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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맞춤형 치아관리법’, 2차 ‘말의 경주 능력 향상법’에 이어 이번 제3차 페스티벌은 ‘말 행동 치료’, ‘말 카이로프랙틱’이란 두 가지 주제로 열렸다. ‘말 행동학’ 저자인 폴 맥그리비와 말 재활치료 전문의 존 랭글로이스를 초청해 교육을 진행했다.
17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페스티벌 현장에는 200여 명의 말 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말 행동학과 말 카이로프랙틱에 대해 큰 관심도를 나타냈다.
한국마사회 박양태 경마본부장 겸 서울지역본부장은 개회사에서 “수준 높은 말 관련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3차례에 걸쳐 전국 순회해 진행했다”며, “앞으로도 더 나은 말산업 기술 교육을 위해 지속해 교육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전에는 존 랭글로이스 수의사의 말 카이로프랙틱에 관한 이론 강의와 폴 맥그리비 교수의 말 행동학 강연이 펼쳐졌으며, 오후에는 실내승마장으로 이동해 말 카이로프랙틱과 추나요법에 대한 시연이 이어졌다.
말 카이로프랙틱과 추나요법
존 랭글로이스 수의사는 오전에 진행된 이론 강연에서 “카이로프랙틱은 관절 운동 범위와 운동 능력 향상에 효과적이다”며, “치료 차원보다는 예방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편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말의 각 신체 부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각각 설명했다.
▲7월부터 두 달에 걸쳐 진행된 ‘해외 전문수의사와 함께 찾아가는 말 튼튼 페스티벌’이 성황리에 끝마쳤다. 페스티벌 참가자들은 특히 제3차 페스티벌에 가장 큰 호응을 보였다.
△턱관절 장애(TMJ)
턱관절은 말의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는 데 중요한 관절로, 경추(목뼈)와 연결이 돼 경추에 까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치아에 문제가 있을 경우 치아 치료를 먼저 해결한 후에 턱관절 치료를 해야 한다.
△설골(Hyoid)
혀뿌리에 붙어있는 V자 모양의 작은 뼈로 혀를 움직이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뇌 전달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설골 관절에 제약이 있는 경우 말이 혀를 한쪽 방향으로 내밀고 있는 모습을 나타낸다.
△후두(Occiput)
두개골과 첫 번째 경추를 연결하는 관절로 이 부위의 제약이 흔히 발생한다.
△앞다리와 흉추(Thoracic Vertebrae)
흉추는 18개의 뼈로 구성돼 있고, 12개의 관절 254개 관절면이 있어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부분이다.
△늑골(Ribs)
말은 하루에 2만여 차례 호흡하는데 늑골과 척추는 산소 공급에 중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늑골 제약은 말에게 매우 고통스러울 수 있다. 숨을 들이마실 때는 앞으로, 내쉴 때는 뒤로 움직이는지 확인해보면 알 수 있다.
△어깨뼈(Scapula)
내·외측 모두에서 제약이 일어나며, 외측 제약이 더 흔하다.
△어깨(Shoulder)
내전과 외전이 함께 일어나며, 구부림과 신장이 제한될 수 있다. 구부림을 위해 일반적인 늘림을 이용한다.
△팔꿈치(Elbow)
외전과 내전에서 제약이 발생하며, 빠른 속도와 낮은 진폭(HLVA)이나 당기기 기술을 이용해 교정한다.
△흉추와 요추
18개의 흉추와 7개의 요추로 이뤄져 있는 부분으로 등 쪽과 좌우 쪽에서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흉추의 제약은 궤양, 짧은 보폭, 산통, 기갑부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골반(Pelvis)
골반은 뒷다리 힘을 척추까지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문제가 생기면 힘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게 된다. 많은 복잡한 문제들이 발생하는 부분 중 하나로 엉덩관절·천골·좌골 융기 등이 일어난다. 골절도 흔히 발생한다. 외형상 봤을 때 골반이 비대칭으로 보이는 경우 대부분 골반에 문제가 있는 경우다.
△천골(Sacrum)
천골 끝은 좌측이나 우측으로 제약이 될 수 있다. 꼬리를 이용해 움직임을 촉진하며 꼬리가 제약의 지표가 될 수 있다.
△뒷다리
외전, 머리 쪽, 꼬리 쪽으로 일어날 수 있다.
△슬관절
내측에서 외측으로 일어난다.
