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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1/4분기 도입두수 9두 밖에 안돼 부족사태 장기화될 듯
최근 서울경마공원은 외산마 수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혼합경주 운용에 혼선이 빚어질 위기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혼합경주 시행결과를 살펴보면, 표면적으론 총 59개 경주가 계획대로 시행되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29개 경주에 국산마가 출전했고, 이중 14개 경주는 국산마가 30%이상을 차지했으며, 특히 5개 경주는 오히려 국산마가 과반수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외산마 경주가 아니라 혼합경주이기 때문에 국산마의 혼합경주 출전은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국산마가 출전한 29개의 혼합경주중 15두의 국산마가 3위내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산마가 동반입상한 경우도 2차례에 달해 외산마 하위군의 능력 저하가 나타나고 있다.
국산마 생산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외산마 도입을 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혼합경주를 통해서 국산마와 외산마의 능력비교와 국산마의 질적 향상을 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이라면 국산마가 혼합경주에 출전하는 경우는 능력부진과 부상이나 질병 등으로 상금이 부족해 경주에 출전할 수 없는 경우가 주류를 이루고, 간혹 국산마 강자를 피하거나 감량이점을 살리기 위해 혼합경주를 찾는 경우도 많은 것을 알려지고 있다.
결국 외산마 도입이 원활치 않으면서 혼합경주 하위군에는 능력 부진마만이 정체돼 상금수득을 노리는 기복이 있거나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국산마가 비상구로 혼합경주를 이용해 혼합경주를 시행하는 의의가 퇴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혼합경주에 국산마의 출전 비중이 높아지게 된 것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외산마 수급 부족으로 인한 것이다. 지난해 계획상으론 150두의 외산마가 도입될 예정이었으나 실제는 114두만이 도입되었다. 특히 올해 1/4분기에 30두의 외산마가 도입되어야 하지만, 실제 도입된 외산마는 9두에 불과하면서 결국 외산마 부족 사태는 2/4분기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일괄구매를 시행하는 서울마주협회가 4월 오칼라 경매에서 외산마 구매를 진행중이지만 도입후 경매를 통해 분양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실제 경주에 투입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불가피해 당분간은 외산마 부족 사태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마사회, 외산마 도입 방식 바꿔야 한다!!
외산마 부족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마사회와 서울마주협회는 최근 수차례 접촉을 통해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외산마 도입과 관련해 이견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외산마 도입제도는 개인마주제가 시행되면서 서울마주협회의 공동구매후 추첨 분양으로 진행되다가 지난 2002년 개별거래를 허용했다. 외산마 개별거래 허용은 당시 마주간 불협화음을 불러오기도 했고, 2009년부터는 서울마주협회에서 일괄구매를 부활시켰다.
당시 서울마주협회가 일괄구매를 부활시킨 것은 마사회가 중장기 발전계획에 따라 외산마 도입가를 2만불에서 4만불로 상향조정하는 한편, 부산경남경마공원처럼 마사회가 외산마를 일괄구매후 재경매를 하겠다는 것에 대해 이견을 제시하면서 외산마 도입가 인상은 충분한 사전예고 기간을 거쳐 2009년부터 시행하고, 도입방법은 마주협회가 자체적으로 검토하여 시행하는 것으로 협의가 되었기 때문.
또한 외산마 개별도입이 이뤄지면서 제한가 준수에 대한 의구심이 꾸준히 제기돼 왔고, 마주들의 경주마 도입비용도 당시 상금반영가인 2,350만원을 크게 초과하는 등 경제적 부담도 가중돼 마주협회에서는 이사회를 통해 외산마 도입의 투명성 제고와 적정두수 도입, 경제적 부담 절감을 위해 일괄구매 및 재경매 분양방식을 전면적으로 시행키로 한 것이다.
마사회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외산마 부족 사태의 근본 원인에는 서울마주협회가 시행하고 있는 외산마 일괄구매 방식(공동구매)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외산마 수급이 원활했던 2008년 이전 방식인 개별거래 전면 허용으로 전환하자는 입장이다.
현재의 서울마주협회 일괄구매 방식으로는 과감한 구매가 어렵고, 상한선 이하의 마필 구매와 마주의 선택권이 제한된다고 주장한다.
한편 마사회는 완전한 개별거래가 힘들다면 마필가의 투명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경매시장을 거친 마필(당세마, 2세마 미구분)을 모두 인정해주고, 구매자 명의도 에이젼트나 대리인 등으로 확대하자는 또다른 제안을 내놓고 있다.
