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국산마 대결산
― 국산마 양대산맥 ‘새강자’·‘자당’건재
― 신예마 질적 향상 탁월
― 국산마 경매 지지부진, 개별거래 급증

한국 경마가 90년대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경주마 생산에 대한 의욕이 높아졌다. 그리고 한국마사회 경주마 육성목장을 시발로 해서 본격적인 국산마 생산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경매도입 이후 생산자들의 경주마 생산열기에 불이 당겨지면서 해가 지날수록 뛰어난 국산마들이 생산되고 있어 국산마가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올해의 국산마 동향에서 특이한 점은 개별거래의 급속한 증가를 들 수 있다. 이에 반해 국산마경매는 이해단체간 입장차로 인해 계속된 연기를 보이다가 결국 단 한차례만이 열리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국산마 판도는 지난해에 이어 ‘새강자’와 ‘자당’이 여전히 장거리와 단거리를 분할해 독주를 계속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새강자’와 ‘자당’은 아직 4세임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국산 최상위군에서 자신들의 영역을 굳건히 지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개별거래를 통해 들어온 2세마들의 대활약도 크게 눈에 띄고 있고, 수와 질적 향상을 이루면서 외국산 경주에 나서는 국산마의 수가 늘고 상대적인 이점을 안은 국산마들이 외국산마 경주에서 의외의 입상을 기록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어 앞으로도 국산마에 대한 선호는 지속될 전망이다.

◆국산마 판도
― 국산마 양대산맥 ‘새강자’·‘자당’
국산마의 중흥을 이끈 주역이라면 당연히 ‘새강자’와 ‘자당’일 것이다.
막강한 체구에 폭발적인 힘을 자랑하는 ‘새강자’는 국산마와 외국산마의 질적 비교를 무색케 만든 장본인이다. 특히 지난해 그랑프리에선 ‘국산마가 되겠느냐’는 항간의 의구심을 떨치고 우승을 차지하며 국산마 르네상스의 문을 연 장본인이다. 올해 15연승을 기록하며 최다연승 타이기록을 세우며 곧 신기록 달성이 당연시되었지만, 마주협회장배 경마대회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하면서 4위를 기록해 신기록 달성의 꿈이 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20전 18승을 기록했고, 한국마사회장배와 문화일보배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마주협회장배의 불운을 마무리하기 위해 그랑프리를 준비중이던 ‘새강자’는 그러나 그랑프리 인기투표에서 2위를 기록했지만 다리부상으로 인해 출전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당’또한 단·중거리에서 뛰어난 선행력을 앞세워 지칠줄 모르는 연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경마대회 3관왕(일간스포츠, 뚝섬배, 동아일보배)에 오르며 최고의 절정기를 보내고 있고, 그 인기는 ‘새강자’를 누르고 그랑프리 인기투표에서 1위에 오르는 것으로 여실히 드러났다. 그러나 ‘자당’역시 그랑프리 출전은 불투명한 상태다. 장거리보다는 단거리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과 출전주기상 그랑프리 출전은 다소 무리라고 보이기 때문이다.
여하튼 현재 경마팬들의 관심은 국산마의 양대산맥이라는 ‘새강자’와 ‘자당’의 맞대결이 언제 이뤄지는가에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두 마필 모두 서로를 기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 격돌은 힘들 전망이다.

― 중위그룹의 약진
‘새강자’와 ‘자당’가 이끄는 국산마 르네상스에 불을 당긴 것은 중진그룹들의 활약이 있었기에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다. 비록 만년 2인자의 멍에를 짊어지고 있지만 막강한 전력을 갖춘 ‘무비동자’가 바로 대표적인 마필이다. 또한 과거의 명마로 빛이 바랬지만 일반경주에선 굳건히 제 위치를 지켜가고 있는 ‘당대제일’의 끈질김 역시 국산마의 전반적인 질 향상에 일조하고 있다.
또한 국산경주에선 출전기회는 물론 순위권내 진입도 힘겨운 마필들이 외국산마 경주에 나서 국산마에게 주어지는 감량이점을 살려 입상 및 순위권 성적을 기록하면서 외국산마 경주에 나서는 국산마에 대한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여기에 신예 강자로 꼽아볼 수 있는 ‘단심’‘백두거인’‘핵돌풍’‘연승시대’등은 아직 국산1군에서 검증이 되지 않았지만 중위그룹에서 국산마의 돌풍을 유지해주는 마필들이다.

