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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혁신은 아직도 ing…끝없는 소통만이 해답
2011년 9월 제정된 말산업 육성법에 근거하여 2012년 7월 말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이 확정 발표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말산업을 FTA 시대 농어촌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대대적인 말산업 발전 시행 계획을 수립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5년, 계획은 얼마나,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여기에서는 말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 중 경마에 해당되는 정책의 동향을 점검하고 향후 전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약점과 위협에 가로막힌 경마산업
말산업 육성 기본방향 설정 당시 농림부에서 분석한 말산업 S.W.O.T― Strength(강점), Weakness(약점), Opportunities(기회), Threats(위협)―에 따르면 경마산업은 약점(Weakness)과 위협(Threats)으로 분류됐다. 태동단계와 성장의 과도기를 거치고 있는 타 분야와는 달리 오랜 역사를 거쳐 온 산업인 만큼 개선사항과 문제점이 크게 부각된 셈이다. 세부사항을 살펴보면 ▲경주마의 질적 수준 미흡 ▲경마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 인식 ▲전문인력 양성 및 R&D 미흡 ▲경마에 대한 규제 지속 ▲선진국의 경마 사양화 추세 ▲불확실한 정보유통 등이 이에 해당된다.
지금은 조금씩 변화를 보이고 있으나 당시만 해도 경마는 대중에게 건전한 레저스포츠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었다. “경마=사행산업”이라는 프레임이 고착된 가운데 사감위의 규제 역시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었다. 내부 상황 역시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경주마의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아 발전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배경에는 뚜렷한 경쟁체계가 정착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우수마가 부재하다는 사실은 경마에 대한 흥미를 저하시키는 요소로 지적받았다.
여기에 매출규모 역시 문제였다. 마권 발매액 증가세가 둔화되는 추세던 만큼 자연히 세입이 감소되어 농촌분야 투자 재원 축소까지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야기했다. 정책 지원과 평가의 중요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세수 확보의 불안정성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중대 사안이었다. 종합계획에서는 이를 타진하기 위해 경마공원과 장외발매소 등의 활용도 증진을 통해 수익확대방안을 강구해야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우수 경주마 생산을 위한 노력
경마는 혈통스포츠다. 단순히 운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경주마를 배출해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 경마의 본질이다. 따라서 앞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는 우수한 경주마를 배출해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한국 경마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집약적인 혈통개량을 통한 성장이 필요했다.
- 우수 씨수말 도입
말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 과제에서도 중요한 과제로 대두된 부분이다. 씨수말은 매년 200두에 가까운 암말과의 교배를 통해 향후 경주에 활용되는 예비 경주마를 생산해낸다. 한국마사회와 민간 경주마 생산단체는 육성법 계획 이전부터 꾸준한 씨수말 도입을 통해 경주마 개량에 노력을 경주해왔다. 특히 2005년을 기점으로 도입한 씨수말의 수준이 급격히 향상되며 본격적인 경주마 혈통 개량에 나섰다.
과거에는 주요 씨수말 도입에 있어 걸림돌이 산적해있었다. 해외와 우리나라의 약물 허용 차이도 문제였지만, 검증이 된 씨수말의 경우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인해 데려가기가 만만치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따라서 질보다는 양에 초점을 맞춘 성장에 주력했던 사업은 2002년 국산마 자급율 76%를 달성하며 질적인 성장으로 방향을 전환하기에 이른다.
2005년 한국마사회의 공격적인 생산정책에 따라 고가 씨수말들이 국내에 발을 내딛었다. ‘05년 볼포니(도입가 36억 9천만 원)를 필두로 매년 1~2두의 씨수말들이 도입돼고 있는데, 최근 4년 동안에는 ’샤프휴머‘(도입가 30억 1천만 원), ’록하드텐‘(도입가 25억 원)· ’한센‘(도입가 36억 6천만 원), ’티즈원더풀‘(도입가 31억 원)이 국내 씨수말로 도입됐다.
민간차원의 씨수말 사업도 한층 적극성을 띄게 됐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는 2013년부터 한국마사회 경주마 씨수말 종부서비스가 시범적으로 유상교배로 전환되고, 개별 농가가 보유한 씨수말 종부료도 동반 인상되면서 경주마 생산비가 상승함에 따라 경주마 사육농가 등을 대상으로 민간차원의 저렴하고 우수한 씨수말 교배를 지원을 목적으로 우수 씨수말 도입사업을 추진했다.
