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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행산업감독위, 사행산업 규제 등 난관 도사리고 있다
한국경제가 IMF를 거치면서도 유독 경마산업만은 오히려 중흥기를 구가하면서 경제위기와는 관계없는 산업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두 번째로 닥친 경제한파와 카드한도 조정 등으로 서민들의 주머니가 마르기 시작하자 그 여파는 고스란히 경마 매출 감소를 이어졌고, 이제야 감소세를 벗어나 현상유지 내지는 소폭 증가를 보이고 있다.
과거 한국경마는 1천억 원에 육박하던 하루 매출액을 보였던 때가 있었지만, 이후 입장인원과 매출액 동반 하락을 보이면서 한때 하루 5백억 원으로 50%에 가까운 감소를 보인 것이 불과 2년전의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경제의 회복이 이루어지면 경마산업도 더불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를 했지만, 여전히 국민경제는 어려움을 겪고 있고, 한국경마도 현상유지에 급급한 실정이다.
단일기업으로는 최고의 세금 납부를 자랑하는 매머드급 기업인 마사회는 매출 급감을 거치면서 경영혁신과 더불어 서비스 개선을 부르짖어 왔다.
또한 최근에는 표면적으로 경마역사상 가장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내놓고 2006년 침체기라고 표현되는 경마산업의 반전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경마산업을 둘러싼 사회적인 여건은 결코 핑크빛 희망을 가지기에는 많은 암초들이 도사리고 있다.
마사회는 사회공익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확대하기 위해 그동안 특별기금과 사회기부금을 확대해 왔다. 외형적인 액수에서는 큰 증가는 없었지만, 전체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도 사회환원을 위한 총액을 유지해 왔기 때문에 비율이 자연스럽게 올라간 상태다.
또한 모두가 적자를 예상한 부산경남경마공원을 개장하는 과정에서 지자체에 납부할 액수를 감액 받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오히려 투자를 더 해야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경마산업에도 도움이 된다고는 하지만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늘어난 지출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경마산업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일부 국회의원들의 규제법안 상정이 될 것이다.
지난해 사행산업감독위원회 설치 법안 상정과 사행산업규제법안 상정 등이 경마계 전반을 강타했고, 아직도 진행형의 일이다.
경마계와 농축산업계에서 경마만이라도 사행산업에 포함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하고 다양한 공청회 개최와 성명서들을 연달아 내놓았지만, 결국 아직까지 효과는 미지수다.
지난해 연말과 신년이 되면서 서민경제가 서서히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지만 확실치 않고, 또한 서민 경제가 살아난다고 하더라도 경마산업에 그 영향이 미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로 할 전망이다.
과연 2006년 경마산업은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노력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한국경마 발전을 위해 경마계에선 어떤 노력들을 펼쳐야 할 것인가
◇ 보다 철저한 경쟁력으로 승부하라!!
한국경마는 자생적인 출발을 한 유럽의 경마와는 사뭇 다른 출발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거품경제로 표현되는 1990년대 말을 기점으로 주말을 즐기려는 나들이객의 증가에 힘입어 폭발적인 상승세를 구가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경마팬 증가와 매출 증가에 걸맞는 시스템을 갖추는데 소홀히 한 것이 경마산업이 오늘처럼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 원인으로 작용을 했다.
매출이 줄고 경마팬이 현저하게 줄었지만 한국경마를 사양산업이라고 보는 사람은 드물다. 그만큼 한국경마는 정부투자기업으로 특혜를 가장 크게 누리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직 경마를 대신할 놀이문화가 없기 때문이다.
2006년을 맞이한 경마관계자들은 섣불리 낙관적인 미래를 제시하진 못하지만 “더 이상 나쁘진 않을 것이다”라며 경마산업이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경마산업이 반전을 노리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바로 실질적인 서비스 개선이다. 그동안 서비스 개선에 대한 요구들이 많았고, 많은 부분에서 서비스 개선이 이루어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경마장 관람대를 찾는 경마팬은 마사회의 서비스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다.
사양화를 걸으며 심각한 타격을 경험한 외국 경마계는 다양한 변화를 통해 서비스를 개선하고 경마팬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럴 일은 없지만 아직도 장소를 마련했으니 당연히 경마팬이 찾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하루빨리 버리는 것이 좋다.
