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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을 맞은 본지는 2회에 걸친 본 특집기사를 통해 국내 씨수말의 성향을 분석, 가장 최적화된 교배는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과 과제를 던지고자 한다. 아직은 선진경마국에 비해 턱없이 열악한 경주마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는 우리이지만, 향후 한국의 경주마가 세계적인 명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날이 분명 올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편집자주)
씨수말의 계열(Sire Line)이란?
다알리 아라비안, 고돌핀 아라비안, 바이얼리 터크를 우리는 서러브렛 경주마의 3대시조라고 일컫는다.
전설의 명마 ‘이클립스’를 선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노던댄서’, ‘볼드 룰러’, ‘미스터 프로스펙터’ 등은 모두 다알리 아라비안의 피를, ‘맨 오워’를 위시하여 현존하는 ‘노운 펙트’, ‘워닝’ 등은 고돌핀 아라비안의 피를 이어받은 자손들이다. 바이얼리 터크의 혈통은 현대에서 사실상 소멸되었다. 이처럼 현재 활약중인 또는 과거에 활약했던 전세계의 경주마들은 모두 3대 시조의 자손이라고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3대 시조들은 지금으로부터 300년 이상 된 선조들이란 점에서 21세기 전세계에 분포되어 있는 수많은 경주마들을 이들 3대 시조로만 표현하기란 무리가 따른다.
더 빠른, 더 강한 경주마를 생산하기 위해 생산자들은 많은 고민을 해왔고, 그러한 결과로 드물지만 후대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경주마를 탄생시켰다. 20세기초 ‘이클립스’의 부계자손 가운데 ‘Phalaris’라는 경주마의 출현은 현대 경주마의 또 다른 시조로 평가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노던댄서’, ‘미스터 프로스펙터’의 시조가 다알리 아라비안 이었다면, 보다 현시점에 가까운 조상이 바로 ‘Phalaris’인 것이다. 그래서 혈통 전문가들은 ‘Phalaris’를 후대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씨수말로서 “Phalaris계열”로 혈통을 재정립하게 되었다. 이같이 한 경주마가 유전적으로 후대에 큰 영향력을 미친 경우 그 씨수말을 하나의 계열로 인정하게 되었고, ‘세인트 사이몬’, ‘하이페리온’ 등이 모두 이러한 씨수말 계열에 해당하며 현대 경주마의 3대 주류계열로 일컬어지는 ‘나스룰라’, ‘네이티브댄서’, ‘턴투’ 등도 같은 경우에 해당한다.
왜 부계라인(Sire Line)은 중요한가
특정 씨수말과 외조부마(모마의 부마)의 크로스를 “닉스(Nicks)”이라고 하며, 더욱 확대하여 설명하자면 특정 부계와 특정 외조부계의 결합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여기에는 근친 또는 계통 교배와의 상관관계도 있지만 생략하기로 한다.
생산자들은 더욱 양질의 경주마를 배출하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거쳐 끊임없이 연구한 결과, 이러한 닉스 패턴을 통해 더 나은 후대혈통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현재 경주마의 교배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특정 씨수말과 외조부마의 배합이 항상 동일한 형질의 자마들을 배출하는 것일까. 답은 그렇지 않다 이다. 하지만 특정 씨수말과 외조부마의 배합은 대체적으로 비슷한 성향의 자마들이 출현하기 때문에 바로 “닉스”라는 이론을 완성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그 배경에는 바로 부계라인의 성향이 유전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요약할 수 있겠는데, 예를 들어 국내 씨수말 가운데 “노던댄서계”로 분류되는 ‘리비어’의 경우 모마 ‘씨밥’을 통해 ‘내츄럴나인’을, 모마 ‘그레이크레스트’를 통해 ‘백파’를 배출했다.
현재 국1군에서 좋은 성적을 나타내고 있는 ‘내츄럴나인’과 ‘백파’의 공통점이라면, 바로 이들의 부계라인 즉, 외조부계 라인이 모두 “네이티브댄서계”로서 부마 ‘리비어’의 부계 “노던댄서계”와 외조부계 “네이티브댄서계”의 배합으로 좋은 경주마를 탄생시켰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부계라인은 그 유전력이 막강하다는 이유로 몇 대에 걸쳐서 그러한 성향을 후대에게 전달하고 있고, 우리는 이러한 성향을 충분히 교배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씨수말의 부계
지난 1998년 “국적있는 경마시행”의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한국마사회는 양질의 씨수말을 도입해 왔다. 그러한 결과로 2008년 현재 한국마사회와 민간목장이 보유한 씨수말은 등록된 수만 총 97두나 된다. 이 가운데 한국마사회 보유 씨수말은 22두이며, 생산자협회에 기증한 씨수말까지 합하면 모두 31두나 돼 양적으로는 분명 엄청난 성장을 한 셈이다.
다음은 부계열 별로 정리된 주요 씨수말 리스트다. 계열의 분류기준은 후대에 큰 영향력을 미친 부마를 선정하였으며, 이것은 개인의 차이가 있음을 밝혀둔다.