2014년 ‘채플로열’에 이어 2015년에는 ‘애니기븐세터데이’가 국내에 첫 선을 보였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가 도입추진 위원회를 구성하고, 개체선정 및 현지 검수를 진행한 결과 미국 켄터키주에 소재한 종마목장에서 도입하게 된 것. ‘애니기븐세러데이’의 개체가격은 9억6000만원이지만 보험료, 부가세, 검역 및 통관비용 등을 포함해 최종 소요가격은 11억2900만원이 투입됐고 지금까지 국내에 도입된 씨수말 중 최고의 리딩사이어임에도 가장 저렴한 가격에 도입하게 돼 화제가 됐다.
이와 같은 정책은 어떠한 성과를 가져왔을까? 경주마 수준 평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경주 기록의 변화와, 유전적으로 우수한 능력이 얼마나 전달되었는지를 나타내는 육종가의 추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경주기록의 변화는 2014년 세계 최고 경주마에 랭크된 ‘저스트어웨이’(Just away, 레이팅 130)를 기준으로 1800M 경주에서의 기록 격차를 비교하는 방법으로 알아볼 수 있다. 2010년 국산 1위였던 ‘연승대로’와 ‘저스트어웨이’의 1800M 기록 차는 거리로 129.6M, 시간으로는 9.0초에 이른다. 대개 1초당 6마신으로 간주되는데, 이에 따르면 ‘연승대로’와 ‘저스트어웨이’의 차는 무려 54마신에 달한다. 2012년 국산마 1위 ‘당대불패’의 경우 이보다 다소 단축되긴 했으나 여전히 108M의 거리와 7.5초의 시간차를 나타냈다. 비약적인 발전은 2013년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당시 국산 1위마 ‘지금이순간’은 거리로는 55M 차, 시간으로는 3.8초의 차를 기록하며 간극을 대폭 줄이는 데에 성공했다. 2013년 ‘경부대로 역시 거리 50.4M, 시간으로는 3.5초를 기록하며 소폭 발전한 양상을 보였다.
육종가의 경우 수치가 낮을수록 (+)요소를 보이는 셈인데 경주마 생산 정책 초반인 1999년생까지는 비약적인 개량을 보여준다. 1994년 전반적인 거리에서 –0.44에 불과했던 육종가는 1999년 –1.86에 도달한다. 이는 기초단계였던 생산업계가 정리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기저효과로 분석된다. 급격한 개량 이후 일정기간 정체를 보였던 육종가는 2005년, 우수 씨수말 도입을 거치며 또 한 번 대폭 개량의 추이를 보인다. 특히 중강거리에서의 육종가가 크게 개선됐는데, 2004년의 중장거리 육종가가 –2.07이었던데 반해 2005년에는 –2.32로 대폭 감소했고 2014년에는 –4.37에 이르게 됐다. 브라질의 유전적 개량량이 평균 –0.02초, 일본이 –0.17초라는 점을 감안하면 빠른 추세로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가야할 길은 멀다. 비약적인 발전을 보였던 ‘경부대로’이지만 여전히 ‘저스트어웨이’와의 마신차는 21마신이며 파트2국가인 싱가폴 1위마 ‘워어페어’(War Affair)와도 거리로는 26.4m의, 시간으로는 1.8초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전히 10마신이 넘는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향후에도 우수 씨수말에 대한 자원 도입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마사회 생산진흥팀에 따르면 마사회 씨수말 평균 활용기간은 7~8년으로 현재 지원규모(700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년 1두 정도의 신규 씨수말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한다. 더불어 우수 씨수말 자원 도입을 위해 과학적인 접근방법을 모색할 계획임을 밝혔다. 대표적으로 K-nicks Ⅲ 및 씨수말 자마 능력을 확인하는 박스 플록 통계방법 등 과학적 방법을 활용해 고가의 씨수말 도입 시 성공가능성을 제고하도록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 우수마 생산 장려금 지원
우수한 국산마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생산주체인 농가에 대한 지원이 절대적이다. 말산업특구로 지정된 제주의 경우 축발기금을 통한 경제적 지원과 제주도 지방비 등이 지원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는 국내산 경주마의 해외 수출 활성화를 꾀해 수출계류장 시설을 추진 중에 있으며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에 총 6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생산비 절감과 양질의 조사료 생산 시스템 구축을 위해 말 전용 조사료 생산 설비 지원에도 나선다. 생산자 단체와 영농조합법인, 말 사육 농가를 지원하며 제주시 4개소와 서귀포시 2개소 총 6개소에 총 사업비 3억 원을 투자해 식물공장형 조사료 재배 시스템 설치비를 일부 지원한다.
