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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뜻밖의 ‘경마부정사고’ 충격 일파만파 확산 큰 시련
류승국 신임 회장이 취임해 새 회훈, 새 경영목표로 출발한 마사회는 1991년 경이적인 고도성장을 지속해 법인세 납세액 순으로 전년도 27위에서 16위로 뛰어 오르는 급격한 매출 신장을 보였다.
1조 매출시대 진입
1989년 서울경마장 과천 이전 후 신장을 계속해온 마권매출액(시행일수 128일)은 1991년 전년대비 39% 증가한 8255억 원을 기록했다. 성장률에서는 1990년(48.5%)에 미치지 못했으나 액수로는 2300억 원이 증가해 1조매출시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그러나 곧 진입할 것 같았던 1조 원대 돌파는 이로부터 3년 뒤인 1994년 이뤄졌다. 1992년 9276억 원, 1993년 9703억 원 등 1조 원 매출은 험난한 고지처럼 쉽게 정복되지 않았다.
과천시대의 화려한 개막 이후 눈부신 성장세는 수치로 입증됐다. 과천으로 옮긴 지 1년만인 1990년 12월 16일 11경주에서 역대 단일경주 최고매출액인 13억2000만 원을 기록햇다. 총매출액은 5940여억 원으로, 전년보다 48.5% 늘어났다. 다만 입장인원(약 260만명)은 전년도 대비 4.7% 증가에 그쳐 과열경마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3만 원 이하의 소액구매자가 전체의 93.5%에 이르러 과열 우려를 불식했다.
1994년 드디어 총매출액이 1조 원을 넘어선 1조7072억8491만 원을 기록, 저년대비 175.9%로 대폭 늘어났다. 총입장인원도 66.7%가 증가한 547만1902명(하루평균 5만8211명)이라는 경이적인 신장세를 보였다. 특히 연인원 547만명의 입장객수는 94년 프로야구 입장객 410만명을 크게 넘는 것으로 경마가 본격적인 대중레저스포츠로 자리잡아 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8월 20일부터 9월 10일까지 4주에 걸쳐 매주 토요일 시행됐던 야간경마가 4년만에 재개됐고, 과천선 전철개통, 고객편익시설 확충, 개인마주제 전환, 장외 지점의 지속적 증설, 골프장 폐쇄 및 주로내 경마공원 전면 개장, 계좌투표 등 내부여건 변화에 기인한 것이었다.
당초 1조원 매출은 1992년에 달성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그 해에는 목표액 1조160억 원에 884억 원이 부족한 9276억 원에 머물렀다. 129일로 계획한 시행일수가 9월 경마부정사고로 6일간 경주가 중단된데다 금요경마마저 폐지돼 시행일수가 14일 감소됐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은 전년대비 12%(1021억 원) 증가했다. 1992년 시행일수는 전년대비 89%(115일)였으나 매출은 12%, 입장인원(288만7000명)은 5% 늘어나 경마부정사고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입장인원에는 큰 영향이 미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최초 직영 송파지점 개장
마사회가 직영하는 최초의 장외발매소인 송파장외발매소가 1992년 1월 11일 문을 열었다. 송파직영장외발매소의 개장은 경마의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향하는 제2의 도약이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컸다. 당시에는 16개 장외발매소가 총매출액의 56%를 점하고 있었으나 경마의 이미지 쇄신에 전혀 기여하지 못한 채 낙후된 건물과 비좁은 공간, 그리고 환기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고객들의 큰 불평을 사고 있었다.
송파직영장외의 탄생은 1991년 4월 마약상습복용 혐의로 (주)경우레저(전 송파장외운영법인) 임직원이 구속된 사건을 계기로 1991년 6월 본회와의 계약이 해지되었고, 1992년 말 민간장외 폐쇄의지를 확고히 한다는 측면과 당시 진행 중이던 시범장외개설에 대비, 사전 경험 축적 차원에서 본회가 직영하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이 모아져 농림수산부의 승인을 얻어 개장에 이르게 됐다.
서울 송파구 석촌동 엄마손백화점 2·3층(연면적 600평·1983㎡)에 자리잡은 송파장외발매소는 2개월여 간의 수리를 끝내고 모두 27대의 발매기를 구비해 고객들을 맞았다. 개장 첫날에는 81명의 고객이 입장해 1억58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송파 장외에 이어 두 번째로 개장한 창동 직영장외발매소는 서울 도봉구 창동 대한 반호프빌딩내 연면적 1099평(4개층·3633㎡) 규모로 본회가 직접 건물을 매입해 2·3층은 일반실, 4·5층은 금연실로 운영했다. 개장 6일만에 가족단위의 고객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1400여 명이 몰려드는 등 쾌적하고 깨끗한 환경 덕분에 분위기가 한층 개선됐다. 특히 폭력배들의 시위를 사전에 봉쇄하기 위해 장외 주변을 전경들이 에워싸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직영 장외 개설 이후 사설경마, 맞대기 등 경마 불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엄격한 감사와 단속을 실시했으나 직원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전문 단속요원의 상주, 경찰과의 유기적인 협조체제 구축 등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민간장외발매소가 매출액 증대를 위한 경쟁으로 경마과열 조장, 장외운영권 이권화에 따른 운영권의 전매, 업주의 과다수익으로 인한 경마의 공익성 역행, 열악한 환경과 고객서비스 소홀 등 운영상의 각종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드러내자 마사회는 이를 개선할 목적으로 장외관리 자회사를 발족했다. 그러나 뚜렷한 성과가 없어 1989년 10월부터 장외발매소 장기 발전모형을 검토한 뒤 1991년 12월 중장기 장외발매소운영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이 결실로 송파·창동 장외발매소가 개장해 국내 장외발매소 운영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장외운영은 장기적으로 자회사 관리 또는 100% 출자 형태의 직영체제로 전환하고, 건물은 가능한한 자체건물을 확보하거나 장기임차한다는 것이 장외발매소 운영의 기본계획이었다.
