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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도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 무전기 “응답하라”
렛츠런CCC.의정부는 질서유지 담당 직원부터 지사장에 이르기까지 근무하는 모든 직원들이 무전기를 소유하고 있다. 거의 쉬지 않고 반복되는 무전에 혼란스러울 법도 한데 모두 손에서 놓을 줄을 모른다.
이처럼 특이한 광경은 장유진 렛츠런CCC.의정부 지사장의 습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입사 후 3년 동안 공정관리팀 질서보안업무를 담당했던 장유진 지사장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들을 행여나 놓칠세라 무전기를 잠시도 놓지 않았다. 그랬던 것이 어느 덧 생활 속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 지금도 사무실에서까지 무전기를 켜놓을 정도로 마니아(?)가 되었다.
“특이해 보일 수 있지만 빠른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유용합니다. 특히 지사 곳곳에서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거나 문제가 생겼을 경우 즉각적인 행동 지시와 수습이 가능합니다. 시각을 다투는 일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으니 말이죠. 처음에는 이어폰도 꼽고 다녔는데 너무 오버인 것 같아서 요즘은 빼고 다닙니다.(웃음)”
덕분에 렛츠런CCC.의정부 전반은 각층 구석구석이 빈틈없이 운용되고 있었다. 작은 문제사항도 즉각 전 직원에게 전달이 됐고, 바로 해결이 이루어졌다. 막 정오가 넘어가던 취재 당시, 무전기에서는 “전 직원 식사 시간입니다. 맛있는 식사 하십시오.”라는 다정한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소통의 결정체인 무전기처럼 렛츠런 CCC. 의정부에서 추구하는 주된 목표 중 하나는 끝없는 소통이다.
이는 운영 중인 문화강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현재 400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하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노래교실의 경우 최근 50명 정원의 심화반을 추가 개설했다. 지사의 어떠한 강요도 없이 주민들의 요구와 필요에 의해 개설된 강좌인 것이다. 위에서 하달되는 강좌를 개설하는 것도 좋지만 당장 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장유진 지사장은 말한다. “주민들에게 자주 수업에 관해 물어보고 피드백을 받아요. 그래서 필요한 강좌는 쪼개어 수를 늘리고 보완하는 방식으로 질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주민들에게 특히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헬스장을 위해 샤워실을 특별히 마련하고 온수 기능까지 탑재한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다.
얼마 전 의정부에서 발생한 대형 아파트 화재사고에서 소통은 더욱 빛을 발했다. 렛츠런CCC.의정부에서 불과 1km 안팎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큰일이다 싶었는데 당시 상생본부에서 ‘지원은 걱정말고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정말 감사했죠. 즉시 현장으로 달려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피해 주민들을 붙잡고 물었습니다.”
당시 렛츠런CCC. 의정부는 담당 적십자 직원과 시청 담당관, 피해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생필품이 절실하다는 것을 전해듣고는 당일 당장 1000만 원 상당의 물과 컵라면을, 이후 이틀 이내에 추가로 2천만 원 상당의 이불과 옷가지를 지원했다. 당장의 안위를 걱정해야했던 이재민에게 더할 나위 없이 따뜻한 손길을 내민 셈. 큰 돈을 기부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정말 위급한 상황에서 즉각적인 소통을 통해 적시적소에 도움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 렛츠런 CCC.의정부의 철학이다.
-야무진 운영, 렛츠런CCC.의정부는 살림꾼?
렛츠런CCC.의정부의 운영을 살펴보면 야무지다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고 작은 변화로 전체를 움직인다.
공간 활용이 대표적인 예다. 평일에는 덩그러니 남게 되는 공간은 모두 주민에게 돌려준다. 특히 2층에 구비된 문화공감홀은 그야말로 다양한 변신이 가능하다. 실제로 7일(목)에는 의정부 어린이 합창단의 창단 기념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방음시설은 물론 피아노와 엠프, 드럼까지 구비돼있으며 수용인원도 150명에 달한다. 연초에는 의정부 3동 동사무소에서 연 업무보고를 시행하기도 했고, 이벤트나 행사를 진행할 수 도 있다고. 3월 말 기준으로 약 8천 명의 지역 주민이 이곳을 이용했다. 장유진 지사장의 스마트폰 달력 속 2,3,4,5월은 각종 대관 예약 정보가 빼곡히 기록돼있다. 무엇보다 대관료가 무료다. “굳이 대관료를 내시겠다면 아랫층에 마련된 카페테리아에서 커피 한 잔씩을 사 드시라고 합니다. 목도 축이고 1석 2조 아니겠습니까.”
