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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방·목공예 체험·말 병원 견학 등 ‘6차 산업’ 전진 기지 역할
과수업 이어 말산업 접목…“규제 빨리 풀고 현장에 관심 가져야”
<말산업저널>은 올해부터 승마클럽 살리기 프로젝트 시리즈 기획, ‘특화된 승마클럽만이 살아남는다’를 시작합니다. 그 세 번째 순서로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해두리 용인승마클럽(대표 이주복)’을 소개합니다. 해두리 용인승마클럽은 자연 친화적 환경에서 연간 1만7천 명의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승마와 마방 체험 외에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 승마 대중화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 기자 말
“우와, 말이다~!”, “선생님, 말은 왜 당근을 좋아하죠?”
4월 8일 오전 10시, 대형 버스 5대가 해두리 용인승마클럽 주차장에 들어섰다. 버스에서 내린 고명초등학교 학생들은 주차장 초입 소형 패덕에 있는 말 한 마리에 온통 시선을 빼앗겼다. 체험 담당 직원들의 인솔 아래 레일썰매 타기, 목공예 만들기, 모종 심기, 마차 타기 등을 한 110명의 아이들은 마지막 순서인 마방 체험을 위해 마방에 들어와 말을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2010년 개장한 해두리 용인승마클럽은 1만3천 평에서 초·중학생의 체험 학습을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특화된 곳이다. 연간 150여 개의 학교에서 1만7천여 명의 아이들이 이곳을 찾는다. 말 타기와 장애물 시범, 마방 투어, 편자 던지기, 마차 타기, 말 병원 견학 등 승마와 마방 체험 외에도 생태 체험, 선택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말과 친숙할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다. 가을에는 고구마 캐기, 과일 수확 프로그램도 한다. 단체 견학 등 학생들의 단체 전문 학습장뿐 아니라 주말에는 가족과 연인들을 위한 나들이 체험 농장으로 알려져 하루 백 명 이상 서울과 수원, 용인, 수지, 동탄, 천안에서 이곳을 찾는다.
배 수출 농사를 30년간 해왔던 과수농가 출신 이주복 대표는 말산업에 기대를 갖고 승마클럽을 시작했다. 체험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된 건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마음껏 말을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 이주복 대표는 “무엇보다 거리감을 없애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아이들이 혹여나 느낄 수 있는 말에 대한 무서움, 냄새에 대한 거부감을 빼고 친숙하게 다가설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했다. 해두리 용인승마클럽을 찾은 사람들에게 돈을 떠나 한 번이라도 말을 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어린 학생들은 말을 탄 처음에는 바짝 긴장하지만, 한 바퀴 돌고 나면 재밌다고, 그 다음에는 달리고 싶다고 한단다.
처음 체험 프로그램을 도입할 때는 학생들을 승마클럽까지 오게 하는 일이 어려웠다. 성공해야 한다는 의지와 열정을 갖고 직접 발로 뛰며 학생들을 찾아갔다. 승마와 관련 체험 프로그램을 꼭 살려서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마음이 절실했다. 처음 학교 측에서는 낙마에 대한 걱정이나 최하 40만 원 이상이 드는 교통비 문제로 난색을 표했으나, 아이들을 위해 직접 차량 운송까지 마다않고 전문 수석 교관과 코치를 두고 철저한 교육을 통해 안전하게 운영하니 이제는 일선 학교마다 반응이 좋다. 승마클럽을 찾은 아이들을 두말 할 나위없다.
미래 말산업의 주역인 유소년 승마 인구 양성을 위해서는 대회 유치나 홍보도 중요하지만, 일반 학생들이 말을 쉽게 볼 수 있고 언제든 탈 수 있는 기본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데에는 모두 동의한다. 그렇기에 선두 주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해두리 용인승마클럽의 승마 체험 프로그램은 말산업이 6차산업화하는 모델뿐 아니라 우리 승마산업의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표본이자 성공 사례다.
“과수업에서 축산업으로…규제와 무관심, 이중고 심해” - 이주복 해두리 용인승마클럽 대표 인터뷰
- 배 농사를 짓는 과수업을 하다가 말산업을 시작했다.
신고배 농사를 30년간 지으며 대만 등지에 수출을 했었다. FTA로 과수업도 타격을 받아 지원도 예전 같지 않고 인력 조달도 어렵고 단가도 맞지 않는다. 과수업으로는 소득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다. 말산업육성법이 발효되기 전부터 관심이 있어 접목하고자 해두리 용인승마클럽을 시작했다. 포부를 갖고 시작했지만, 축산업에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었다. 이중고다.
-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에 직면했는가.