마사회는 송파·창동장외 이외에도 서울을 권역별로 나누어 직영장외 설치를 추진했다. 1992년에 6개 지역에 각각 1000평(3306㎡) 규모의 중형장외를 설치할 수 있는 건물을 매입 또는 임차로 확보키로 계획을 세운 뒤 1993년부터 논현, 의정부, 구리, 부평, 선릉, 천호, 광명 장외발매소를 차례로 개장했다. 지방장외발매소는 TV중계 관계 문제와 지방경마장의 개설계획이 1994년 이후로 늦춰지는 등 제반여건이 성숙되지 않아 설치가 늦어졌다.
한편 장외발매소의 직영화에 따라 민간장외 발매소는 3년간(1990~1992년) 한시계약으로 운영되다가 1992년 말로 모두 폐쇄됐다. 1989년 2월 정부가 민간장외운영 개선책을 강구하라는 지시에 따른 후속조치였다. 이후 추진과정에서 유상인수 합의각서 파동과 민간장외 업주의 장외발매소 운영중지 정지가처분신청 등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계획대로 강남, 천호, 영등포, 안양 등 9개 민간 장외발매소가 폐쇄됐다.
전사적인 공정경마 캠페인 실시
1990년 들어 제2의 도약을 준비하며 힘찬 비상을 시도하던 마사회는 뜻밖의 경마부정사고로 시련을 겪게 됐다.
부정경마사건과 관련, 경영진이 교체된 뒤 신임 회장 부임을 계기로 공정경마구현 연중 캠페인을 실시하게 됐다. 1992년 부정경마사건 발생에 따른 조직 내 분위기 쇄신 계기 마련이 필요했고 성용욱 신임회장 부임 이후 부정 경마 척결을 위한 단호한 의지를 보여줄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캠페인은 사설경마, 맞대기 등 경마장 질서저해요인을 척결하기 위한 사전홍보를 시행하고 건전경마 관전과 참여분위기를 조성해 경마장 질서유지에 기여한다는 목표로 실시하게 됐다.
이를 위해 본장 및 장외 근무자, 종사원, 용역업체, 임대업체 근무자 등이 본장을 포함해 기존 장외 및 신규증설 직영장외에서 대대적으로 참가했다. 행사를 대외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해 플래카드·현수막·완장·리본 등을 활용했고, 경마장내 공정경마 분위기가 정착될 때까지 실시하기로 했다. 아울러 행사 후 분위기가 경마장내로 이어지도록 노력했다.
1단계로 1992년 12월 12일부터 1993년 3월말까지 매 경마일마다 전 직원이 참여했으며, 1단계 실시효과 측정결과에 따라 2단계 지속 실시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경마개최 부위원장이 총지휘한 이 캠페인에는 본장 984명, 직영장외 2개소를 비롯해 자회사 7개소, 민간장외 9개소 등 장외에서 809명을 포함해 참가자가 모두 2700여명에 이르렀다. 관람대 외벽에는 ‘더욱 정성껏 모시겠습니다’ ‘경마의 생명은 공정성 확보에 있습니다’라고 쓴 플랭카드가 부착되는 등 장외를 포함해 모두 76개의 플랭카드가 붙었고, 관람대 정면 골프장 내에는 직경 3m의 대형 애드벌룬을 띄워 분위기를 조성했다. 또한 제도개선 내용과 부정경마 신고를 요청하는 내용을 담은 고객홍보물 3만부를 제작, 배포했다.
한편 조교사 46명, 기수 72명 등 118명의 경마직 종사원들은 1992년 12월 14일 마사회 대강당에서 부정경마 척결을 위한 결의대호를 가졌다. 이들은 ‘부정요인 척결, 공정경마 구현’이라고 쓰인 어깨때를 두르고 공정경마를 다짐하는 결의문을 낭독했다. 조교사 등은 결의문에서 “건전하지 않은 교우관계를 청산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교우관계를 맺지 않는다”면서 “금지도니 경마정보 유출행위를 하지 않으며, 법과 제규정을 준수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행사는 마사부 자체 행사였음에도 보고를 받은 성용욱 회장 이하 임원들이 참석, 이들을 격려했다.
이에 앞서 11월 28일에는 마필관리사 180여 명이 조기단 숙소건물 2층 교육장에서 공정경마구현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고 10월 1일에는 본회 관람대 앞 광장에서 임직원 및 조기단 요원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정경마를 척결하고 공정경마를 구현하기위한 결의대회가 개최됐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어떤 명목으로도 외부와의 접촉을 피해 부정경마 척결에 앞장서며, 경마 공정성 확보를 위해 전력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 다음호에 계속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