지사 1층에는 최근 새로 리모델링되며 만들어진 카페가 위치해있다. 지역의 실버 인력을 모셔다 운영중인 카페 역시 평일에는 상시 개방돼 지역 주민들의 만남의 장소로 활용되기도 하고, 경마일에는 경마 이용고객의 대기 장소나 쉼터가 되어주기도 한다. 특히 이곳의 어머님이 만들어주신 아메리카노의 맛은 여타의 프렌차이즈 점과는 다른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고.
큰 예산이나 위기를 맞이했을 때는 작은 생각의 전환을 통해 지사 자체적으로 문제를 극복해나간다. 얼마 전 있었던 근무평가 당시 각 층에 위치한 지정좌석 발권 데스크 부분에서 지적을 받았다고. 당시 데스크 직원은 뒤로 벽으로 두고 정면으로 고객을 바라보는 구조로 돼있어 자연스럽게 사각지대에 놓일 수 밖에 없게 됐다. 고객 서비스 부분에서 좋지 않다는 평가 끝에 전 직원이 일어서서 근무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이 내려왔다. “직원들에게 너무 무리가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직원들을 모두 모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해결 방책을 마련해보자고요.” 회의 끝에 한 직원의 아이디어가 당첨됐다. 데스크를 45도로 틀고 시야를 가렸던 모니터를 모두 치워버린 것. 덕분에 지금도 데스크 직원들은 앉아서도 근무할 수 있게 됐다.
지정좌석제 전환 당시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입구와 출구를 각 층마다 만들어야 했다. 보통은 스마트게이트를 설치하거나 차단봉을 설치하곤 하는데 예산이나 비용이 지나치게 많았다. 이때 한 직원의 아이디어가 또 다시 제시됐다. 렛츠런CCC.의정부에는 문화강좌 중에 만들었던 난초나 분재 화분이 즐비해있다. 수업을 들은 주민들이 아낌없이 기증을 한 것이다. 이 화분을 통로의 가운데에 놓자는 의견이 제시된 것. 스마트 게이트가 없어도 자연스럽게 입구와 출구가 만들어졌고, 딱딱한 인조물 없이 자연스러운 환경이 조성됐다.
직원들의 휴게공간은 지사 내 구석 자리와 작은 블라인드를 활용해 마련했다. 점심이나 음료등을 보관할 곳이 필요하다는 직원들의 요구에 장유진 지사장은 방에 있던 냉장고를 들고 왔다고. “어차피 제 방에서는 거의 쓰인 적이 없는 냉장고인데 여기 오니까 인기 만점이더라고요. 제 자리를 찾은거죠.”
경마고객을 위한 조기퇴장제 역시 렛츠런CCC.의정부에서 가장 먼저 시행 중이라고. 암표가 성행하고 만석인 자리 때문에 돌아가는 고객들을 붙잡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렛츠런CCC. 의정부는 조기 퇴장하는 고객의 표롤 회수해 재입장하는 고객에게 발권하는 시스템을 운용 중이다. 덕분에 최근에는 90장을 회수해 80장을 재발권하기도 했다. 암표에 대한 근본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좌석 활용률도 높인 대표적인 사례다.
지역 주민을 위한 본부의 지원 역시 부지런히 물어다 오고 있다. 본부에서 진행 중인 공부의 神은 상위권 대학의 학생을 뽑아 본부가 멘토가 되어 지도를 하고, 이 학생들은 또 지역의 어려운 친구들의 멘토가 되어 도움을 주는 프로젝트이다. 렛츠런CCC.의정부는 해당 소식을 접하자마자 발바르게 움직여 의정부 지역의 학생 17명 추천해 승인 받았다고. 참고로 지사별 추천 평균 인원은 10명 남짓이다. 이들은 다시 의정부로 돌아와 새로운 새싹을 키워낼 멘토가 되어줄 것이다.
작 성 자 : 조지영 llspongell@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