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외교관 ‘말값분쟁’ 강제조정
-외교관 애마 죽자 위탁관리한 마사회에 손해배상 소송
-법원 “1천5백만 원 배상하라” 강제조정 결정
자신의 애마를 마사회에 위탁관리 시켜온 한 외교관이 애마가 죽자 마사회에 ‘말값’을 물어내라며 소송을 냈다. 2년 가까이 끌어온 ‘말값분쟁’은 17일 법원이 마사회에 “1천5백만 원을 배상하라”고 강제조정 결정을 내려 일단락 됐다.
주한 아르헨티나 대사관에서 참사관으로 근무했던 베네르씨는 2000년 7월 마사회 원당목장에 한달간 위탁을 전제로 ‘몽골’, ‘카보차드’ 등 두 마리를 위탁관리 시켰다. 그런데 입사 이틀 후, 교배를 위해 목장에 와있던 암말들의 냄새를 맡고 흥분한 수말 ‘몽골’이 흥분해, ‘카보차드’의 앞발을 골절시키는 사고가 발생했다. 목장측은 베네르씨와 합의해 ‘카보차드’를 안락사 시켰다.
사고 후 베네르씨는 마사회에 비공식적으로 70만 달러를 지불하라고 요구했으나, 마사회가 응하지 않자, 그해 10월 “관리가 소홀해 ‘카보차드’가 죽었다”며 마사회를 상대로 9천6백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베네르씨측은 재판과정에서 “‘몽골’이 다른 말과 같이 수용하면 성질이 난폭해질 수 있다고 마사회에 미리 알렸는데도 같이 수용, ‘카보차드’를 죽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마사회는 “‘몽골’의 습성에 대한 사전 고지는 전혀 없었으며, 9천6백만 원의 배상액은 터무니없다”고 맞섰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자 결국 법원은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고, 늘어나는 소송비용을 감안해 양측은 법원의 결정을 수용했다.

【권현 기자 knhn@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