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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결팀, “기수들의 어려움 토로로 어쩔 수 없는 결정”
-주로팀, “모래주로의 특성으로 인한 것으로 이에 대한 동업자적 정신이 필요”
104년만의 가뭄 속에 30일(토) 새벽까지 줄곧 내렸던 비가 결국 서울경마공원의 경주 취소 사태로까지 번졌다.
서울경마공원에서 폭우 및 폭설로 인한 경주 취소 사태는 일부 취소를 포함하여 2006년 이래로 7번째의 사태로 1년에 한 번 꼴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 사실. 이 중 시야확보 불량이 원인인 경우는 대부분 일부취소이고 주로 불량을 이유로 전 경주가 취소되었던 것은 2006년 12월과 2008년 3월 이후 3번째다. 대부분의 경마팬들은 “금요일 오후부터 많은 양의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음에도 이에 대한 대책이 미비했던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29일(금) 저녁부터 내린 비의 양은 기상청 발표 100.5mm였고, 마사회 주로팀 자체 집계는 121mm였다. 과거 주로 불량을 이유로 경주가 취소되었을 때의 최고 강수량은 1998년 8월 8일의 208.1mm(기상청 집계 기준, 잔여경주 취소)이고 최저 강수량은 10mm(기상청 집계기준, 2008.3.30., 전 경주 취소)였다. 경마 취소에 적용되는 폭우의 기준을 강수량만으로는 비교할 수는 없다는 결과다.
이에 대해 재결팀에서는 “서둘러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했고 4코너 부근의 노면이 일부 유실되는 등 상당히 불량한 것을 관계자들과 함께 확인한 후 결국 기수들의 안전상의 이유로 경주취소를 최종 결정했다.”고 취소의 배경을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경마공원 기수협회측은 “새벽 훈련을 어느 정도 실시한 이후 노면이 유실된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로 인해 기수 한 명이 크게 부상을 입는 등 안전하고 공정한 경마 시행이 어렵다고 판단, 마사회 측에 경주 취소 의견을 개장 전에 전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마 시행 주체의 일원으로서 경주 취소라는 극단적인 사태를 막기 위해 다방면으로 모색해봤으나 주로 보수가 지체되면서 어쩔 수 없이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주말 내내 가장 애를 먹은 주로팀에서는 “모래 주로의 특성상 갑작스런 비에 의해 일부 모래가 쓸려나가는 현상은 막을 수 없다. 배수일변도의 주로관리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나 무엇보다도 모래주로의 단점과 한계가 존재하는 만큼 이에 대한 이해와 함께 해결해 나가려는 ‘동업자의식’과 양보의 미덕이 필요하다. 새벽훈련을 멈추는 한이 있더라도 주로를 보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 아쉽다.”며 실무진으로서의 고충을 토로했다.
결국 각 시행 주체별의 입장 차이를 미리 조율할 수 있는 소통창구의 부재가 얄궂은 경마팬들의 헛수고를 부추기는 꼴이 되었다. 주로팀의 ‘보수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재결팀의 ‘경주취소는 극단적인 상황’, 기수협의 ‘기수와 마필의 안전보장’의 세 가지 요구사안이 충족될 수 있는 대안이 있었다면 경주취소 사태로까지 빚어지지 않았을 인재(人災)이기에 경마팬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까울 뿐이다.
김지영 기자 olympus77@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