모든 요소가 복합적인 조화를 이뤄야만 한다.
우리의 경마시행환경은 여러 면에서 국제적 수준을 따라가기에는 어려움을 주는 부분이 많다. 이런 어려움 속에 놓여 있다보니 경마시행계획 수립 단계에서도 돌출 사태가 빈번히 발생하게 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기도 어려운 점이 있다.
-올해는 특히 여러 면에서 많은 변화가 모색되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는가
▲일단 군체계의 변화가 있었다. 국산마 군체계가 5군으로 확대되고 외산마는 4군으로 축소됐는데, 이는 가용 마필 자원 변화에 따른 적절한 대처라고 평가한다. 군체계에 대해 많은 논란이 일고 있지만 현재의 수준에서는 가장 효과적인 제도일 수밖에 없다. 선진 경마시행국의 경주마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작정 제도만 쫓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이밖에 외산마 도입가가 상향되고 도입 노선과 방식이 다양해진 점도 큰 변화다. 시행 첫 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도입된 외산마의 수준은 성공작인 것으로 평가되며 경마산업에도 본격적인 경쟁체제가 도입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중장기 발전 계획은 진행되고 있는가
▲경마산업과 관련된 인프라 확충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시급한 과제다. 서울경마장의 부족한 마방이나 신마 훈련 시설, 제2육성목장의 건설 등 추진 사업이 진행 중에 있는데, 내달 중으로는 50칸의 마방이 신축될 예정이고 내년 안에 신마 훈련 시설이나 훈련 전용 주로 등이 완공돼 숨통을 터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마방 입사와 관련해서는 이미 마방입사 T/O제가 시행 중에 있으며 차후 제도 정비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경마산업 발전을 위한 종합적이고도 거시적인 계획이 꾸준히 수립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실천 작업도 계속될 것이다.
【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