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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경마 시행 새롭게 대두, 마사회 “고심 중”
-6월 부산 조교사 일부 선발, 현재 교육 중
부산경남공동경마장 밑그림이 거의 완성됐다.
2001년 7월 역사적인 기공식을 가졌던 부산경마장은 2005년 4월 개장을 위해 단계적으로 사업 추진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월에는 서울경마장 기수 및 조교보들이 대거 부산 조교사로 발탁돼 현재 교육 중에 있고 전체적인 운영 계획도 마무리 단계다.
하지만 벌써 2개월 가까이 마사회장 자리가 공석이고 공동경마장 총 책임자라 할 수 있는 본부장마저 선임되지 않아 정작 최종 결정권자가 없는 상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과 달리 평일 경마 시행에 대한 의견도 조심스럽게 개진되고 있는 부산경남경마장, 세부적인 계획은 어떻게 수립되고 있으며 향후 일정은 어떻게 될지 살펴보기로 하자.
【이희경 기자 eheek@krj.co.kr】
서울경마장의 기본 틀 그리고 “플러스 α”
마사회는 부산경남경마장 운영 계획을 마무리하고 연 93일 간 일일 8개 경주씩 개최하는 대신 서울은 10개로 축소하면서 양 방향 크로스베팅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 제주 경마는 지금처럼 하루 1개 경주만 서울과 부산에 동시 중계된다.
경주마 평균 가용두수는 월 910두 내외며 전체적인 운영두수는 국산마와 외산마 각 6백두 씩 총 1200두가 될 전망이다.
상금체계는 경주당 상금책정 방식을 채택해 지금처럼 복잡하게 원가를 일일이 계산하지 않아도 되도록 간소화할 예정이며 기수는 프리기승제가 시행되고 관리사 채용 등도 각 조당 개별 고용 방식으로 변화, 경쟁성이 크게 높아지게 된다.
외산마 도입도 크게 인상된 2만 5천달러 선에서 이뤄질 전망인데, 최근 서울경마장의 외산마 수입이 과열양상을 띠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 점을 감안해 다소 하향조정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부산경마 시행으로 경주가 축소되는 서울경마장의 경우 현재 겪고 있는 마방부족이나 경주마 가용자원 부족 등이 해소돼 경주질이 일정 부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는 한편, 인력 과부족 현상도 적절한 균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산경마의 상금제, 기수제 등 일부 제도들이 변화를 모색하면서 이러한 제도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된다면 서울도 이에 맞춰 개선을 모색, 서로간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전망이다. 특히 안정적인 경주마 가용자원 확보가 이뤄질 시에는 군체계 개편 등 경주 박진감을 제고할 제도 개선도 시기가 앞당겨질 공산이 높다.
여기에 부산에서 평일 경마를 감행할 경우 경륜·경정의 효과적인 연계방식처럼 경마도 지방과 서울 수도권 간, 혹은 평일과 휴일 간 병행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향후 진행 일정은?
올 연말까지 공정률 67%까지 끌어올릴 예정인 마사회는 이달에 마사 완공, 내년 6월에 관람대 등 주요 시설들을 완공하는 한편, 내년 말에는 모든 건축·시설물들이 완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개장 시 필요로 할 910두의 경주마는 일단 내년 4월 550두를 마사회가 직접 공급해 개장 전 마주에게 분양하고 나머지 필요 두수는 개장 시기에 맞춰 마주 개인이 직접 공급토록 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내년 4월부터 7월까지 두당 최소 2만 달러 이상인 외산마 210두가 마사를 채우게 되며 12월에는 나머지 90두가 도입된다.
400∼660명 선이 될 마주는 내년 4월과 11월 2차례에 걸쳐 모집하고 이들에 의해 최종 국산마와 외국산마 각 600마리씩 1200마리의 경주마를 확보할 계획이다.
마필 관리자는 조교사 30명, 기수 43명, 관리사 290명 선이 될 전망인데 이중 조교사는 이미 지난 6월 1차 선발을 마쳐 내년 2월까지 배치 완료하는 한편 기수는 내년 3월부터 단계적으로 배치하고 관리사도 올 9월부터는 현지인 위주로 신규 양성한다.
신규 양성된 20명의 부산조교사들은 지난달 이론 교육을 마치고 이달부터 서울경마장 각 조에 배치, 실습교육을 받게 되며 올 12월부터 1월까지는 제주육성목장에서 실습교육을 받는다. 또한 예비 조교사 2명과 추가 선발할 8명은 3월부터 합류한다.
마사회는 개장에 앞서 내년 11월부터 5개월 간은 경마홍보 차원에서 모의 경주도 시행할 방침이다. 모의 경주는 월 8일간씩 3∼6개 경주를 열고 입장객들을 상대로 우승마 알아맞히기 경품행사 등을 마련한다.
달라지는 상금제와 고용제
-서울경마장 고급 인력 “회의적” 반응
-선진화로의 입성이냐, 기초 붕괴냐… “실험성”에 주목
공동경마장의 경마시행 계획 상 가장 큰 제도변화는 바로 상금제 개선을 통한 고용제 변화다.
