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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내 여론 조성 및 법제화는 ‘물 건넜다’
뜨거웠던 지난 여름의 경마산업을 생각한다던 많은 이들의 외침이 ‘바다이야기’ 파도에 쓸려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2006년 중반기까지 경마계는 끝을 모르고 나락의 행태를 보이는 경마매출을 되돌리자는 하나의 목소리로 힘을 합하며, 경마세제 개선을 부르짖었다.
또한 경마세제 개선을 위해 각종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농축산 분야단체들과 연대하여 경마산업에 과도하게 부과되는 세금을 낮추는 경마세제 개편안을 마련해 본격 추진을 했다.
이우재 마사회장은 당초 마사회는 마권 매출에 대해 10%가 부과되는 레저세 등 경마세 18%(지방교육세 6 %와 농특세 2% 포함)를 절반 수준인 9%로 낮추는 경마세제 개편안을 마련,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국회 농림해양수산위 소속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지지, 의원입법으로 발의할 예정"이라며 "갈수록 줄어드는 경마 매출로 인해 농축산 분야에 대한 전입액도 줄고 있고 또 향후 경영 위기에 대응할 필요가 있는 만큼 경마세 인하가 절실하다"고 촉구했다. 또한 의원입법을 통해 지방세법 개정을 추진, 경마세가 9% 수준으로 인하되면 6%분 만큼은 농어촌 복지사업과 축산발전기금 전입액 확대 등에 쓰고 3%분은 경마 고객에 대한 환급률을 현행 72%에서 75%로 높이는데 활용한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한국사회를 강타한 ‘바다이야기’의 여파로 인해 사행산업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경마산업이 ‘바다이야기’의 거센 파도에 묻히고 말았다.
정기국회를 통해 입법발의를 하겠다던 마사회의 계획은 오히려 국정감사와 정기국회를 통해 경마산업을 규제하려는 각종 발의들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입장에 서게 됐다.
마사회 자체도 악화된 여론을 의식해 경마세제 개선안에 대해 추진을 미뤄놓은 상황이다. 결국 현재의 상황이라면 경마계와 농축산단체들이 모여 외쳤던 세제개선은 실현이 어려울 전망이다.
“옥죄는 경마관련 규제”
한국경마는 경마관계자는 물론 경마팬들도 잘 알고 있듯이 정부에 막대한 세금을 납부하면서 국가재정에 커다란 기여를 해왔다.
경마의 마권구매 특성상 경마팬이 승마투표를 하는 순간 이미 20%에 해당하는 세금을 국가에 납부한 상태에서 경주에 임하게 된다. 이러한 원천징수는 다양한 명목의 세금으로 정부와 지자체로 납부된다.
경마팬들은 이전부터 경마산업에 부과되는 과도한 세금을 줄여달라는 호소를 마사회 또는 정부에 전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공기업이라는 의식이 팽배했던 마사회의 대답은 미적지근한 상태를 유지했고, 마사회를 관리 감독하는 정부부처와 마사회로부터 나오는 세금이 관련된 부처에서는 오히려 더 많은 종류의 규제를 내놓았고, 확보된 세수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한국마사회의 세율 변천을 볼 때, 경마팬들에게 돌아오는 환급률은 80년대 72%에서 93년에는 75%로 상향되었다가 이후 낮아져 현재의 72%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세율에서는 80년대 12%에서 현재는 18%로 무려 1/3이 높아진 상태로 기간내 경마산업의 매출액 급증을 생각한다면 경마산업이 납부한 세금은 30년 사이에 100배가 높아진 실정이다.
마사회의 레저세 인하 요구는 수년전부터 지속돼왔지만 경기도나 과천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반발과 교육인적자원부나 행정자치부의 반대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또한 올해부터 환원이 되었어야 마땅할 한시적인 지방교육세가 결국은 경마팬의 바램대로 환원되지 않았다.