한국마사회에서는 우수마 생산장려금을 지원하고 있다. 우수 국산 경주마 생산동기 부여 및 농가 소득증대에 기여하고자하는 목적으로 진행되는 해당 장려금은 2~4세의 국내산마 중 소기의 경주성적을 달성한 경우, 해당 우수마를 생산한 생산자에게 지원된다. 매년 24억원 내외의 금액이 150호 가량의 생산농가에 지원이 되어왔으나, 2015년 경마혁신안이 시행되며 금액이 30억 원으로 증가됐다. 외산마 도입 상한가 상승과 산지통합으로 인한 국산마 생산 농가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책으로 약 165호의 농가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5년간의 변화를 살펴보면 생산 장려금 수득 농가수가 2011년 149호에서 2015년 165호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간 총 지급액 역시 20% 증가해 우수마 생산 동기 및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산 종마 선발
우수한 외국 씨수말을 국내에 도입하는 것은 경마 수준 향상에 주요한 요소다. 더욱 중요한 부문은 이렇게 탄생된 자마가 경주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생산업으로 뛰어들어 그 자마가 또다시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생산 환류는 앞서 언급된 경마의 본질을 제대로 구현하는 방안이며, 나아가 “예전에 내가 보았던 말의 아들이 경주로에 나왔다”는, 이야기가 있는 경마를 만들어내는 데에 없어서는 안될 부분이다. 어떠한 마케팅보다 효과적으로 마주의 국산마 구매 촉진까지 이어지는 것을 기대해볼 수 있어 생산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도 중요하게 여겨지는 부분이다.
국내산 종마 선발에 따른 재원은 축산발전기금으로 이루어진다. 2007년부터 시행돼 지금에 이르고 있는데 크게 제1기와 제2기로 나뉘어진다. 제1기의 경우 농수산식품부에서 내놓은 경마혁신 대책에 의거해 <우수 국내산 종마선발을 위한 경마대회 지원>이 이뤄졌다. 제2기는 말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에 따른 <국내산 우수 종마 선발 지원>으로 삼관경주를 통해 선발되는 3세 최우수 암·수말 각 1두가 생산업으로 전환할 시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3세 최우수 암·수말이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해외 원정경주에 의무적으로 출전을 해야만했으나 올해부로 이 항목이 삭제됐다. 대신 4세마까지 활약을 펼치고 번식등록을 확정하면 수말의 경우 6억원, 암말의 경우 4억 원을 지급받게 된다. 과거 해외 원정경주 출전을 의무화했던 것은 우수 국산마의 국제 경쟁력을 확인하는 차원이었으나, 선발된 말들의 수득상금이 높은 까닭에 외국 경주에서 단계적인 출전을 하지 못하고 스테익스 경주 등 수준 높은 경주에만 출전을 할 수밖에 없어 무의미한 경주만을 계속해야만 했고, 올해부터 국제오픈경주가 국내에서 열리면서 국내에서도 충분히 외국마와의 경쟁력 비교가 가능해지면서 해외 원정경주 출전 의무화를 삭제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 부(父) 국산자마에게도 지원이 이루어진다. 쉽게 말해 국내에서 현역활동을 펼친 국산마의 자마가 경주에 출전할 시에는 성적에 따라서 장려금이 지원되는 것이다. 2013년의 경우 총 21두에게, 14년에는 31두에게 지급됐다. 지원 대상은 소폭이지만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부(父) 국산자마의 출전 횟수도 2013년과 2014년 사이에 45회 증가해 향후가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말산업연구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메니피를 위시한 엑톤파크, 비카 등 국내 씨수말들의 육종가 평가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진정한 경마의 선순환이 우리나라 경마에서도 조금씩 실루엣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우수 경주마 육성을 위한 노력
- 후기 육성 활성화
국내 경주마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원인 중 하나로 전·후기 육성의 미비함이 꼽히고 있다. 기본기를 다져야하는 망아지 시절 어떠한 훈련을 거치느냐는 향후 경주마의 경쟁력 제고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안고 있음은 당연한 부분이다. 하지만 기존의 국내 경마 시스템에서는 후기 육성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다반수였다. 부상 위험을 감수하고 임하는 후기 육성에 투자를 해도 2세마 경주의 수가 극히 미미해 데뷔전부터 3, 4세의 건각들과 경쟁을 펼치는 경우가 다반수인데다 우승을 한다고 해도 상금 부문에서 크게 돌아오는 것이 없기에 투자대비 수익이 미비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던 것.
