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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르면 올해부터 시험교배 가능할 듯…
- ‘다함께’·‘쾌도난마’, 다음 후보들(??)
지난 99년 스포츠서울배와 JRA트로피를 거머쥔 것을 비롯해 총 42전18승2위5회(수득상금:3억4천여만원)를 거둔 ‘샤이닝타임’(미,수,7세)이 씨수말로 제2의 인생이 시작된다.
지난해 8월25일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노령으로 인해 급격한 하향세를 거듭해 온 ‘샤이닝타임’은 결국 올 1월25일 경주를 끝으로 경주마 생활을 마감, 이후 진로를 모색하다 지난 5월14일부로 마주와 조교사의 뜻대로 씨수말로 용도가 확정된 것. 이에 따라 지난 95년 ‘오류천’을 끝으로 대가 끊겼던 국내 경주 퇴역마 출신 씨수말, 12번째 마로 결정됐다.
현재 ‘샤이닝타임’은 흙마목장(대표: 조종래)에서 위탁 관리를 맡고 있는 상태로, 아직 어느 목장에서 관리할지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 그러나 내륙에 있는 몇 개 생산목장에서 구매의사를 밝히고 있어 빠르면 다음주 중으로 씨수말의 진로가 확실하게 결정될 전망이다. 또한 아직 6월말까지 교배시즌인 점을 감안한다면, 올 해 시범적인 교배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마사회 등록팀의 이진우 대리는 “최근 혈통 좋고 능력 우수한 개별거래마들이 도입되기 시작해, 그간 국내산마의 개량을 위해서 늦추었던 국내 퇴역 경주마들의 씨수말로의 용도 변경 신청을 앞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이번 ‘샤이닝타임’의 씨수말로 용도변경 사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외모 심사 기준(일반 외모, 세부 외모, 걸음걸이)에서 불합격한 경주마를 제외하곤 어떤 수말이든 앞으로 씨수말로 용도변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그간 우수한 성적을 거둔 ‘다함께’나 ‘쾌도난마’를 비롯해 우수한 능력을 보인 외국산 개별거래마들이 앞으로 봇물처럼 씨수말로 용도 변경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98년 한국혈통서가 첫 발간된 이후, 국내산 경주마의 기량 향상과 맞물려 경주마의 혈통이 중요시되면서 첫 국내 퇴역 씨수말로 활용될 ‘샤이닝타임’이 어느 정도의 자마를 배출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 국내 경주 퇴역 씨수말로는 어떤 말이 있었나?
이전까지 국내 경주 퇴역 씨수말로는 모두 11두의 마필이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씨수말은 ‘연안부두’(호주산)로 총41두의 자마를 배출했고 대표자마인 ‘상승군’은 경마대회 3위라는 호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총 9년간 씨수말로 활동한 ‘연안부두’의 경우 혈통이 불분명한 더러브렛계종이다. ‘연안부두’외에도 ‘노고단’, ‘일광’ 등 총 8두의 씨수말이 혈통이 불분명한 더러브렛계종이다.
혈통이 분명한 순종 씨수말로는 ‘연산홍’(호주산), ‘오류천’(한국산), ‘밀림호’(호주산) 등이 있고, 특히 ‘밀림호’의 경우 제1회 문화일보배 우승마인 ‘화초장’을 배출한 것을 비롯해 총 48두의 자마를 배출하기도 했다.
- ‘샤이닝타임’은 어떤 혈통인가?
‘샤이닝타임’은 부마 ‘Norquestor’과 모마 ‘Station House’ 사이에서 태어난 마필.
부마 ‘Norquestor’는 ‘골드머니’와 ‘퍼펙트챔피언’으로 유명해진 ‘Conquistador Cielo’(교배료:15,000$)의 자마. 현역 시절 18전9승2위4회(G1-1승, 블랙타입 4승)의 성적을 거뒀으나, 씨수말로는 이렇다할 자마를 생산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 마필이다.
모마 ‘Station House’의 부마 ‘General Assembly’는 미국 삼관마 ‘세크릿테리엇’의 자마로 17전7승(G1-2승, 블랙타입 5승)의 성적을 거뒀으나, 역시 씨수말로는 이렇다할 자마를 배출하지 못했다.
혈통 전문가 박남규씨(36세)는 “‘샤이닝타임’이 씨수말로 데뷔해서도 경주성적 못지 않은 좋은 후대성적을 기록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을 가지고는 있지만 전체적인 혈통을 감안하면 씨수말로 성공할지는 의문시된다”고 밝히면서 “부마 ‘Norquestor’, 모마 ‘Station House’가 이렇다할 능력마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어 우성 유전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돼 화려했던 경주성적에는 못 미치는 후대성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거리적인 문제도 있어 보여 자마들이 대체적으로 단거리에 그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김중회 기자 ringo@krj.co.kr】
- 하재흥 조교사 인터뷰: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쁘다”
‘샤이닝타임’을 관리한 35조 하재흥 조교사는 “‘샤이닝타임’이 좋은 성적을 기록할 당시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경주마로서 최고의 영예를 가질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쁘다”고 밝히면서 “‘샤이닝타임’ 부계에는 최고의 씨수말 ‘미스터프로스펙트’(Mr. Prospector) 계열이고, 모계에는 ‘볼드룰러’(Bold Ruler) 계열로 국내 다른 씨수말과 비교해 혈통적으로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하 조교사는 “국내 경마대회 2승과 총 18승의 우승 성적을 놓고 봤을 때도, 씨수말로의 자격 요건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하 조교사는 이러한 혈통상의 기대치와 경주마로서의 성적 등을 토대로 마주와 상의해 씨수말로의 용도변경을 추진했으며, “앞으로 좋은 씨수말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자마들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권순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