과거 에이젼트나 제3자의 구매를 통해 외산마가 도입될 당시에 실거래가와 신고가에 많은 차이가 있다는 의문이 제기됐는데, 이에 대해 마사회관계자는 과거 개별거래가 이뤄졌던 시기에 제기됐던 실거래가 의문은 신고가와 경매시장 거래가를 추적해본 결과 몇 두의 경우 신고가격이 낮은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 마필들은 경매가와 신고가가 비슷했다며, 안정된 외산마 도입을 위해선 수급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한다. 또한 수급방식을 변경하더라도 수급 문제가 계속된다면 시스템상 문제로 군간격 조정이나 감량 문제 등을 고려해야겠지만, 이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밝혔다.
▲서울마주협, 경매 통합 도입은 지켜야 한다!!
공동구매(일괄구매)를 시행하고 있는 서울마주협회는 마사회의 전격적인 개별거래 허용 요구에 대해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경매한정 도입은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고수하고 있다.
서울마주협회관계자는 “2008년 이전에 외산마 도입이 원활했던 것은 3세마 도입이 가능했고, 마주별 입사두수 제한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외산마 도입 부족이 일괄구매 방식의 문제라는 마사회의 주장에 반박을 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외산마 도입 제도가 경매시장으로 한정되고 입사연령도 2세마로 조정된 것은 물론 고환율 여파가 있어서,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외산마 도입이 일시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과거 완전한 개별거래에서 일괄구매로 변경된 것은 마사회의 중장기계획에 포함됐던 사항으로 마사회도 개별거래의 문제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괄구매로 변경에 동의한 것인데, 현재 외산마 수급이 어렵다고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서울마주협회는 외산마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것은 능력마의 경우 4승만 하면 1군으로 승군하는 현 4군 체계와 마주와 마방별 입사두수 제한제도에 의한 것이라며, 올해 첫 외산마 도입 신청자가 57명에 달하는 등 마주들의 호응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 일괄구매 방식의 문제점은 아니라고 밝힌다.
외산마 수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주별 2두, 마방별 3두로 제한된 입사제한을 완화하기 위해 조교사협회와 협의중인 서울마주협회는 1차 공동구매 신청이 57명에 달하고 상반기내 10두의 개별거래마가 입사예정이고, 입사제한 두수를 완화하면 도입두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부족 사태가 계속되면 올해 공동구매를 1차례 더 추가 시행해 외산마 수급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외산마 도입,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외산마 도입은 당장 몇 두가 수급되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한국경마산업 전체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국적있는 경마시행을 위해 한국경마는 수십년에 걸쳐 경마시행체는 물론 경주마 생산 일선 관계자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결국 수많은 관계자들의 피땀을 바탕으로 한국경마는 이제 국제화를 외치며, 국내 경주마의 해외원정이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당장 성적은 최하위에 그치고 있지만, 폭발적인 경주마 생산두수로 양적 성장을 이뤘고, 초기 육성의 중요성이 인식되며 현재는 질적 향상을 이루기 위한 노력들이 거듭되면서, 차츰 세계적인 수준을 지향하는 길의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이런 이면에는 국산마장려책이 커다란 역할을 해왔다. 생산장려금 지원에서부터 혼합경주 출전시 감량이점이 주어지면서 국산마 구매 의욕을 불러와 90년대 반수에 불과하던 국산마의 비중이 이제는 80%에 육박하는 수준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국산마와 혼합경주라는 이원체계를 유지하는 한국경마의 시스템상에서 국산마의 질적 향상을 위해선 질높은 외산마의 도입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여기서 국산마 우대정책과 우수 외산마 도입이라는 상반되는 상황이 충돌을 일으키고 있는데, 해결책은 적정한 중간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체적인 경주상금의 인상은 당연히 시급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외산마의 일괄구매 방식에 대한 두 단체의 입장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괄구매가 됐던, 개별거래가 됐던 외산마 수급의 안정화를 꾀하기 위해선 결국 구매자인 마주에게 구매의욕을 높일 수 있는 메리트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산마 도입가격 상한제는 적정한 수준의 외산마 도입을 통한 국산마 보호정책과 과도한 외화 유출 방지 등을 위해 시행되어 왔다.
하지만 세계 경주마 가격의 인상에 미치지 못하는 도입가 책정이 오히려 외산마의 질적 저하를 불러와 오히려 국산마의 질적 향상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또한 일부에선 우수 외산마에 대해 도입가 논란이 지속적으로 있어 왔다.
경주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경주마의 질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한국 경마 전반의 질적 향상을 가져올 수 있는 적정 수준의 경주마를 구매할 수 있도록 경주상금의 인상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