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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승마클럽 애로 같은 규제·무관심 속 말산업 포기 속출
농어촌형·체험·관광 승마 현장 소개해 과오 반복하지 않게
2011년 9월 말산업육성법 시행 이후 그리고 제1차 말산업육성5개년종합계획 기간인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드러난 건 국내 승마산업계 특히 승마클럽 현장의 애로와 구조적 결함 문제들이었다. 본지 <말산업저널>이 현장 문제를 꾸준히 알렸고,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가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법을 개정하고 대안을 도입하면서 이제 승마산업은 서서히 안정화되는 추세다.
반면, 전체 말산업은 어떤가. 자유무역협정으로 세계화의 물결에 직면한 우리 농어촌의 대안 산업, 미래 유망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말산업을 정부는 농업농촌 및 관광·산악·체험 등과 연계한 특화된 6차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각종 규제를 개선하고 있으며 지원 사업을 공모하고 있다. 제2차 종합계획의 핵심 아젠다 중 하나인 ‘농어촌 승마’를 적극 보급하기 위한 것.
과오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본지가 올해부터 말산업에 관심 있는 기존 축산 농민들, 농어촌형 승마장 및 연계 마을, 말을 도입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자 사업을 시작한 관계자들을 꾸준히 접촉한 결과, 마치 초기 승마클럽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것과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었다.
“말산업은 돈이 된다”고만 막연히 듣고 말을 키우려는 농업 종사자들은 ‘말’에 대해서 잘 모르거나 정보를 얻을 길이 없어 막막해했다. 사전 조사를 철저히 끝마친 뒤 말을 들이고 마방을 짓고 체험승마를 시작했으나, 수익이 나지 않아 1년 만에 말을 몽땅 처분한 곳도 있었다. 특히 지방으로 갈수록 그 폐해는 더욱 심각했다. 말산업이 뭔지 모르는 기초자치단체 관련 공무원들의 무관심 속에 지원은커녕 단속의 철폐를 맞고만 있었다.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
전라남도 해남에서 5만여 평의 공간을 힐링과 체험 마을로 조성, 승마 불모지인 전남 지역에 승마를 도입하고 지역주민들과 관광객을 위한 명소를 만들고자 한 H관광농원은 올해 초 말 16두를 전부 처분했다. (사)한국임업후계자협회 수석부회장이기도 한 이곳 P대표는 아이들이 말을 타는 모습에 성취감과 희열을 느껴 승마클럽까지 만들었으나, 인력 조달의 어려움 그리고 관리비 누적 등의 문제가 더해져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지역 신문 기자가 광고를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H관광농원에서 기르는 동물 축사에 대해 민원을 제기, 군으로부터 철거하라는 통지까지 받았다. ‘특혜 시비’에 눈치 보는, 움직이지 않는 공무원들의 무관심은 H관광농원의 말산업 의지를 병들게 했다. P대표는 “지역주민의 복지, 체험, 교육 증진 그리고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승마는 이익 사업이 아니다. 따라서 지자체가 함께 가야 하는데 말산업에 대한 이해조차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폐업 신고는 하지 않았다. 20여 년간 직접 땅을 일구고 나무를 심고 기십억 원을 투자하며 조성한 H관광농원이 그의 삶의 터전이자 공간이기 때문. 말산업이 본 궤도에 오른다면, 분명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마음도 여전하다.
말 창조마을로 조성, 이달부터 활동할 예정이었던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 소재 J마을도 관련 법의 상충과 인력 및 지원 부족으로 현재 답보 상태. 이런 가운데 올초 말(馬)테마 농촌관광 프로그램 지원 사업에 ‘곡성기차마을’, ‘외암민속마을’ 등 2개 마을이 선정됐지만, 역시 미래는 불투명하다. 전국농업기술자협회 말산업 과정 교육을 이수한 농어업민들이 소속한 한국농어촌말산업연합회(회장 이성복)도 우리 말산업이 하루빨리 정상화되기를 바라는 눈치. 이성복 한국농어촌말산업연합회장의 말처럼, “먹고살기 힘든 농민들에게 말산업은 목숨을 건 생업”이기 때문이다.
그간 <말산업저널>은 ‘특화된 승마클럽만이 살아남는다’, ‘승마용품 기획’, ‘말 문화 기획’ 등 다양한 시리즈 기획을 해왔다. 2016년 하반기부터는 ‘우리 농업농촌, 말산업과 함께 달려야 산다’라는 기획을 시작한다. 말산업육성법 제1조에서 밝히고 있듯, 농어촌의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자 시작한 말산업 본래 목적이 흔들리지 않도록 감시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 농업농촌에 말산업을 제대로 알리고 기존 말산업계에는 우리 농업농촌의 현실을 알리는 일이 시급하기 때문. 이는 말산업이 진정한 외연을 넓히는 일이자 대중화에 기여할 유일한 창구라는 기자의 판단이다. 전국 각지에서 각개전투하고 있는 관계자들의 제보를 언제든 환영한다.
▲말은 가축이다. 경제동물이며, 우리 농업농촌을 짊어지고 이끌어 갈 축종이다. <말산업저널>은 하반기부터 ‘우리 농업농촌, 말산업과 함께 달려야 산다’라는 기획으로 농어촌형·체험·관광이 접목된 현장을 소개해 기존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고 제2차 종합계획이 순항할 수 있도록 이슈 파이팅을 전개한다.
제보= 편집국 (cromlee21@krj.co.kr, 031-8086-7995)
이용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