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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영 본지 발행인 경마계 입장 공술
이경숙 의원(열린우리당)이 대표 입법 발의한 사행산업통합감독기구 설치 법안과 관련해 20여명의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지난 14일(월) 오전 11시경부터 국회 본관 6층 문화관광부위원회 회의실에서 문광위 주최로 이경숙 의원이 발의한 사행산업통합감독기구 설치 법안과 관련된 공청회가 개최됐다.
당초 10시경 시작될 공청회는 이날 국회에서 새해예산심의 관계로 의원총회가 길어지면서 1시간여 지연되어 시작했다.
이미경 문화관광위 위원장의 주재하에 시작된 공청회는 각계의 입장을 대표하는 5명의 공술인이 각각의 의견을 발표하고, 여기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질문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술인으로는 경마계에서 김문영 본지 발행인, 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합동사무처장), 박진경 관동대 체육학과 교수,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이우갑 신부(도박산업 규제 및 개선을위한 전국네트워크 공동대표) 등이 참여했다.
우선 가장 먼저 공술에 나선 김남근 변호사는 “도박산업은 사람이 사는 곳에서 먼 곳에 설치돼야 한다”고 운을 띄운 뒤, 경마장이나 경륜장, 카지노 등이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했지만 요즘은 장외발매소가 도심속에 생기면서 사회적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다양한 사행산업이 생겨나다보니 수익성이 떨어지고 사행성을 강화하고 있는 실정으로 이대로 방치하면 심각한 문제라며 점검과 대안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행산업통합감독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감독기구는 위상을 생각할 때 국무총리 산하로 가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두 번째 공술자로 나선 김문영 본지 발행인은 공술을 통해 “경마는 사행산업이 아니다”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전세계적으로 경마를 시행하고 있는 120여개국중 경마를 사행산업으로 간주하는 나라는 없다는 것이었고, 사행산업에 대하여 법률적 정의는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특례법 제2조에 정의되어 있다며, 사행업이란 특정한 표찰을 발매하고 다수인으로부터 금품을 모아 추첨 등을 통하여 당첨자에게 재산상 이득을 주고 다른 사람에게 손실을 주는 행위를 하는 영업을 말한다고 밝혔다. 또한 사행산업의 종류로는 복표발행업, 현상업, 회전판돌리기업, 추첨업, 경품업 등을 예시한다며, 사행산업의 사전적 의미로는 뜻밖의 행운 즉 우연성이나 요행에 승패를 걸어 횡재를 추구하는 행위를 일컫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경마산업에 대해 3차 산업만을 놓고 사행산업 운운하고 있지만 생산부터 서비스까지 이어지는 전체적인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얘기하고 오히려 경마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에 대체산업으로 장려되어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박진경 관동대 체육학과 교수는 사행산업통합감독기구 설치는 의미있는 일이라고 전제하고 감독위원회에 대해 전체적으로 찬성을 하지만 명칭에 대해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행산업이라는 명칭을 쓰는 것은 학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마, 경륜, 경정 등이 모두 스포츠에서 파생된 베팅산업으로 사행산업과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행산업통합감독기구 설치에 앞서 불법도박과 인터넷, 스크린 경마 등이 먼저 근절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박 교수는 참여정부에서 각종위원회를 신설해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사행산업의 시행목적이 기금조달수단이 아니고 국민들에게 건전한 여가활동 기회를 제공하는데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빠른 출범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편 서천범씨는 이경숙 의원안에 대해 위원회를 문화관광부가 아닌 국무총리 소속으로 두되, 실무집행멉무는 사행산업과 직접 관련된 부처에서 관장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그리고 위원회 구성에서도 민간위원 구성시 비영리 민간단체에서 추천한 자와 사행산업 관련분야의 전문성의 갖춘 자로 해야 한다고 제기했다.