이에 최근 경마혁신개혁에서는 2세 신예마 경주 수를 대폭 늘리는 한편, 상금 역시 증액시켜 후기 육성 투자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도했다. 더불어 육성 훈련심사 합격마가 3세 3개월까지 치른 경주에서 5위 이내에 입상할 경우 마주분 순위상금의 30%를 추가 지급하는 육성 인센티브 제도를 실시해 추가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11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육성인센티브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국산 입사마 중 육성훈련 심사 합격마의 비율이 28.2%에서 65.9%로 급증하게 됐다. 이 비율은 꾸준히 유지되며 약 4년 간 60%내외를 유지하는 중이다.
[표]국산 입사마 중 육성훈련 심사 합격마 점유율 변화(‘10~’14)
구분> 2010>2011>2012>2013>2014
국산마 입사두수>1000>1051>1106>1113>1122
합격마 입사두수>282>693>643>679>649
합격입사마 점유율>28.2%>65.9%>58.1%>61.0%>57.8%
데이터 상으로 육성훈련을 거친 경주마는 그렇지 않은 경주마에 비해 능력 완성도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훈련심사를 거치지 않은 국산 입사마의 출발심사 합격률이 55%인데 비해 훈련심사를 거친 경주마는 86%를 기록해 31%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외국산 입사마 역시 83%에 불과해 3%의 우위를 기록한다. 주행심사 합격률 역시 국산 일반 입사마의 합격률은 44%, 훈련심사 합격 경주마의 합격률은 72%를 기록해 28%의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다만 외국산마의 경우 76%의 합격률을 보여 이보다는 다소 하회함을 알 수 있다.
주목해볼 부분은 입사 후 경주 출전까지 소요되는 시간인데, 일반 입사마가 입사 후 경주에 첫 출주하기까지는 131일이 소요되는데 반해 육성훈련심사를 합격한 경주마의 경우 103일이 소요돼 28일 단축된 모습이다. 외국산마의 소요일은 109일로 6일 뒤쳐진 평균 소요일을 보인다.
이러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여전히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대표적인 것이 합격여부의 결과를 의식해 다소 강제적인 방법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령 출발심사 통과를 위해 시험 당시 물리적인 방법이 가행되는 경우, 당장의 심사에서는 통과하더라도 향후 실전에 임했을 때 이상 증세를 보이며 출발 고착 등의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는 주장이다. 또, 후기 육성에 임하는 전문인력의 부족과 시설의 미비함으로 인해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의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현재로서의 성과는 뚜렷할지 몰라도 장기적인 측면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의혹의 확실한 검증과 세심한 관리, 인력 확충이 요구되는 상황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 경마 선진화 및 경주 수준 향상
최근 세계 경마계의 흐름을 보면 국제경주 축제화 및 사이멀 캐스팅 활성화 등으로 경마의 국제블록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유수의 경마 선진국들은 국제 경주의 축제화를 통해 자국의 축제를 넘어 전 세계의 이목을 끄는 경주로 활성화하면서 관광객 유치 등으로 자국의 경제적 이익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물 안에 갇혀서는 더 이상의 변화를 꾀하기 어려운 세게 경마의 흐름과 5개년 계획에서 요구된 경쟁력 강화의 요구 사항을 집약해 한국 마사회는 2015년 초 경마혁신안 진행을 단행했다. 국내 실정과는 어긋난다는 지적과 함께 경마 중단 직전의 위기까지 가며 내홍을 겪었던 경마혁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레이팅시스템 기반 경주편성체계 도입