<표1. 국내 주요 씨수말 부계 혈통별 리스트>
| 계열 | 씨수말(부마 또는 조부마) | 소유자 |
| 나스룰라 | 더그룸이즈레드(블러싱 그룸) | 제주생산자협회 |
| 나스룰라 | 아처시티슬루(시애틀 슬루) | 페가수스 |
| 노던댄서 | 디디미(딕시랜드 밴드) | 한국마사회 |
| 노던댄서 | 나이트드리머(새들러스 웰즈) | 한국마사회 |
| 노던댄서 | 엑스플로잇(스톰캣) | 한국마사회 |
| 노던댄서 | 리비어(리파르) | 제주생산자협회 |
| 노던댄서 | 컨셉트윈(리파르) | 내륙생산자협회 |
| 노던댄서 | 사이코배블(니진스키) | 내륙생산자협회 |
| 노던댄서 | 크릭캣(스톰캣) | 늘푸른목장 |
| 미스터프로스펙터 | 듀앨러티(씨킹더골드) | 한국마사회 |
| 미스터프로스펙터 | 볼포니(파피아노) | 한국마사회 |
| 미스터프로스펙터 | 커멘더블(곤웨스트) | 한국마사회 |
| 턴투 | 로스트마운틴(칵스 릿지) | 한국마사회 |
| 턴투 | 포트스톡턴(스톱 더 뮤직) | 제주생산자협회 |
| 턴투 | 본비반트(할로) | 레이싱미디어 |
| 다마스커스 | 다이스댄서(오지지안 | 코리아호스 |
| 인리얼리티 | 샤프어필(밸리드 어필) | 한국마사회 |
| 리보 | 퍼시픽바운티(호이스트 더 플래그) | 한국마사회 |
| 페어웨이 | 로드오브워(브리가디어 제라드) | 제주생산자협회 |
국내 씨수말의 부계열 분포는 “노던댄서”가 단연 압도적이다. KRA와 민간목장을 합쳐 “노던댄서계”의 씨수말은 모두 38두로, 전체의 39%에 달한다. 이 것은 전 세계 씨수말의 분포 역시 노던댄서 계열이 가장 많다는 점에서 국내외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같은 계열의 씨수말이라 하더라도 씨수말의 부마 또는 조부마에 따라서는 그 자마의 성향이 다르다는 점이다.
예로서, 리딩사이어 ‘스톰 캣’과 ‘니진스키’는 같은 ‘노던댄서’의 후손이지만, 2두의 씨수말은 현역당시에도 매우 대조적인 거리적성과 성장형태를 보인 바 있다.
현역시절 평균 우승거리 1,326M의 ‘스톰 캣’은 그 자마들 역시 대체로 중단거리형의 마일러 였으며, ‘스톰 캣’이 2세와 3세에 걸쳐 전성기를 누렸던 점도 자마들에게서 그 성향을 엿볼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니진스키’의 경우 영국 삼관경주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할 만큼 중거리에서 장거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거리적성을 보인 바 있으며, 그의 자마들도 대부분 스테미너 위주의 마필들이 배출되었다는 점에서 2두의 마필은 확연한 차이점을 지니고 있다.
앞서 “닉스”에 대해 언급하면서, 일정한 부계와 외조부계의 결합이라고 설명한 바 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특정 씨수말과 특정 암말의 결합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정의가 될 것이다. 결국 우리가 부계를 중심으로 “닉스”의 해법을 찾아 나가고 있지만, 보다 세밀하고 공식화된 “닉스”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큰 범위인 부계는 물론 거기서 세분화된 부마 혹은 조부마에 따른 닉스패턴을 이끌어 내는 것은 중요한 작업인 것이다.
부계별로 정리된 <표1>씨수말리스트에서 부마 혹은 조부마를 기술한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해외 씨수말의 닉스(Nicks)
혈통분석의 본질은 어떤 부마와 어떤 모마가 결합해야만 더욱 강력한 경주마가 나올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국내 씨수말을 토대로 그 성향을 분석하고 과연 어떤 씨암말과 결합해야만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 낼 것인가는 생산산업을 주도하는 한국마사회와 생산자 그리고 그 외의 혈통분석가 들의 과제일 것이다. 이를 위해 위에서 언급했던 “닉스”라는 힌트를 통해 우리는 최적의 씨암말 즉, 좋은 닉스배합의 부계와 외조부계의 결합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겠다.
그렇다면, 그에 앞서 좋은 닉스의 표본은 어떤 것일까. 이미 국내 씨수말들이 배출한 자마들을 통해 닉스 표본을 추출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씨수말에 따라서는 그 표본개체수가 작은 경우가 대다수인 만큼 보다 검증된 선진 경마국의 사례를 토대로 우리 씨수말의 배합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으로 본다.
다음은 해외 주요 씨수말의 부계와 그의 대표 자마들의 외조부계 리스트다.
<표2. 해외 주요 씨수말 부계별 리스트>
| 계열 | 씨수말 | 주요자마(외조부마) |
| 나스룰라 | Seattle Slew | A.P. Indy(Secretariat) |
| 나스룰라 | Blushing Groom | Rahy(Halo) |
| 노던댄서 | Nijinsky | Royal Academy(Crimson Satan) |
| 노던댄서 | Storm Cat | Giant`s Causeway(Rahy) |
| 노던댄서 | Sadler`s Wells | Galileo(Miswaki) |
| 노던댄서 | Dixieland Band | Dixie Union(Capote) |
| 미스터프로스펙터 | Gone West | Grand Slam(El Gran Senor) |
| 미스터프로스펙터 | Fappiano | Unbridled`s Song(Caro) |
| 미스터프로스펙터 | Smart Strike | Curlin(Deputy Minister) |
| 턴투 | Halo | More than Ready(Woodman) |
| 턴투 | Roberto | Dynaformer(His Majesty) |
| 다마스커스 | Damascus | Ogygian(Royal Charger) |
| 인리얼리티 | Valid Appeal | Successful Appeal(Fortunate Prospect) |
| 리보 | Pleasant Colony | Pleasantly Perfect(Affirmed) |
본 특집기획은 28일(토요일자) 발행본에서 계속됩니다.
서석훈 편집국장 ranade@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