마지막 공술인으로 나선 이우갑 신부는 “도박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도박의 문제점은 노동가치를 부정하는데 있다며 현재 도박중독자가 400만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국민을 파탄시키는 기금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기구 안건은 법안의 지향점이 예방과 건전화가 최우선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밝히고는 문광부 산하 설치에 집착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피력했다.
공술인들의 공술이 끝이 난 뒤 국회의원들의 질문 시간이 이어졌는데, 각각의 국회의원들이 궁금한 사항을 공술인을 지적해 응답을 듣는 형식이었다.
다음은 국회의원별 질의, 응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 김재홍 의원(열린우리당)
사행산업에 대해 규제와 진흥이 병행되어야 한다. 사행산업에 대해 규제일변도의 정책으로는 막을 수 없다. 이런 규제는 오히려 도박중독자를 해외로 유출하고 있다. 병리현상은 치유책을 마련하면 된다. 사행산업을 건전한 오락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좋다. 사행산업은 규제와 육성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보는데...
- 서천범 소장 : 2004년 사행산업이 감소했지만 이에 반해 불법도박이 늘어 경제를 악화시켰다.
- 이우갑 신부 : 규제와 육성을 함께 해야 한다는데는 동의한다.
◎김충환 의원(한나라당)
총량기준을 정하면서 수익구조계획에 따라 수입구조를 제한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김남근 변호사 : 예전에는 정당하다고 봤지만 현재는 의문이다. 개인의 참여 횟수나 한도를 규정해야 한다. 현재에도 한도를 정해놓고 하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없다. 앞으로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
- 김문영 발행인 : 현실과 괴리가 있다. 마권구매 상한선을 정해놓은 나라는 전세계적으로 한나라도 없다. 경마의 경우 마권구매 상한선을 정해놓음으로써 오히려 사설경마가 증가하는 등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 마권구매 상한선은 부자들이 자유롭게 마권을 구입하지 못해 세금한푼 내지않는 사설경마 횡행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양극화를 해소하고 내수경기 진작을 위해서도 부자들이 돈을 쓸수 있는 기회를 열어놓아야 한다.
◎이경숙 의원(열린우리당)
사행산업이 심각한 것은 지자체가 세입 확보를 위해 장외를 설치하거나 카지노 등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경마장 옆에 경륜장이 생기고 있어 통합과 규제가 필요하다.
사행산업을 규제만이 아니라 건전 오락으로 육성해야한다는 것은 공술인과 같은 생각임을 이해 바란다. 총량 규제에 대한 기준은 무엇이 되어야 하나
- 서천범 소장 : 강원랜드의 경우 총매출을 고객 지출을 기준으로 한다. 골프 등 정확한 통계를 모른다. 이런 근거자료를 강력히 요구하고 강력한 법이 만들어져야 한다.
◎손봉숙 의원(민주당)
법안 상정이 카지노에 대한 것과 한데 합쳐져 사행산업통합감독위가 되었다. 국무총히 산하에 두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정무위원실에 법안을 상정중이다.
모든 사행산업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 건전레저산업으로 정착하자는 얘기다. 경마가 농촌에 도움이 되고 축산진흥 발전에 기여하는 등 국가적으로 중요하다. 앞으로 이런 지원은 사행성 산업에서가 아니라 정부 예산으로 지원해야 한다.
정부가 허가한 산업이 중독자를 양성하는 것이다. 별도로 법안을 마련 도박 중독 치료센타의 설립을 건의할 예정이다.
◎심재철 의원(한나라당)
사행산업이라는 본질 자체가 애매하다. 정도와 조절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개념을 다시 얘기 해달라.
- 이우갑 신부 : 사행산업의 문제점은 중독성이 아니라 노동의욕을 상실하는 것이다.
- 김문영 발행인 : 경마는 경주마를 생산하고 육성하는 1차산업에서 시작해 2차산업과 3차산업 그리고 4차산업까지 완벽한 조화를 이뤄야 하는 특징이 있다. 흔히 일반적인 사행산업들은 3차산업에만 국한되는 특징이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경마는 사행산업이 아니라 엄밀히 축산업이 시작으로 볼 수 있다.
