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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출총량 폐지 및 온라인 베팅 재개 필요
한해를 마감하면서 항상 다사다난이라는 표현을 하지만 경마산업계는 올해 다사다난이라는 단어를 온몸으로 실감해야 했다.
말산업육성법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에 들어가면서 전국 지자체들의 뜨거운 관심과 승마 활성화로 인한 관심 증폭으로 경마산업은 이미지 개선과 더불어 경마를 말산업에 포함하여 기간산업으로의 도약을 꿈꿀 수 있게 되었지만, 경마산업의 그늘을 보면 불황이 없다던 속설이 무색하게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사감위가 정한 매출총량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경마산업은 성장세가 둔화된 상태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활황세를 보였던 경마산업이 이렇듯 정체된 모습을 보이는데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각종 규제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사감위는 합법사행산업에 대해 각종 규제책을 실시하고 있는데, 규제계획의 세부사항인 장외발매소 축소, 교차투표 제한, 전자카드 발급, 온라인 베팅 폐지 등 대부분 마사회에 초점이 맞춰져 한국마사회의 위기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 마필산업의 위축을 불러왔다.
사감위는 오류와 부실로 얼룩진 기본자료를 토대로 규제계획안을 만들면서 각계로부터 우려와 지적을 받았고, 반발이 거세지자 계획안을 다시 검토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그 약속을 헌짚신 버리듯 내팽개치고 끝내 원안을 강행하면서 위원회의 존재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노력만을 해왔다.
그동안 사감위의 출범과 더불어 마필산업계는 물론이고 농축산단체가 똘똘 뭉쳐 사감위법에서 경마산업이 제외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으나, 결국 사감위는 경마산업을 사행산업의 주요 타켓으로 한 강경한 규제책 지속하고 있다.
사감위는 매년 경마매출을 줄여 2013년까지 GDP 대비 0.58% 수준으로 조정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장외지점의 축소와 전자카드 도입을 종용하고 있다.
사감위의 탄생 배경은 불법사행성게임물인 ‘바다이야기’ 파동으로 인해 사회문제가 된 불법게임도박을 단속하기 위해 출범했지만, 아직 불법게임산업은 현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제도권 내 합법적인 사행산업에만 강한 규제책을 강행해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결국 이러한 사감위의 장외발매소 축소 정책은 마사회를 압박해 무리한 지방 장외발매소 추진으로 이어져 순천지점 개장과 관련해 수많은 논란이 야기되었고, 또다시 서초장외발매소의 추진이 무산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감위는 장외발매소를 축소하는 대신에 본장 위주의 경마시행을 주장하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하는 경마장 건설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제4경마장 건설을 추진중인 영천경마장이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사감위는 영천경마장 건설 계획안을 승인하는 조건으로 무조건적인 전자카드 도입과 3개 장외발매소 축소라는 요구조건을 수용할 것을 강요했고, 마사회는 1개 장외발매소 축소와 영천경마장의 전자카드 전면사용을 수정계획에 포함하였다.
사감위의 경마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스포츠토토에 대한 증량 발행 및 매출총량 제외에 이어 최근 연금복권의 인기몰이로 급격한 매출 신장을 보이는 복권위가 매출규모를 늘려줄 것을 요청하고 나서며 매출총량제 폐지 주장과 형평성 논란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감위는 지난 6월 스포츠토토측에서 2011대구세계육상대회·2014아시안게임·2015광주U대회 지원법, F1지원법에 따라 올해 103회 803억원 증량 발행을 요청하자 국제경기 지원명목으로 증량발행 허용 및 매출총량에서 스포츠토토를 제외시켰다. 당시 관리부처인 문광부는 스포츠토토의 총량폐지를 조건으로 사감위의 순매출액의 1%를 도박중독 부담금 부과를 수용했다.
또한 로또 열풍이 전국적으로 불면서 사감위는 복권 매출을 상향조정해주었지만, 올해 3조원 돌파가 유력해지면서 급기야 판매중단을 권고하기에 이르렀다.
올해 상반기에는 불법온라인도박으로 인해 전국이 들썩거렸다. 지난 2월 한 물품보관소 대여금고에서 불법도박사이트를 운영해서 부당 이득한 현금 10억원이 발견된 뒤, 불과 두 달여만에 전북 김제의 마늘밭에서 110억원이 넘는 현금이 발견되면서 전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불법사설도박이 급격하게 사회 이슈로 떠오르면서 이를 근절하기 위해 검찰, 경찰은 물론 사감위에서도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지만 불법사설도박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5-6년 전 도박성 게임 ‘바다이야기’가 전국을 뒤흔들었고, 당시 당국이 도박성 게임을 마약에 준하는 범죄로 규정하고 대대적 단속에 나서면서 오프라인 게임장 도박은 사회적 지탄을 받으며 수면아래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국가적인 차원에서 불법사설도박을 단속·예방하기 위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출범하는 단초가 됐다.
불법사설도박에 대한 염려는 이미 사감위 출범 당시부터 지적된 부분이다. 합법적 사행사업들의 지적에도 사감위는 불법사설도박에 대한 단속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관리감독이 수월한 합법적 사행산업에 대한 규제만을 강화하면서 오히려 불법사설도박을 양성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당시 합법사행산업 시행체들은 사감위의 합법사행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풍선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지만, 사감위는 한 시민단체의 ‘기관차 효과’를 앞세워 합법사행산업에 대해 더욱 규제를 강화하면서 역효과를 키웠다.
사감위가 합법사행산업을 통제하고 규제하는 동안 불법사행행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2009년 합법사행산업 즉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 복권 스포츠토토의 매출은 모두 16조5천억원이었다. 반면 사행성게임물 사설경마 등 불법사행행위의 매출액은 적게는 21조6천억원에서 많게는 88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21조6천억원-28조8천억원, 아주대산학협력단은 53조원, 기획재정부는 63조원, 국가정보원은 88조원으로 불법사행행위 매출액을 추정하고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사감위가 불법사설도박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가 뒤늦게 적극 대응하겠다고 나선 점이나, 이것을 기회로 사감위 권한을 강화하는 개정법안 국회 통과에 노력한다는 사감위의 발표는 쓴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일부에선 한국경마는 정부입장에서 보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세금을 뽑아내고 있는 알토란같은 기업체로 보이겠지만, 이러한 기형적인 비용구조가 한국경마의 질적 저하를 가져온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경마를 산업으로 보지 않고 세수확보를 위한 방편이라는 숨은 생각이 오랫동안 올바른 발전을 위한 투자를 가로막고 성숙한 경마문화 정착을 저해했다.
현재 한국경마는 위기와 기회의 갈림길에 서 있다. 말산업육성법 시행으로 말산업이 새로운 산업으로 부각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지만, 한편으론 사감위의 규제가 지속되면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말산업 육성을 추진하기 위해 대규모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칫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위기에 놓인 것이다.
말산업을 농어촌의 대체산업화와 국가기간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선 과도한 세수 부담을 줄이고 말산업에 직접적인 투자분을 확대하고, 경마질 향상 등을 위한 경마산업 자체에 재투자를 해야 한다.
말산업을 선도하고 충실한 재원을 지원하기 위해선 우선 경마산업에 대한 사감위의 과도한 규제를 완화하거나 아예 사행산업에서 경마를 제외시켜야 한다. 또한 불법사설도박을 근절해 경마산업 발전을 지원해야 한다. 건전한 경마를 확대하기 위해선 억지 폐지된 온라인 베팅을 부활시켜야 한다. 온라인 베팅이 재개되면 지속적으로 마찰이 생기는 장외발매소의 축소나 환경개선이 획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