매년 인상률 정도를 놓고 경마단체와 갈등을 빚어왔던 서울경마장의 경우는 마필가를 비롯해 경마시행에 필요한 원가를 계산, 총합해 산출하는 원가계산방식을 채택해왔다. 그러다보니 상금책정 방식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또 전체적인 규모도 기대에 못미친다며 마주, 조교사, 기수, 관리사 등 종사자 및 관련자들에게 불만을 제공했던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마사회는 부산경마에 한해 경주당 상금체계를 도입키로 결정, 기준 경주의 기준 상금을 정해 놓고 여타 경주의 비율을 산정해 매년 기준 경주의 인상률을 통해 전체적인 경마상금 규모를 산출하게 된다. 즉, 조교사나 기수들에게는 기본급이라 할 수 있는 비경쟁성 상금이 전면 폐지되고 철저한 경쟁에 의해 이긴 자 만이 상금을 차지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관리사를 비롯한 마필 관계자들의 기본급도 대폭 떨어지고 경쟁성 상금의 비율이 크게 오르게 돼 이들의 고용 불안이 커져 상대적으로 서울에 비해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즉, 현재는 조교사협회에 고용돼 있으면서 기본급의 비율이 91%에 달하는데 반해 부산경마장에서는 경쟁성 상금의 비율이 50%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보장된 상금이 적다는데 대해 관리사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
이런 사정은 기수나 조교사도 마찬가지다.
프리기승제 시행으로 기수들 간 능력 편차에 따라 기승횟수도 양극화가 뚜렷하게 진행될 것이므로 서울의 우수 기수들의 경우 불확실한 미래를 택하느니 서울에 그냥 남아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관리사 채용을 비롯해 마방대부 및 전체적인 운영 사항까지 혼자서 떠안아야하는 조교사들에게는 이러한 상금제와 고용제가 더욱 부담스런 요소다. 하지만 관리두수에 따라 인력 활용이 효과적으로 이뤄져 전체적으로 몸집은 줄이면서 내실은 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런 의견들을 종합해 볼 때 부산경마의 시스템은 ‘잘만 하면’ 많은 기회와 큰 돈을 잡을 수 있는 무대가 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모험이 따르기 때문에 주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마필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어쨌든 이같은 내용의 상금제와 고용제에 대해 경마전문가들은 제도의 선진화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서울경마장의 개선 시기도 타진해야 할 때라고 진단한다.
결국 부산경마장이 도입하는 새로운 제도들은 성공적인 안착을 통한 경마선진화로의 입성이 될 것인지, 혹은 서울경마장에서 그나마 이뤄놓았던 기반을 다시 흐트러뜨리며 실패로 돌아갈 것인지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금요일 경마 화려하게 부활할 것인가
-도박산업 과잉 논란 속 비난 여론 부담
-주5일 근무제 확산에 발맞춰 금요일 경마 시행에의 기대감 고조
공동경마장 개장에 따른 현실적인 문제점은 동시 크로스베팅으로 인해 일일 경주수가 과도하게 많아진다는데 있다.
즉, 서울의 10개 경주와 부산의 8개 경주, 그리고 제주 1개 경주를 모두 하루에 소화해내기 위해서는 경주 간격이 지금보다 훨씬 좁혀질 수 밖에 없으므로 대부분의 경마팬이 거의 모든 경주에 습관적으로 베팅하고 있는 실태를 감안하면 스스로 연구 분석하고 마권을 구매할 수 있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해질 것이다.
이런 문제점에 대해 마사회 내부적으로도 부산과 서울의 경마시행 요일을 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경마의 특성상 어느 지역이든 주말을 100% 활용하는 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그러므로 경주 분산으로 여유 있는 관람 환경을 조성하면서도 효율적인 시간대를 유지하려면 금요일 경마를 다시 부활하는 게 낫다. 주5일 근무제가 본격화되면서 레저산업의 확대가 요구되는 사회적 분위기도 금요일 경마시행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금요일에 일부 경주를 서울과 부산에 각각 배정하고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지금과 같은 수준의 경주수를 편성한다면 경마팬들은 보다 여유 있게 다양하고도 수준 높은 경주를 관람할 수 있고, 시행체는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펼침으로써 경쟁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경마산업이 처해있는 지금 상황에서는 금요일 경마시행이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서울과 부산이 공히 금요일 경마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정해놓은 경마장 당 연간 경마일수가 확대돼야 하는데 농림부 등 관계부처가 어떤 입장을 취할 지 현재로선 미지수다. 또한 도박산업의 과잉공급에 대한 사회적인 비난 여론도 부담스런 요인이다. 여기에 경주수는 늘리지 않고 경마일만 확대하게 됨으로써 시행체가 부담해야 할 경비도 상당부분 늘어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시행체 스스로가 금요일 경마의 필요성에 공감하는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금요일 경마시행은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