레이팅시스템은 매주 경마 종료 후 각 경주의 경주편성 강도, 도착 순위, 도착차, 성·연령, 적성거리, 주파기록 등을 토대로 출전마의 경주능력을 평가하여 경주 후 레이팅을 부여하고, 레이팅이 비슷한 말끼리 경주를 편성하는 방식이다. 추후 해외 경주마와의 능력 비교를 용이하게끔 하고, 비슷한 능력끼리의 대결을 통해 경주의 박진감을 고조시켜 흥미를 제고한다는 목표에서 시행되고 있다. 최근의 레이팅 시행 경주를 돌이켜 보면 도착 차와 일방적인 배당 형성이 줄고, 고배당의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경마관계자 및 일부 경마팬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레이팅의 결정이 도착 차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기에 오히려 전 능력을 발휘하지 않는 경우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으며, 일부 어린 말들의 경우 레이팅으로 인해 고부담중량을 부여받는 경우도 생긴다는 것. 여기에 별정경주 대비 핸디캡 경주의 비중이 늘어나며 핸디캐퍼의 영향력이 증대되는 만큼 자연히 시행체에 권력이 편중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레이팅 제도가 시행된 것은 불과 반 년도 되지 않은 상황이다. 아직은 여러가지 문제점이 제기될 수 밖에 없는 단계임은 분명하다. 다만 마주의 개인 재산은 물론 경마팬들의 베팅과도 연계가 되어있는 문제이기에 제시되는 사항들을 기민하게 받아들이고 보완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올바른 방향으로 보인다.
-산지통합경주 및 외산마 구매 상한선 상향
국내산마의 질적 수준 향상 및 경주마 자원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진행된 국·외산 통합경주는 가장 많은 논란을 일으킨 부분이기도 했다. 유관단체의 요구로 당초보다 축소된 1·2등급에 한정된 산지통합 경주가 시행됐다. ‘16년 이후 확대 여부는 ’15년 시행결과를 분석한 후 확정하는 방침으로 밝혀졌다. 더불어 우수한 경주마의 유입을 위해 외산마(수·거세마) 구매 상한선을 기존의 3만불에서 5만불로 상향조정했는데 이 역시 국산 생산 농가의 타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외산마 신마 입사 T.O제를 시행해 서울은 160두, 부경은 120두 만이 신규입사가 가능하게끔 제한을 두었다.
한국마사회와 유관단체의 예상 중 어느 쪽이 맞다고 판가름 내리기에는 마찬가지로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부경의 경우 산지통합 후 첫 1등급 경주에서 국산마 ‘경부대로’가 우승한 이래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고 있는데 반해 서울의 경우 4월이 되어서야 국산마 ‘흑기사’가 처음으로 1등급 경주에서 외산마를 이기며 약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전반적인 평가를 위해서는 적어도 반 년 이상의 결과를 통합해 1위부터 5위까지의 전반적인 기록을 분석한 결과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로서 국산마와 외산마의 경쟁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것은 경주마 구매의 주체인 마주들의 동향이다. 산지통합 시행 후 첫 시행된 서울마주협회 외산마 공동구매 결과는 24두 전 두수가 낙찰되는 결과를 낳았다. 사실상 구매 가능한 두수가 줄어들었음에도 열기는 전보다 더해진 것으로 평가됐다.
-국제 경주 확대
2013년 한·일 경주마 교류경주를 통해 최초로 사람이 아닌 경주마 원정경주가 이루어졌다. 검역과 협정을 위해 장기간 노력해온 결과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셈이다. 2014년에는 아시아챌린지컵이 개최되며 일본을 넘어 싱가폴 경주마 초대까지 성공하며 한 단계 진화를 맞이하게 된다. 해당 경주에서는 싱가폴 ‘엘파드리노’가 우승을 차지했고, 우리나라의 ‘원더볼트’ 역시 준우승을 기록했다.