― 기존마를 능가하는 신예 기대주
국산마 생산 기반이 확충되고 관심이 집중되면서 도입되는 신예 국산마들의 질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외형적인 변화는 물론 외국산마와 겨뤄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현재의 신예 국산마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신예마로는 ‘금빛축제’‘마천제’‘미디어’‘은비령’등 많은 신예마들이 빠른 승군을 거듭하며 국산 2군에 랭크되어 있다.
또한 금년 개별거래를 통해 입사한 마필들중 ‘해달네’‘햇빛마을’‘장수’‘비호돌이’‘국선장군’‘토종고수’등은 상당한 전력을 지닌 마필들로 평가돼 향후 높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국산마 경매와 개별거래
― 국산마 경매의 지지부진, 4천8백만원 최고가마 탄생
올해 국산마 경매는 당초 5월부터 시작돼 9월까지 3차례에 걸쳐 시행하기로 계획되어 있었다. 그러나 서울마주협회와 한국마사회 사이에 국산마 경매 시행을 두고 이견차가 발생하면서 국산마 경매는 계속 연기되고 말았다.
이러한 국산마 경매에 대한 단체간 이견차는 시간이 지나면서도 접근을 보이지 않자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 생산농가와 마필수급을 필요로 하는 마주간 이해관계가 일치됨에 따라 개별거래를 선택하기에 이르렀고, 생산자협회에서는 더 이상의 손해를 감수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국산마경매 단독추진을 하기도 했으나 결국 마주들이 참석치 않아 무산되고 말았다.
우여곡절 끝에 국산마 경매는 지난 11월 1∼2일 제주육성목장에서 열렸다.
3차례로 나뉘어 나설 마필들이 한꺼번에 몰려 경매사상 최대두수인 2백 16두가 대상마로 선정되었고, 경매참여를 희망하는 마주도 2백여명에 달했다. 이날 경매에서 ‘로스트마운틴’자마가 많은 관심과 치열한 경쟁 끝에 무려 무려 4천 8백 60만원에 낙찰, 사상 최고의 경매가를 기록했다.
경매에 상정된 1백 27두의 마사회 육성마는 대부분 낙찰되는 모습을 보인 반면, 44두가 상정된 민간목장마는 불과 3두만이 저가로 낙찰되는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이러한 대조는 민간목장마중 기대를 가질만한 마필들 대부분이 미리 개별거래를 통해 팔린 상태로 경매에 상정된 마필들은 나머지라는 인식이 마주들 사이에 퍼지면서 민간목장마를 꺼려했기 때문이다.
2000년 경매를 둘러싸고 일어났던 일련의 사태들은 향후 국산마 경매에 대한 보다 확실한 정책이 있어야겠다는 것과 국산마 정책의 나아갈 바를 생각게 하고 있다. 또한 경매제도에 대한 고찰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 활기를 띄는 개별거래
올해 거래를 통해 과천 서울경마공원에 입사한 국산마의 수는 모두 190여두다. 그리고 현재 입사를 앞두고 있는 마필도 7두에 달하고 있다.
즉 올해 경매를 거치지 않고 생산자와 마주간 직거래를 통해 입사한 마필은 모두 200여두에 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마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신고된 개별거래마의 가격은 평균적으로 경매마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실제 거래가격과 신고된 가격이 일치하는가에 대해선 정확치가 않다고 한다.
일부 개별거래에서는 능력검증이 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초기의 거래금은 낮게 책정하는 대신 옵셥계약을 통해 상금이 높은 경주 우승시 또는 우승을 차지할 때마다 일정액을 더해주는 방식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대해 한 관계자는 개별거래는 외국에서는 다반사고 특정한 룰이 없기 때문에 비교적 옵셥계약이 활성화되어 있다고 밝힌다. 한편 올해와 같은 개별거래의 급증에 대해서는 올해는 경매가 제때에 이뤄지지 않은 관계로 개별거래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며 내년에도  개별겨래의 확대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밝히고 있다.
현재 많은 조교사들은 연초부터 꾸준하게 제주도를 방문하고 있다. 바로 민간목장에서 자라고 있는 어린 망아지에 대한 많은 정보와 빠른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개별거래를 통해 많은 2세마를 확보하고 있는 어떤 마방의 경우 이미 6개월령의 망아지까지 선거래를 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추세를 봐서는 내년에도 많은 마주들이 경매를 통하기 보다는 개별거래를 선호할 전망이다. 물론 대량의 두수를 확보하고 있는 마사회육성목장마에 대해선 경매를 통하는 방법밖에는 없지만 민간목장마는 이미 개별거래가 된 마필들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별거래에 따른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씩 보완하는 방법밖에는 없을 것이다.
【권순옥 차장대우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