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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간 경쟁 치열…성능·가격 꼼꼼히 비교해야
실내에서 쉽게 승마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 승마 인구 저변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말산업 종사자 및 승마인에게 승마 운동기는 ‘구세주’다. 특히 힐링 열풍이 불면서 승마 운동기는 홈쇼핑을 통해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스크린 골프처럼 스크린 승마도 전국 각지에 체인점을 열고 인기 몰이에 나섰다. 본지 <말산업저널>은 특집 기획으로 승마 운동기의 장단점과 업체 비교, 스크린 승마 시장에 대해 살펴봤다. - 기자 말
말산업육성법이 제정·시행된 지 4년 차에 접어든 가운데 국내 말산업 분야 중 특히 ‘승마 운동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말산업박람회나 각종 전시회, 행사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승마 운동기는 쉽게 ‘기승’할 수 있다는 매력과 접근성 때문에 일반 대중과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기능에 있어서 차이가 있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운동에 초점을 둔 ‘승마 운동 기구’인지, 스크린을 보면서 승마를 하는 ‘시뮬레이터’ 기능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실제 승마 운동기 제품의 공식 명칭은 정해져 있지 않다. ‘실내 승마기’, ‘승마 운동기’, ‘승마 시뮬레이터’ 등 명칭이 혼선됐지만, 본지는 ‘승마 운동기’로 일괄해 사용하고자 한다.)
이천년 대 초반부터 등장한 승마 운동기는 일본 파나소닉의 ‘조바’ 시리즈를 카피하거나 직수입하며 판매됐다. 국내 제품으로는 ㈜유성(대표 윤영삼)에서 선보인 ‘웰마(Well-ma)206’이 손꼽힌다. 윤영삼 대표는 일 년여 간 연구·개발한 뒤 실용화해서 웰마를 선보였다. 특허증 및 실용신안등록증 등 관련 특허만 9개가 된다. 웰마는 금형으로 찍어내는 제품이 아니라 주문을 받은 뒤 수작업으로 제작한다. 중국산 제품들이 내구성이 떨어지는 플라스틱 기어를 사용해 제품 안장에만 웨이브를 주는 것과는 달리 벨트 방식을 차용, 사람 몸을 직접 들어 실제 승마하는 느낌을 그대로 전해 준다.
세계 1위 글로벌 브랜드 오심코리아(OSIM, 대표 최호근)는 2012년 ‘유갤럽(uGallop)’에 이어 최근 트위스트 승마 운동기 유터미(uTummy, OS-930)를 런칭했다. 유갤럽과 유터미는 국내 판매 2만5000대를 돌파했다. 타 제품보다 중량 자체가 가벼워 이동성이 뛰어나며 가격 경쟁력도 좋다. 운동 방향은 3D 방식(3축 승마 동작)으로 회전하며, 5단계 강도로 조절 가능해 복부와 허리 등 코어 근육을 단련시키고 척추를 교정하는 데 탁월하다.
네잎플러스(대표 박상용)의 에스라이더도 실내 승마 운동기 제품 가운데 하나다. 전북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협약을 체결, ‘승마 운동기기 임상시험 평가 기술’ 이전과 제휴를 통해 자체 개발했다. 에스라이더는 분당 190회 고속 회전을 하지만 저소음·저진동으로 안정적이며 속도 조절도 가능하다. 128만 원으로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최근에는 홈쇼핑과 신문 광고로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판매량도 급증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2월 출시된 바이온텍(대표 조규대)의 승마 운동기 HT-8310, 소자본·무점포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든 케이엘케이(대표 김우연)의 ‘디라이터(D-Rider)’, 렌탈식으로 빌려주는 매직홀스의 승마운동기(월 2만3000원·일시불 82만8000원), 헬스케어 전문기업 휴테크(대표 유익수)가 내놓은 ‘매직홀스’ 등이 있다.
승마 운동기 사업 초기에는 방송 협찬과 홍보를 통해 해외 수출까지 했으나 국내에서 승마 대중화가 아직 안 된 시기상조라는 점, 경제 침체와 더불어 세월호 참사, 메르스 발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뮬레이터 기능 선보인 스크린 승마 체인 본격화
승마 운동기 시장이 소형에 저가로 홈쇼핑 판매 등을 통해 각 가정에 공급하는 데 주력했다면, 스크린 승마 시장은 실제 말과 같은 크기의 기구에 각종 IT 기술을 접목해 주요 행사나 박람회, 스크린 승마장 체인점 운영 등을 통한 보급에 집중하고 있다.
