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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가 한국경마혁신방안의 일환으로 레이팅시스템을 도입했다. 마사회는 레이팅제도 도입을 위해 지난해 연말부터 1∼2군 경주를 대상으로 레이팅을 부여하는 등 시범운영을 해온 바 있다.
2월 경마부터 본격적인 레이팅시스템이 적용되면서 레이팅이 부여되지 않는 6등급 경주를 제외한 모든 경주는 실제 출전등록이 이뤄지기 1주일 전에 레이팅에 따른 출전가능한 경주에 미리 사전 출전등록을 하게 된다. 바로 레이팅을 기반으로 한 출전마간 능력차를 감안한 부담중량을 정하기 위한 것이다. 사전 출전등록을 한 말들은 해당경주에서 경주마들의 능력차에 따른 각기 다른 부담중량을 부여받고 최종 출전등록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핸디캡 경주가 6등급 경주를 제외한 모든 경주로 확대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과거 사전출전등록을 한 후 핸디캡 중량이 부여된 후 최종 출전등록을 다시 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경마팬은 물론이고 현장에 있는 일부 경마관계자들도 레이팅과 레이팅시스템에 대해 아직 생소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해부족으로 인해 절차만 까다로워진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본지에서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레이팅과 레이팅시스템에 대해 살펴보고,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한국경마를 보다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겠다.
▲ 레이팅이란 과연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로 살펴보면, 레이팅이란 ‘등급’, ‘평가’, ‘평점’ 등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경마에서 사용되는 레이팅은 ‘평가 또는 등급’에 가까운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현대 경마는 단순히 말들의 능력을 비교하는 데에서 발전을 거듭해 이제는 경마팬들에게 베팅의 즐거움을 주기 위한 경마로 더욱 큰 뜻을 가지게 됐다. 때문에 보다 박진감 넘치는 경주와 출전마들의 우승 기회를 평균화하기 위해 출전마의 능력에 따라 외적인 경주여건(부담중량)을 부여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부담중량 차별화의 기준이 되는 경주마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 바로 레이팅 부여다.
과거 승군점수 체계에서 경주마가 입상하면 승군 점수를 획득하듯 레이팅도 경주마의 성적에 따라 증량되거나 감량된다. 즉, 레이팅이란 경주에 출전하여 보여준 경주마의 경주능력에 따라 경주마의 능력을 수치화한 경주마 능력평가 지수로 이해할 수 있다.
경마에 있어서 레이팅은 경주마의 경주능력에 따라 일반적으로 1∼140 구간에서 결정되며, 능력이 우수한 경주마일수록 레이팅도 높게 부여된다. 즉 상위군의 말이 하위군 말들보다 높은 레이팅을 부여받게 된다.
레이팅이란 단어 자체는 경마팬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다.
한국마사회는 2008년 경주마능력평가를 발표하면서 이전까지 부담중량으로 경주마 능력을 평가하던 방식에서 점수 즉, 레이팅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전까지의 레이팅 점수는 상위군에 국한되어 기간별 경주마 순위를 매기는데 그쳐왔다.
레이팅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 번째로 자국의 레이팅 시스템 운영을 위해 관리되는 국내 레이팅(Domestic Rating)과 둘째로 국제공인 경마대회(대상경주)에 출전한 세계 상위권 말들에게 부여되고, 세계주요 경마대회 출전마 선정, 경마대회의 등급 결정(GⅠ∼ GⅢ, Listed) 및 국가분류(Part Ⅰ∼Ⅲ) 결정 기준이 되는 국제 레이팅(International Rating)이 있다.
국내 레이팅과 국제 레이팅으로 분류하는 이유는 국제경주에 출전하는 자국 말 두수가 적고, 출전횟수도 적어 국제 레이팅을 자국 레이팅에 직접 적용하면, 타 말들의 레이팅에도 큰 영향을 미쳐 자국 레이팅 시스템 운영에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제경주에 출전하여 양호한 성적을 거두었을 경우, 해당 말의 국내 레이팅을 소폭 증량하는 정도이다.
마사회가 레이팅제도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게 된 이유로 내세우는 것은 ‘경주 흥미 및 박진감 제고’이다.
현재의 수득상금에 따른 군체계에선 경주마별 능력차가 심해 박진감이 떨어진다며, 경주마 능력에 기반한 경주편성을 하게 되면 박진감이 제고되어 경주에 대한 흥미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레이팅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매주 경마 종료 후 각 경주의 경주편성 강도, 도착 순위, 도착차, 성·연령, 적성거리, 주파기록 등을 토대로 출전마의 경주능력을 평가하여 경주 후 레이팅을 부여하고, 레이팅이 비슷한 말끼리 경주를 편성하겠다는 것이다.