2015년부로 국제 경주의 폭은 대폭 확대됐다. 아시아챌린지컵 하나에 불과했던 국제 경주마 초경경주는 KRA컵 클래식, 뚝섬배, JRA트로피, STC까지 확대됐다. 그 첫 번째 테이프를 끊은 지난 6월의 뚝섬배에서는 일본의 ‘로브데소와’와 ‘에스메랄디나’ 2두만이 신청을 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게다가 ‘로브데소와’는 직전 경주에서 폐출혈을 일으키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에스메랄디나’ 한 두 만이 출전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결과는 ‘에스메랄디나’가 1400M 부문의 최고기록에 0.1초 뒤지는 1분 23초 9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뚝섬배의 결과를 두고 외산마에게 상금을 퍼다주는 소모적인 대회로 전락해버릴 것이라는 비관적 여론과 일본의 재팬컵을 예로 들며 꾸준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한 부분이라는 낙관적 여론이 거세게 대치 중이다. 사실상 향후 외국 경주마의 원정에 국내 경주마들의 경쟁력이 우세할 것이라는 기대는 극히 낮은 것이 사실이나 대외적인 경쟁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장의 마련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2차 혁신안? 전문인력 양성과 서울의 경쟁력 제고
1차 혁신안이 주마가편의 과정에 놓인 가운데 한국마사회는 2차 혁신안을 공지하고 유관단체와 협의에 나섰다. 1차 혁신안이 전반적인 제도에 관한 변화를 골자로 하고 있다면 2차에서는 경마 전문인력 양성과 서울경마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인력의 전문성 강화 부문은 외국 조교사와 기수의 폭을 확대하고 면허 심사기준을 강화하는 대신 개업 규제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서울과 부경에서는 활발한 외국인 용병 맞이가 진행 중이다. 서울의 페로비치·사무엘·라케쉬 기수와 부경의 마데이 기수, 토마스 조교사가 대표적인 예다. 경마관리팀에 의하면 현재 한국행을 희망하는 기수들이 다수 존재하며 오는 7월 일본 용병 한 명이 더 선을 보일 예정이라고. 지금까지 용병의 성적표를 보고 성과를 평가하기는 자료가 아직 미비한 것이 사실이다. 다만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녹아들어가는 부경의 분위기와는 달리 서울의 경우 적응 여부에 따라 극과 극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특히 페로비치 기수의 경우는 한 달 여의 적응기간을 마치고 첫 승을 거둔 이래, 봇물 터진 듯 승수를 챙기고 있다. 6월 셋째 주의 경우 출전한 무려 4승을 거두며 승수를 챙기는 괴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경마제도 표준화의 경우 서울과 부경간의 물꼬를 트고 전반적인 교류를 확대해가는 방안으로 진행 중이다. 서울과 부경의 군체계가 동일화된 것이 변화의 시작이었다. 현재 14개 경주에 한해 진행되고 있는 통합 경주 역시 해를 거듭하며 늘어갈 전망이다. 더불어 양 경마장 간의 경주마 거래 역시 최근 들어 가속화되며 활발한 진행을 보이고 있다. 다만 현재는 부경의 말이 일방적으로 서울로 판매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서울이 부경의 부진마 처리장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내어놓고 있는 상황. 이는 지난 통합경주에서 여실히 드러난 서울·부경 간 경쟁력 차이에 따른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한국마사회 현명관 회장과 고객과의 간담회에서도 해당 문제는 주요 논조로 떠오른 바 있다. 이에 한국마사회와 각 유관단체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타개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한국 마사회가 추진하고 있는 2차 혁신안의 목표에 따르면 서울에 외국인 조교사를 도입하고 조교사들의 서울-부경 간 마방개업을 자유화하는 한편 관리사 개별고용을 돕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히 외국인 조교사들은 당장 첫 해부터 훈련 전담 트랙라이더를 개별고용할 수 있고, 시행체 차원에서 상금 노무 세금관리 등 행정적인 제반여건을 지원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전국경마장 마필관리사노조는 성명서를 발표에 이어 반대 집회 및 임시대의원대회를 열며 또 한 번의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경쟁력 강화에 앞서 생존권까지 직결될 수 있는 예민한 문제인 만큼 전체 경마관계자들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 마사회 경마팀은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25일 각 유관단체 대표를 초청해 요구사항을 점검하고 방안을 조율해나갈 방침이다.