경륜이 오픈을 했을 때, 경마계에선 감히 경쟁산업으로 위협을 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또한 카지노와 로또복권이 생겼을 때도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경륜, 경정, 카지노, 로또복권의 성장은 경마산업을 잠식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가장 큰 경쟁상대로 성장한 경륜은 경마산업이 펼쳐놓은 것을 모방하면서 경마산업보다 몇배나 빠른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경쟁산업의 위협을 물리치기 위해선 당연히 그들을 능가하는 다양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보다 안락하고 편리하게 경마를 즐기는 여건을 마련하고, 즐거움을 제공해야 한다.
경마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경쟁력에 대해 언급을 해왔다. 하지만 자신있게 경쟁력을 확보했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입으로는 경쟁력 강화를 얘기했지만, 정부의 눈치를 보고 각종 규제에 막혀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는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마사회는 지난해 부산경남경마공원을 오픈하면서 외국기수에게 기승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조만간 외국 경마관계자들이 한국경마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방정책을 도입한다는 농림부의 발표가 있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조교사와 기수는 물론이고 마주들도 스스로 경쟁력을 제고해야 하는 상황을 직면하게 된 것이다.
경마산업 종사자들이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사고 방식이다. 언제까지 외부의 부정적인 시선에 묶여 ‘경마는 도박’, ‘조용히 숨죽이고 있어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하다가는 더 큰 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경마도 하나의 산업으로서 인식하고 더 많은 매출, 더 많은 ‘손님’을 유치하기 위한 전쟁에 나서야 한다.
어떻게 하면 경마일수를 더 늘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상품을 선보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고객들의 선호도를 높일 수 있을까… 이런 점들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다.
돈 딸 확률을 지극히 낮춰버리는 72%의 환급률,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는 마권 종류, 많은 돈을 ‘갖다 바쳐도 손님을 왕으로 생각해 주지 않는’ 서비스 정신 부재, 월 초면 반복되는 수준 이하의 경주 편성, 이벤트성이 결여된 습관적인 경마 시행, 비좁고 열악한 관람 환경과 마권 구매 시스템, 수시로 발생하는 경마 부정 등 이 나라에서 경마팬들이 겪어야 하는 수난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뒤집어 보면 팬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이 그 만큼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해 또다시 환급률 인상에 대한 기대가 물거품이 되었지만 환급률 인상은 한국경마가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문제다. 세금을 조금만 깎아 주면 환급률 인상에 따른 파급 효과는 배로 돌아올 수 있다.
마사회에서 올해 삼복승식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다양한 마권 승식을 추가로·도입해야 한다.
한 국회의원의 딴지걸기로 무산된 경마생중계는 반드시 부활시켜야 한다. 지금은 전국이 1일 생활권 시대로 경마가 열리는 주말에는 나들이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인터넷과 무선통신이 극대화되고 있는 상황과 겹쳐 경주생중계는 현장을 찾지 않고도 경마를 즐기는 팬을 확보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산업으로서 경마를 인식하자
최대 성인레저산업인 경마산업. 중앙과 지방정부 재정에 기여하는 세수만 연간 1조 수천억 원에 이르고, 사회 각 분야로 환원되는 각종 기금만도 수천억 원에 달하지만 경마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냉담하고 부정적이다. 개인과 지방 경제를 파탄 내고, 각종 사회 문제를 야기하는 주범인 것으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마 때문에 패가망신하고 빚더미 위에 올라앉아 강도, 절도, 공금횡령 등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회 부조리 현상의 원인을 단순히 경마시행 자체로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 경주마 생산을 통한 축산진흥, 고용창출 효과 및 세수확보, 취약한 성인레저산업의 중추적 역할 등 경마시행으로 발생하는 효과는 실로 엄청나다. 이런 순기능은 배제된 채 경마시행의 역기능만 강조돼서는 안될 것이다.
경마를 하나의 온전한 산업으로 인정하고 이를 육성, 발전시키려는 정책이 쏟아져 나올 때라야 경마시행으로 인한 사회문제들은 해소될 수 있다는 점을 정부관계자, 경마시행처 그리고 경마종사자 모두 인식해야 한다.
2006년 경마산업의 대반전은 가능하다. 그러나 경마산업의 대반전을 위해선 피나는 노력과 모든 경마관계자들이 힘을 합쳐 적절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