- 김남근 변호사 : 법적으로 사행산업을 전제하고 있다, 다만 장외발매소의 도심 진출을 규제하자.
- 박진경 교수 : 상품 속성상 복권이나 카지노는 아무 생각없이 우연을 기대하는 것이고, 스포츠 상품은 분석과 노력이 필요하다. 결코 함부로 사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하나로 생각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김재윤 의원(열린 우리당)
지난해 사행산업으로 1인당 15만원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박이냐 놀이냐 논란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이우갑 신부 : 사행산업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총량제를 실시한다면 불법도박을 규제할 수 있을 것이다.
- 김문영 발행인 : 경마는 경주마 없이 불가능한 산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축산업 즉 1차 산업이 모태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경마산업을 사행산업에 포함시킨다면 세계적 비웃음거리가 될 것이다.현재의 시스템도 국제적 기준에 맞지 않는 규제정책이 많이 있는데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 박진경 교수 : 놀이와 도박은 구분되어야 한다. 적절한 규제를 통해 건전한 오락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취재후기〉
‘경마는 사행산업이 되어서도, 될 수도 없다’
경마를 보고 지낸 시간이 너무나 길어설까? 일상생활이 되어버린 경마. 이번 문화관광부에서 열린 공청회는 그 경마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을 다시금 뼈저리게 느끼는 기회가 되었다.
경마를 바라보는 문화관광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의 시각은 단지 사행산업의 하나, 나아가 사행산업을 대표하는 것이 경마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을 만큼 냉담했다.
문광위가 개최한 공청회에 참석한 의원들의 주된 관심사는 바로 사행산업통합감독기구를 문화관광부에 설치하느냐, 국무총리 산하에 설치하느냐로 압축이 되고 있었다.
질의와 응답은 의원들의 개인적인 색깔이 드러나는 듯 했지만, 우선 자신의 주장과 비슷한 공술인에게 친근감을 피력하기도 하고, 노골적으로 주장에 동의를 표하기도 했다.
문광위에서 열린 공청회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사행산업통합감독기구 설치가 필요한가? 그리고 거론된 해당 사업들이 사행산업에 포함되는 것이 맞는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논의하기 보다는 사행산업통합감독기구 설치를 어디에 하는가로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는 손봉숙 의원과 이경숙 의원의 편가르기를 하는 듯 했다.
과거 경마가 문화관광부 소속으로 있던 때가 있다. 불과 얼마전까지....
하지만 문화관광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누구도 경마에 대해 정확한 인지를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였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공청회 자리에서 너무나 뚜렷하게 드러났다.
경마를 얘기할 때, 그동안 사회각계는 각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잣대로 저울질 했다. 도박으로 인한 파산자를 양산하는 사회악이라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고 오래된 경마의 이미지다. 반대로 위정자의 입장에서 단일기업으로는 가장 큰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고, 자기 사람에게 자리를 만들어주는 낙하산 기업으로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공청회가 끝나고 경마를 사행산업으로 몰고 가려는 이경숙 의원과 손봉숙 의원이 공히 경마계를 대표해 공술인으로 나선 김문영 본지 발행인에게 악수를 청하며 “경마를 제재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장외지점과 불법도박 등을 막자는 얘기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들이 얘기하는 것은 모순점이 있다. 과연 경마가 사행산업으로 지정을 받게 되더라도 불법적인 고리만 끊을 수 있다는 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기구가 설치되면 경마는 카지노나 복권 등 요행을 바라는 사행산업과 동일시되어 경마팬 역시 요행이나 바라는 진정한(?) 도박꾼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경마는 결코 사행산업이 되어서는 안되고, 될 수도 없는 것이다. 우리는 경주마 생산을 통해 경마산업을 국가기간산업으로 키운 외국의 사례를 보았다.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 등의 예를 볼 때 전체 산업을 총망라하는 경마산업의 무궁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