■ 경마 레저 문화 조성 및 인식 제고
말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에서 지적한 경마에 대한 인식 전환에 대해 한국마사회는 2014년 기존의 KRA를 벗어던지고 “Let’s Run”이라는 신규 브랜드를 출범하며 대대적인 변화에 나섰다. 한국마사회는 “특수한 영역이어서 동종업계만을 참고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공항, 대형마트, 백화점 등 많은 인원을 수용하는 시설은 무엇이든 밴치마킹의 대상으로 삼으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통로로 개선점을 찾아내 고객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해나갈 계획이다.”며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장외발매소 = 여가선용을 위한 레저시설
기존의 장외발매소인 `KRA Plaza`는 ‘렛츠런CCC’(Culture Convenience Center)로 명칭을 바꾸고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공감센터로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표명 중이다. 전 지사를 지정좌석제라는 과감한 선택을 한 것도 이 계획의 일부인 셈. 전 지사 지정좌석제 전환은 입장객 수를 대폭 줄이는 방안이기에 매출의 급락을 야기할 수도 있는 파격적인 사안이었으나 진정한 의미의 서비스 구현을 위한 방안이라는 평가도 얻고 있다. 인력 당 서비스 할 수 있는 고객이 늘어나고, 쾌적한 관람환경을 조성해 단순한 베팅 시설이 아닌 레저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첫 단추인 셈이다. 또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활발한 문화강좌의 실시로 복합문화시설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해내고 있다.
다만 렛츠런CCC. 신용산의 이전 및 개장이 정치권의 정권 싸움의 도구로 변질되며 한동안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현재 정상영업을 진행 중인 렛츠런CCC.신용산의 향후 행보는 향후 렛츠런CCC.의 향방을 결정할 분수령이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건전한 베팅 문화의 정착
사감위에서 지적하고 있는 경마의 문제점은 비실명 마권 구매로 인한 개인의 구매 한도를 제한하기 어렵다는 점에 기인한다. 이에 지정맥을 이용한 전자카드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전자카드 추진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국마사회는 일전부터 시행한 “馬-E카드”를 적극 홍보하며 전자카드의 대항마를 키우는 중이다.
실명 혹은 비실명 개인계좌를 개설해야만 발급되는 “馬-E카드”는 기존의 종이 마권 구매 당시 발생했던 문제점을 보완한 완벽한 대체제로 급부상 중이다. 게다가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추진되고 있는 모바일 베팅은 “馬-E카드”이용을 더욱 촉진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종이 마권 구매 당시 창구를 찾아가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하고, 수많은 종이 쓰레기를 양산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馬-E카드”를 보유한 고객은 핸드폰에 “馬-E카드”앱을 설치하기만 하면 객장 및 지사 내 어디서든 앉은 자리에서 터치 몇 번만으로 마권을 구매할 수 있다. 편리하나 구매한도가 엄격히 정해져있다는 점에서 건전한 베팅문화 정착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한국마사회 발매팀은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馬-E카드”이용을 홍보하고 있다. 경품증정의 “으리으리한 마이카드 이벤트”와 전체 계좌회원 대상으로 적중률, 누적수익 상위자에게 상금을 수여하는 “고수선발대회” 등의 이벤트는 입소문을 거치며 “馬-E카드”이용객 증대에 큰 역할을 해냈다.
실제로 “馬-E카드”이용회원 수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14,888명에 달했던 이용회원 수는 2013년 17,140명을 거쳐 2014년 18,506명으로 증가했다. 또한 총 매출액에 따른 계좌매출액의 비중 역시 2012년 1.67%에서 2014년 2.29%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모바일 베팅이 정착됨에 따라 “馬-E카드”이용 회원 수는 비약적인 증가를 보일 전망이다. 실제로2014년 8월에서 12월 사이의 모바일 베팅 이용건수는 489,479건이었으며 매출액은 5,717,691,100원에 그쳤으나, 2014년 1월에서 5월 사이의 이용건수는 1,251,605건으로 매출액은 14,925,720,500원에 달해 비약적인 성과를 이뤄낸 바 있다.
■ 신뢰도 회복으로 거듭나야
말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에 따른 다양한 방책에 따라 다양한 방책이 시행되고 있는 중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라보아야 하는 만큼 당장의 결과를 두고 일희일비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다.
다만, 말산업은 그 어떤 산업보다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기에 하나의 어긋남이 종내에는 전반적인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한 부분이다. 바투 몸을 맞대어 서로의 숨소리를 면밀히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최근 경마혁신안 사태를 거치며 그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나게 됐다. 서로를 향한 신뢰가 바닥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계획안의 진행은 절름발이로 진행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혁신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그 길을 무리하게 직선으로 가려다보면 넘어지는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다소 우회하더라도 모든 유관단체가 최대한 공감할 수 있는 보완책이 지속적으로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작 성 자 : 조지영 llspongell@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