홍진레포츠(대표 김당기)는 자체적으로 HHRS 승마 프로그램을 개발, 승마의 기본자세와 평보부터 구보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훈련 교육 운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홍진레포츠의 승마 운동기는 말 모형을 그대로 살렸으며 기승자는 50인치 대형 모니터를 보면서 실제 승마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홍진레포츠는 전국적으로 전용 스크린 승마장 10여 곳을 이미 개장했다. 사양길에 접어든 스크린 골프장을 인수해 향후 전국에 스크린 승마장을 체인화할 목표도 있다.
1980년 설립된 핫러너 시스템 전문 제조기업 유도그룹의 자회사 기마로보(주)가 20년 넘는 로봇 제작 노하우와 오랜 테스트를 통해 탄생시킨 엘포니(Elpony)가 차세대 승마 운동기로 각광받고 있다. 유도그룹은 전 세계 36개의 공장 및 계열 회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은 약 8,00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핫런너 분야 전 세계 1등 기업으로 산업용 로봇 제작 모션 제어 기술 전문화 기업이다.
기마로보(주)는 유도그룹의 자회사로 20년 이상 축적된 산업용 로봇 제작 경험과 모션 제어 기술을 승마 시뮬레이터에 적용 개발, 현재 승마용 로봇인 엘마와 엘포니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기마로보(주)는 국책사업 연구기관으로 선정돼 ‘신체 신호 인지 기반의 건강 증진용 승마 로봇 개발’ 사업과 ‘다축 모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범용 오감 융합형 스포츠 시뮬레이터’ 사업을 주관한 바 있다.
엘포니는 평소 허벅지의 안 쓰던 근육을 자극해 근력을 강화하고 유산소 운동으로 비만과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 또 신체 불균형을 해소하고 목과 허리디스크 예방이 돼 자세 교정의 효과도 볼 수 있다. 엘포니 제품의 특징은 무엇보다 디자인이 뛰어나다는 이점이 있다. 유명 디자이너 Akio Shindate의 인체공학적 설계로 기존의 승마운동기와 달리 곡선 형태로 되어 있어 운동할 때 불편하지 않다. 엘포니 모델은 산업디자인진흥법 제6호 제1항의 규정에 의해 지난해 9월 19일 우수디자인 상품으로 선정된 바 있다. 또한 엘포니는 ‘스마트’하다. 모바일, 태블릿PC, TV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와 연동이 가능하다. 엘포니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현재 운동자의 상태와 바이오리듬, 운동 기록, 추천 운동을 선택할 수 있으며 다양한 운동 선택 모드, 케어모드 화면을 통해 점검 가능하다. 또 비만도 지수 확인과 사용자 운동 누적 시간 확인도 가능하다. 화면을 통해 다양한 승마·경마 게임도 가능해 지루하지 않다. 주요 콘텐츠로는 레이싱 모드와 타임 어택 모드, 장애물 회피 모드가 있어 스크린 승마 운동의 한계를 극복한, 차세대 운동기로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엘포니 1대 기준 396만 원으로 24개월이나 36개월로 렌탈할 수 있도록 했으며, 강남구 신사동에 실내 스크린 골프장과 함께 스크린 승마장도 오픈했다. 금천구 가산동에는 체험장도 개설해 언제든 시연할 수 있도록 했다.
실내 스크린 승마 브랜드인 탑홀스(대표 전주식)는 전국 25곳에 체인화를 했고 공중파 방송 광고를 통해 그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승마산업의 대중화 및 레포츠의 틈새 시장 개척을 위해 가상 실내 승마시뮬레이터인 VROS(Virtual Riding-simulator on real Online System)를 개발했다. 승마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사용자가 즐겁고 쉽게 할 수 있는 체계적인 운동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 피트니스 사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탑홀스는 콘텐츠부터 제품까지 모두 국내업체가 개발, 제작하고 있다. 이전의 로봇 말이 단순한 크랭크 회전으로 상하운동만 반복했던 것과 달리 3DR(3dimension rhythm) 매커니즘의 초정밀 모터를 적용해 달리는 지형에 따라 말의 등 부위가 사람의 엉덩이를 튀겨주는 움직임을 최대한 사실감에 가깝게 구현했다. 탑홀스는 비월장치 기술을 적용해 살아 있는 말을 타는 것과 78% 정도 흡사한 움직임을 체험할 수 있다.