가장 큰 문제가 규제다. 잘 알다시피 농지 규제부터 말을 이용한 영업을 못하게 하는 문제 등 각종 규제가 산적했다. 또한 경영에 있어 운영 자금을 구하는 일이 어렵다. 개인이 운영하는 일에는 한계가 분명 있다. 초창기에만 지원을 받았을 뿐 이후 운영에 대해 정부나 시는 무관심하다.
과수업이든 축산업이든 같은 농사를 짓는 일이다. 말산업육성법이 말을 이용한 농촌 소득 증대가 목적이라면 과감하게 규제를 풀고 농촌의 소득 증대를 위해 빠른 대처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농촌이 죽으면 다 죽는다. 우리 같은 시골 사람들은 어디 가서 하소연할 데도 없다. 스스로 자기들이 노력해야 하는데 규제와 운영 자금 구하는 일이 발목을 잡고 있다. 과수농을 할 때에는 신용도 좋고 빚도 없었지만 승마클럽을 함께 운영하니 빚도 생기고 신용도도 떨어졌다. 승마클럽 운영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그렇다. 결과적으로 피해는 또 농민이 보는 것이다.
- 해두리 용인승마클럽은 우리 말산업이 추구해야 할 미래를 보여준다.
연간 1만7천여 명의 학생들, 방문객이 이곳을 찾는 등 남들은 성공 사례라고만 하지만 실상 속내를 보면 엇비슷하다. 그나마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운영을 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체험 프로그램을 도입, 운영하며 아이들이 승마를 하고 말과 친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오고 있고 6차산업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등 개척자의 입장에 서있지만 실패하면 아무도 이 일을 안 하게 될지 모른다는 걱정도 있다.
- 승마클럽마다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해결 방안이 있다면.
도와줄 일이 없는지,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정부와 지자체마다 관심이 필요하다. 찾아가는 행정이 절실한 시기지만 규제만 남았다. 정부는 IT 기술만 있으면 계속 지원하면서 정부 정책에 부합한 말산업은 일시적으로 지원하고는 성공할 것이라고 말하라는 건 오산이다. 각종 규제나 절차 등 많은 부분이 비현실적이다. 좋은 프로그램이 아무리 많고 승마가 아무리 좋은 운동이어도 알리는 일 자체도 어렵다. 대형 관광단지 등을 위해서 입간판을 지원해 주는 것처럼 지역 소득 창출에 일조하고 있는 승마클럽을 위해서도 이정표를 세울 수 있게 지원해 주면 좋겠다.
외국의 경우, 농사를 지으려면 정부는 상담부터 종목 선정까지 다양한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그게 농업이다. 우리 정부도 말산업을 발전시키려면 컨설팅 지원에 나서야 한다. 개인에게 맡기고 하려면 돈도 많이 들고 형평성도 떨어진다.
6차 산업의 선두 주자로서 성공 사례를 남기려면 정부는 일선 현장에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현장을 찾는 일도 필요하다. 탁상공론 식의 정책은 실제 현장 경험자들에게 쓸모가 없다. 경영난이 계속되는 일이 심각한 걸 알면서도 방치하지 말고 왜 심각한지, 정책 방향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빨리 찾아내 지원하고 실패 원인을 찾아야 한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해두리 용인승마클럽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두창리 76번지
전화: 031-339-2266
홈페이지: http://www.haedoolee.com
※ 서로 믿고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 가는 힘, 우리 말산업 종사자들이 상생할 수 있는 대안입니다. 새로 생겼는데 우리 승마클럽을 자랑하고 싶다, 지방에 있지만 지역 승마 활성화를 위해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면 언제든지 <말산업저널> 편집국으로 연락 주시길 바랍니다. (문의: 031-8086-7995, cromlee21@krj.co.kr)
▲체험1,2,3 – 해두리 용인승마클럽의 올해 첫 체험 학습이 실시된 4월 8일 수요일, 고명초등학교 110명의 학생들이 이곳을 찾았다. 아이들은 레일썰매타기, 트랙터 체험, 목공예 제작, 모종심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즐거워했다.
▲승마클럽 – 해두리 용인승마클럽은 수도권에서 30분 거리에 있고 시설도 훌륭해 서울·수원·용인·수지 등 각 지역에서 회원들이 찾고 있다. 대형 실내마장과 실외마장, 말 병원과 배나무 농원을 둘러싼 2km의 외승 코스도 마련됐다.
▲마방체험 – 아이들은 마방 체험을 가장 재미있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손꼽았다. 그저 말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아이들은 마방을 둘러보고 당근을 주면서 말과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이주복 – 배 농사를 짓던 과수농가에서 이제는 말산업까지 접목한 이주복 대표. 이주복 대표는 “말산업 육성이 말을 이용한 농촌 소득 증대가 목적이라면 과감하게 규제를 풀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