한국마사회가 추진해온 경마세제 개선안은 지자체로 유입되는 레저세를 줄여 환급률과 농어촌지원을 늘리겠다는 것인데, 해당 지자체들이 극심한 반발을 보여왔다.
경마계가 경마산업의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레저세 인하로 인한 환급률 인상이라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오히려 국회에선 사행산업감독위원회 설치법안 추진과 총량제 시행안 등이 추진되어 왔으며, 재정경제부에선 내년부터 100배 이상의 마권 적중 경마팬에게 지급조서를 작성케 하는 법 시행이 예고되면서 오히려 경마산업을 더욱 옥죄는 규제들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마사회의 노력 필요”
경마를 둘러싼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고, 사회적으로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대될 때마다 도마에 오르는 것은 제도적인 측면보다는 경마자체나 마사회 내부로 화살이 돌려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경마에 대한 인식 전환에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경마관계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실효는 미미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바닥이 없는 매출감소로 인한 경마산업 침체, 각종 규제로 인한 경마산업 미래의 불투명성을 해결하기 위해선 마사회의 공격적인 경영전략이 필요하다.
현대 경마의 꽃을 피워낸 미국의 경마가 하향세를 만회하기 위해 경쟁산업이 카지노를 경마장내로 끌어들이는 경영전략을 구사했고, 과감히 전문경영인이나 전문홍보인을 내세워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 전세계의 경마현실이다.
한국경마는 단일공기업인 마사회가 경마전체를 관할하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결코 과거의 갬블성 산업의 독점적인 위치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쟁산업의 도전을 물리치고 경마산업의 위치를 확고히 하기위해선 낙하산 인사가 당연시되는 것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하며, 공기업이라는 직원들의 안일한 인식을 털어내야 한다.
한국경마가 조세개혁을 이루기 위해선 더욱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한 때다. 그리고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한국에서 경마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제도를 개선하고 만드는데 마사회가 주도적인 위치에 나서야 한다. 경마산업은 서러브레드라는 단일 혈통의 경주마로 경마를 시행하기 때문에 세계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 경마산업에서의 세계경쟁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사항인 것이다.
이런 경마가 가지는 특수성을 정부와 국회에 인식시키는 몫은 경마팬이나 여타 경마관련단체가 아니라 마사회가 전 직원의 힘으로 해야하는 것이다.
경마산업을 둘러싼 모든 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힘든 상황임에는 틀림없다. ‘바다이야기’로 파생된 사행산업의 규제 움직임의 주된 타켓이 경마산업으로 향하고 있다.
고배당 적중자에 대한 지급조서 작성, 변함없는 낮은 환급률, 장외발매소 설치 및 이전 규제, 인터넷 베팅 규제 등 각종 규제사항들이 터져 나오고 있어 경마산업의 내일을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지금 나타나고 있는 위기의 극복은 정책과 제도의 선진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위기상황이 도래하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를 철저하게 찾아내어 그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어떠한 정책과 제도를 시행해야 하는 것인지 결정해야한다.
한국경마가 태생적으로 공기업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는 만큼 그동안 수많은 규제를 당연시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정권교체에 따라 바뀌는 경영진이 한국경마산업에 대해 경마산업에 수십년을 몸담고 있는 직원들과 똑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나라의 기간산업으로도 확대될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경마산업을 단순히 세금조달이나 낙하산 인사를 위한 공기업으로 생각하는 착오의 되풀이를 바라만보고 있는 것은 한국경마를 위해 피땀을 흘려온 노력을 욕되게 하는 것이다.
최근 이웃나라 일본이 국제경마사회에서 파트Ⅰ국가로 상향조정되며 우리에겐 너무나 부러운 일이 생겼다. 지금은 더없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84년의 역사를 이어오며 경마산업을 지키고 발전시킨 저력을 다시한번 발휘해 한국경마도 국제사회에 우뚝 서야할 것이다.
경마세제 개선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 최악이라지만 언젠가는 추진을 해야할 사항이다. 다시한번 경마관계자는 물론이고, 경마팬들까지 함께 나서는 자리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