탑홀스 가맹점 창업에는 말 10마리 기준 기구 구입비 2억6천만 원, 인테리어 비용 평당 100만 원(80~100평), 그 외 임대보증금이나 부대비용 등이 들어간다. 1년간 전국 어디서나 무상 A/S 서비스도 가능하며 향후 5년까지 꾸준히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한다.
이외에도 최근 승마 안장을 채용한 신제품을 선보여 요가 동작이 가능한 운동을 선보인 대원포티스나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제품 개발에 성공한 마렝고(대표: 최병철)가 출시한 Marengo와 Marengo Junior 제품은 고급스럽고 이야기가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승마는 운동뿐 아니라 생물인 ‘말과의 교감’ 중요
최근 승마 운동기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들 제품의 홍보 문구를 보면 알 수 있다. “30분 위에 앉아 있기만 해도 건강이 찾아온다”, “실제 승마 느낌 그대로 재현했다” 등등. 요약하자면, 쉽고 값싸게 승마하는 대리 만족을 할 수 있고, 신체 부담 없이 앉아 있는 것만으로 다이어트 효과나 골격근 단련 등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들도 거리가 먼 승마장을 가기 어려운 현실 때문에 승마 운동기를 구매하거나 스크린 승마장을 찾는다.
승마 운동기 판매량이 이전보다 늘고, 스크린 승마장 창업 문의도 많지만 사전 준비도 없이 그저 돈만 보고 달려드는 예비 창업자들, 승마기나 팔고 보자는 업계의 잘못된 관행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크린 승마장이나 휘트니스, 리조트, 테마파크, 복지관 등에 승마 운동기를 설치하고 놓고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사업 초기 관련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 사업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것. 기존의 모 회사는 ‘지사권’을 가맹업주들에게 비싼 가격에 판매한 뒤 다시 총판이나 회사 이름을 바꿔 활동하기까지 한 이력이 있다. 게다가 스크린 승마장을 찾은 회원 대부분이 한 달 만에 싫증을 느끼는 문제도 지적된다.
어떤 제품이든 승마 고유의 장점인 살아 있는 말과의 교감을 대신할 수는 없다. 승마를 하면서 정신적·육체적으로 치유되는 효과를 경험할 수 있는 이유는 오로지 ‘말’ 때문이다. 승마 운동기나 시뮬레이터 기계가 운동 효과를 주고 실제 기승 전 승마 기본자세를 잡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어도 기계는 기계일 뿐이다. 따라서 스크린 승마로 승마 체험을 하면서 승마장으로 사람들을 가도록 유도하며 기존 승마클럽과도 지속적으로 연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게 현장의 지적이다.
승마 운동기가 승마 인구 저변 확대라는 말산업육성법의 한 취지에 부합하는 ‘대박 상품’이 될지, 집안 한 자리만 차지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할지 지켜봐야 할 때다.
이용준 기자
▲1980년 설립된 핫러너 시스템 전문 제조기업 유도그룹의 자회사 기마로보(주)가 20년 넘는 로봇 제작 노하우와 오랜 테스트를 통해 탄생시킨 엘포니(Elpony) 승마 운동기.
▲승마 운동기는 값싸게 승마하는 대리 만족을 할 수 있고, 신체 부담 없이 앉아 있는 것만으로 다이어트 효과나 골격근 단련 등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휘트니스, 리조트, 테마파크, 복지관 등에 승마 운동기를 설치하고 놓고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사업 초기 관련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 사업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어떤 제품이든 승마 고유의 장점인 살아 있는 말과의 교감을 대신할 수는 없다. 승마를 하면서 정신적·육체적으로 치유되는 효과를 경험할 수 있는 이유는 오로지 ‘말’ 때문이다.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