승군점수체계에선 상금 누적만이 있고 감소가 없는 관계로 모든 말들은 상위군으로 올라갈 수 있고 능력저하에 따른 하향조정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레이팅시스템 하에서는 경주마 능력 변화에 따른 등급 조정이 가능해져 일정부분 경주마 활용률이 향상될 수 있다.
상금편중 현상을 보완하는 데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레이팅에 따른 핸디캡 경주시행으로 출전마의 입상기회 균등화 → 특정 말·마주의 상금독식 현상 저하 → 전체 마주 수지 개선 → 말 관계자들의 경마 참여 의지 확대 → 박진감 넘치고 최선을 다하는 경주시행이 가능하다고 마사회는 밝히고 있다.
한켠으로는 한국경마의 세계화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트국 지위 상향조정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세계와의 경쟁을 통해 경마에 절대적으로 불리해진 국내여건을 바꿔보려는 이유도 상존하고 있다. 세계경마국이 보편적으로 적용하는 레이팅시스템을 한국경마에 적용함으로써 국내 경주마의 해외 경마대회 진출은 물론이고, 국산마의 해외수출을 모색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경마시행국이 동일한 레이팅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지는 않다.
일례로 현재 세계경마를 좌우하는 최고의 파트국가인 일본·미국은 고유 경마시행여건을 반영한 별도 체계를 운영하는 등 레이팅시스템을 미운영하고 있다. 또한 파트Ⅱ 이상 국가 중에서도 71% 정도만이 레이팅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어 반드시 파트국가 지위상승을 위한 전제조건은 아닌 것이다.
레이팅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렛츠런파크 서울과 부경이 동일한 등급체계로 변경되었다.
마사회는 레이팅시스템 시행 초기임 점을 고려해 군별 레이팅 구간을 고정(Fix) 운영하고, 레이팅 시스템이 안정화되는 시점에 등급별 경주마 분포 및 능력수준을 감안하여 등급별 중복 구간 운영을 병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등급별로 최고·최저부담중량을 별도로 정하여 운영하게 된다. 과거 60kg을 초과하는 부담중량이 부여되곤 하였으나, 레이팅 시스템에서는 능력이 유사한 말들끼리 편성되도록 설계하여 60kg을 초과하여 부담중량이 부여되지 않는다. 1등급의 최고 부담중량은 60kg, 2등급은 59kg, 3∼4등급은 58kg, 5등급 이하는 57kg이 상한 중량으로 설정되며, 각 등급별 공히 최저부담 중량은 51kg으로 동일하다. 다만, 최저 부담중량 51kg으로 부여받는 말 중에서 저 부담중량으로 인해 기승기수 선정이 불가한 경우, 원활한 기수 선정을 위해 조교사의 부담중량 증량 신청이 있을 경우에는 52kg까지 증량 부여가 가능하며, 1kg 증량에 해당하는 레이팅 2가 증량된다.
〈레이팅시스템에 따른 등급 분류〉
| 경주등급 | 레이팅 구간 | 연령조건 | 순위상금 | 부담중량 | 경주거리 |
| 경마대회·특별경주 | 경주격별 차등적용 | 2세·3세·3세↑·오픈·암한정 | 7억원∼1.5억원 | 마령/별정 | 단/중/장 |
| 1등급 | 101~ | 오픈·3세↑·암한정 | 1.05∼1.1 | 별정/핸디캡 | 단/중/장 |
| 2등급 | 81~100 | 3세↑·오픈·암한정 | 0.85∼0.9 | 별정/핸디캡 | 단/중/장 |
| 3등급 | 61~80 | 2,3세·3세↑·3세↓·오픈·암한정 | 0.7 | 별정/핸디캡 | 단/중/장 |
| 4등급 | 41~60 | 2,3세·3세↑·3세↓·오픈·암한정 | 0.55 | 별정/핸디캡 | 단/중/장 |
| 5등급 | ~40 | 2,3세·3세↑·3세↓·오픈·암한정 | 0.4 | 별정/핸디캡 | 단/중 |
| 신마·미승리마 | 미부여 | 2,3세·3세↑·3세↓·오픈·암한정 | 0.25 | 별정 | 단/중 |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