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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예산처가 내년 상반기에 한국마사회를 산하기관으로 이관하려는 움직임과 관련 경마계와 농축산업계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농림부에 따르면 기획예산처가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한국마사회를 국가공기업으로 분류해 농림부의 마사회 인사, 예산권을 기획예산처로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 또한 농림부의 마사회 감사권을 폐지하고 감사원 감사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마사회 수익금으로 지원되고 있는 축산발전기금(2004년 1128억원)과 농어민복지사업(2004년 282억원)등 각종 농업지원자금의 축소가 예상돼 농축산업계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남호경 축산관련단체협의회 회장은 “기획예산처가 마사회의 이관을 주장하는 것은 현실을 모르는 처사며 재고의 여지도 없는 것”며 “마사회 법에 명시된 경마시행 목적이 마사진흥과 축산발전임에도 단순히 관리 효율성을 내세우는 기획예산처야 말로 개혁의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마사회의 소관부처 이전은 기획예산처가 공공기관 지배구조 혁신방안을 내놓고 공청회를 가지면서 가시화 되고 있다.
한전, 가스공사, 마사회 등 상업성이 높은 27개 공공기관이 국가 공기업으로 재분류되고 이들 기관의 관리는 기획예산처내 민관기구인 국가공기업운영위원회로 일원화된다.
기획예산처는 정부혁신위원회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공동으로 이 같은 내용의 ‘공공기관 지배구조 혁신방안’을 마련, 정부부처·공기업·산하기관 관계자 및 교수 등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30일 공청회를 가졌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과 도덕적 해이, 유착인사 등 고질적 문제를 고치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작업이 본격화된다. 또 그동안 관리사각지대에 있던 213개 공공기관을 포함한 314개 기관이 정부 관리대상이 되어 경영공시가 의무화돼 모든 경영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통합 공개될 전망이다.
1차 혁신대상 중 ‘국가공기업’으로 분류된 마사회, 한전, 가스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27개 기관들은 경영감독기능과 임원임면권이 주무부처에서 기획예산처내 국가공기업운영위로 일원화된다.
‘준정부기관’으로 분류된 67개 기관은 현행대로 주무부처의 경영관리를 받지만 경영평가 및 비상임이사·감사 등 내부 견제임원 임면권은 준정부기관운영위가 갖는다.
이번 혁신방안에 따르면 이들 314개 공공기관은 앞으로 모두 의무적으로 경영공시를 해야 하며, 이 중 정원 100명 이상인 187개 기관(KBS·한국은행 등 7개 언론·금융기관은 제외)은 경영평가를 받게 된다.
또 94개 공공기관은 상업성이 강하냐, 공공성이 강하냐에 따라 재편된다. 자체 수입이 총수입의 50% 이상인 공공기관은 국가공기업으로, 50% 미만인 곳은 준정부기관으로 1차 분류된다.
이어 국가공기업 가운데 자체 수입이 90% 이상이고 자산규모가 2조원 이상인 마사회, 한전·가스공사 등 4곳은 시장형 공기업으로, 나머지 광진공, 석유공사, 지역난방공사 등 27곳은 준시장형으로 분류했다. 현재는 기관장만 공모제가 실시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기관장·이사·감사 등 모든 임원에 대해 원칙적으로 공모제를 실시하고 임원추천위에서 후보자를 추전토록 했다.
한편 정부는 관계부처 협의와 각계 의견수렴을 통해 이달 말까지 최종안을 확정하고, 내년 상반기 중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 등 관계법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세수확대의 중대한 임무를 톡톡히 하고 있는 한국마사회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민영화 요구를 해오고 있다. 말로는 건전레저스포츠를 부르짖으면서도 세금이란 세금은 모두 적용해서 세계 최저 수준의 환급률을 자랑(?)하는 한국경마가 실제로 경마팬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민영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최근 기획예산처에서 마사회를 국가공기업으로 분류하고 경영감독기능과 임원임명권을 가져가겠다고 하고 있다. 얼마전까지 마사회노조가 낙하산 인사 철회를 요구하며 28일간의 농성을 펼친 일이 있다. 모든 임원에 대해 공모제를 실시하겠다고 하지만 과연 뜻한대로 되리라 믿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