골격 문제 해결 후에도 추나요법 병행해야
존 랭글로이스 수의사는 말 추나요법은 자신이 매일 사용하는 치료 방법이라고 소개하며, 카이로프랙틱을 통해 골격적인 문제를 해결한 이후에도 근육은 예전의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과거로의 회귀를 방지하기 위해 말 추나요법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나’는 밀고 당긴다의 의미를 지닌 단어로 중국 전통의학 5갈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제약이 있는 모든 곳에 사용할 수 있으며, 말에게도 효과적인 치료 방법임을 강조했다.
추나의 최종적인 치료원리는 막힌 혈을 뚫어 관절과 힘줄을 진정시키며, 기와 혈액 순환을 촉진 시켜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근골격계 질환부터 디스크 질환, 신경마비, 내장 기능 이상, 피부 근육 기능 향상까지 다양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며 추나의 치료 효과에 관해 설명했다.
사전에 제작된 동영상을 통해 △바이동파(흔들기) △모카파(마찰) △지야파(짜냄, 누름) △젠동파(떪) △두드림 △관절의 수동적 움직임 등 한(Han) 교수의 6가지 추나 도수 요법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말 재활 치료 전문의인 존 랭글로이스 수의사는 오전에 진행된 이론 강연에서 “카이로프랙틱은 관절 운동 범위와 운동 능력 향상에 효과적이다”며, “치료 차원보다는 예방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편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말 행동학’의 저자인 폴 맥그리비 시드니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는 ‘말은 어떻게 생각하고 학습하는가’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2004년 자신이 쓴 ‘말 행동학’에서 처음 사용된 말 과학(Equestrian Science)이란 단어에 대해 설명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말 과학은 행동학, 심리학, 과학적 3가지 측면이 융합된 학문으로 말의 가치를 높이고 산업 자체가 지속 가능하도록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말의 일정한 행동에 대해 불명확한 추측을 했지만, 지금은 과학을 접목시켜 말에 대해 더 자세하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예를 들어 말의 눈에 있는 망막 세포 숫자를 통해 말이 색깔을 어떻게 보는지 말의 시야는 어디까지인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말산업은 인간의 안전은 물론 동물 복지와도 큰 연관된 사업이며, 최근 변하고 있는 동물 이용에 대한 세계적인 흐름을 알렸다. 최근 호주에서 경견이 금지된 사례를 들며 세계적으로 비윤리적인 동물 이용에 대한 부정적인 많은 시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경마산업도 비윤리적인 동물 이용을 할 경우는 산업의 위축, 극단적으로는 퇴출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경고했다. 다만, 동물 윤리적인 정책과 행동을 고려한다면 경마산업이 유지될 수 있다는 사실도 설명했다.
훈련하는 방법에도 말 행동학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부정적인 강화 방법을 사용할 때는 큰 자극보다는 적절한 타이밍에 적정한 강도의 자극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즉각적으로 정확한 타이밍에 압박을 풀어주는 게 행동을 하게 하는 최고의 강화 방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말이 싫어하는 혐오 자극을 너무 많이 할 경우는 말이 포기하는 상태에 이르러 꿈적하지 않는 무기력 상태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최근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서 말과 사람의 애착 관계라든지 말의 정서적인 상태 또한 연구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도 전했다.
▲폴 맥그리비 시드니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는 말산업은 인간의 안전은 물론 동물 복지와도 큰 연관된 사업이며, 지속적인 말산업의 지속을 위해 말 행동학을 통한 동물 복지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채찍과 박차의 과도한 사용에 대해서 우려했다. 과거에는 말에게 채찍질하던 게 받아들여지던 시대였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말했다.
최근 호주, 영국, 미국 경마산업에서 채찍질에 관한 논란이 일고 있으며, 최근 많은 단체가 채찍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도 이에 포함돼 있으며, 채찍 사용에 관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숙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경마 선진국에서는 채찍 사용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고속 카메라 화면까지 활용한다고 말했다.
국제승마연맹(FEI)에서도 말 과학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최근 말의 머리 각도 등과 같은 규정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15년간 노즐 밴드가 너무 강해져서 말이 다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자 국제승마연맹에서는 말의 주둥이에 얼마만큼의 압력이 가해지는지 측정할 수 있는 기구를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한 말산업 관계자는 “말산업 일선 현장에서는 말 행동학과 말 카이로프랙틱에 관심이 많다”며, “해외 전문가 초청 교육을 넘어 국내에도 카이로프랙틱 전문가 양성 교육 과정 등이 신설됐으면 좋겠다”고 말해 말 카이로프랙틱에 대한 큰 관심을 보였다.
황인성 기자
작 성 자 : 황인성 gomtiger@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