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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주마의 효율적 운영 위한 ‘마방대부제’, 무엇이 문제인가
2. 군체계 개편으로 경주마 자원 활용 극대화해라!
3. 경주마 자원 비해 경마대회 수 너무 많다!
4. 한국경마의 국제화, 그 멀고도 험난한 길…철저한 준비와 정책적 지원 필요하다
경마시행은 경마팬에게 제공되는 가장 중요한 상품일 수밖에 없다. 상품의 질이 우수할수록 소비자 만족도는 커지게 되며, 고부가가치 상품일수록 관련 인프라는 자생적으로 발전 방향을 모색하게 된다.
한국경마가 안고 있는 다양하고도 고질적인 문제점 가운데서도 저질의 경마시행은 경마산업의 근간을 뒤흔드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경주질 향상, 시급하지만 해결이 쉽지 않은 과제 앞에서 본지는 경마시행을 둘러싼 문제점과 이에 대한 개선 방향을 진단해 본다.
〈부족한 마방, 무엇이 문제인가〉
- 올해 평균 보유두수 1410여두로 추정
- 늘어나는 입사마, 낮아지는 도태율
마방부족은 비단 올해에만 발생된 문제는 아니다. 해마다 신마가 도입되는 봄철과 가을철에는 마방이 일부 조에서 마방 부족을 겪었다.
2000년까지 1천4백72개의 마방을 가지고 있는 서울경마장의 평균 보유두수가 1350여두로 비교적 여유가 있었으나 지난해 서울경마장 평균 보유두수가 이미 1400여두를 넘어섰고, 올해는 약 1410여두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입사마와 퇴사마가 겹쳐질 경주마 수가 1500여두에 달해 마방수를 능가해 경주마가 마방에 들어가기 못하고 밖에서 지내야하는 상황을 낳고 있는 것이다.
이와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첫째, 꾸준히 국산마 생산이 확대되면서 전반적인 경주마 수가 늘어나고, 외국산마 개별거래가 늘어나고 있어 도입되는 경주마수가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늘어나는 경주마수를 서울경마장은 수용할 수 없다. 그린벨트 지역으로 묶여 시설확장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더 이상 증축이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
둘째, 평균 보유두수의 증가를 들 수 있는데, 이는 현저히 낮아진 도태율에서 비롯된다고 경마관계자는 입을 모으고 있다. 보유두수가 많은 조교사들은 부진마를 퇴사시키고 신마를 들여오고자 하지만 마주의 개인재산을 마음대로 퇴사시킬 수 없는 실정.
〈현마방 대부 시스템〉
- 고정된 수만큼 무상 대부
- 4년차 이상 40칸 마방 운영
현재 서울경마장의 마방대부는 신규 개업 조교사에게 고정 16개 마방에 예비 4칸을 무상으로 제공하며 그 이후 각 연차별로 마방수를 늘려주고 있다.
2년차가 되는 조교사는 25칸, 3년차는 30칸, 4년차가 되는 조교사는 38칸까지 마방을 대부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해까지 4년차 이상 조교사까지도 일괄적으로 38칸의 마방이 대부되면서 마방부족 심화를 일으켰다.
신규 조교사인 경우 규정상 1년이내에는 16두이상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에 마방 수가 부족한 경우는 없다.
하지만 4년차 이상은 마방수가 제한되면서 보유두수가 늘어났을 때를 대비한 예비 마방이나 그 외 대안이 전무한 실정이다.
서울경마장 53개 조 가운데는 연중 40두 가까운 경주마를 꾸준히 보유하고 있는 마방이 있는가 하면 10두 안팎으로 최소한의 마방 운영을 하고 있는 조도 있다.
그러나 마방별로 할당된 마방수가 일정하기 때문에 보유두수 초과로 마방이 부족한 조는 마방이 남는 조에서 한시적으로 마방을 빌려 사용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새로운 마방대부제〉
- 원하는 만큼 마방을 준다
- 임대료 부과로 자율 조정 기대
한국마사회는 마방부족이 심화되자 새로운 마방대부제를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을 세웠다. 이미 기본적인 방안을 세운 가운데, 관련단체와의 최종 협의만을 남겨놓고 있다.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새로운 마방대부제는 우선 마방임대를 유료화 하고, 조교사의 필요에 따른 자율신청을 받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재 마사회에서는 약 15만원선의 임대료를 구상하고 있으며, 경마상금에 이 금액을 반영하는 것을 의뢰중이다. 이같이 되면 부진마의 퇴사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교사의 자율 신청에 의한 마방대부는 마방을 채울 자신이 있는 조교사는 많은 마방을, 신마 수급에 자신이 없는 조교사는 필요한 만큼만 마방을 임대하라는 얘기다. 현재 사용가능한 1천 4백 72개 마방의 한도내에서라는 단서가 붙지만 이런 제도를 시행함으로써 실제로 사용되지 않는 허수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한 1년동안 마방운영 실적을 봐서 실적이 좋은 조교사에게는 더 많은 마방을 대부하고 실적이 나쁠 경우에는 마방 수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물론 지금까지 마사회는 직권으로 13개의 평가기준을 바탕으로 마방수를 대부해 왔다. 하지만 조교사의 자율성을 좀더 보장하는 차원에서 평가기준을 두 개 정도로 축소할 예정이다.
아직 마주협회와의 협의가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마사회에서는 임대료 부과로 인해 조교사들이 자율적으로 마방수를 적정수준으로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달 50여만원이 소요되는 사양관리비 외에 마방 임대료가 추가되면 성적이 시원찮은 경주마의 퇴출이 용이해지고 필요이상의 마방을 보유하는 조가 없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근본적인 대책 필요하다〉
- 부진마의 퇴사 필요
- 외부 마사 활용할 수 있는 여건 조성돼야
마방부족의 해결을 위해 마사회에서 마련한 새로운 마방대부제는 아직 시행이 완전하게 확정된 것은 아니다. 바로 임대료를 내야하는 마주들이 수용할 것인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또한 한정된 마방수를 가지고 있는 마사회가 새로운 제도 시행에서 발생할 시행착오를 어떻게 커버할 수 있는가도 미지수다.
하지만 새로운 마방대부제에 대한 경마관계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현실적으로 이외의 특별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 마방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대책은 무얼까?
우선 단기적인 시각에서 해결점은 각조마다 부진마를 대거 퇴사시키는 방법이다. 부진마의 퇴사는 조교사나 마주의 선택이므로 이들의 의식 전환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부진마의 도태율이 높아지면 신마 수급이 그만큼 원활해지고 더불어 전반적인 경마산업 사이클이 빨라지므로 질적 향상을 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제2육성목장 건설과 트레이닝센터 건립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향후 부산경마장과 또다른 지방 경마장이 생기는 것을 감안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추진할 사항이다.
외부마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소리도 있다. 지금 당장에 활용이 가능한 원당목장을 이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외국처럼 개인이 운영하는 마사가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서울경마장에서의 마필관리 및 제반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현재는 요원한 얘기다. 즉 외부 마사가 생겨나기 위해선 경마산업의 활성화와 여건조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기에는 현재의 여건이 너무 미약하다.
마방부족 사태는 신마 도입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벌써 몇차례 국산마 경매가 지연되는 현상이 있었고, 경주마 입사 두수를 제한하는 희한한 방안이 만들어져 지기도 했다. 경주마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도 원활한 마방 운영은 당연히 필요하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