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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25일 경기도 고양시 소재 한화 로얄새들승마클럽. 벨기에산 웜블러드 ‘에젤’이 제주산 조랑말 ‘에비앙’의 뒷발에 왼쪽 허벅지가 강하게 걷어차여 당일 오후 5시경 안락사한 사건이 있었다.
두 말의 주인은 2008년부터 이 승마장에 말을 위탁 관리 맡겨온 중소기업 대표 A 씨. 전문적으로 말을 관리하기 어려운 A 씨는 월 250만 원의 관리비를 내고 한화그룹 산하 고급 승마장에 두 말을 맡겨왔다
승마장은 위탁된 말의 사양관리는 승마장 측이 담당했고, 말을 운동시키는 건 A 씨가 따로 고용한 승마 교관이 담당했다. 승마 교관은 ‘에질’이 먹이를 제대로 먹지 못해 체중이 급감하자 목초지에서 생풀을 먹을 수 있도록 한화 승마장 측 관리사에게 방목을 지시했다. 그리고 “‘에비앙’과 함께 방목시키고 서로 다투지 않는지 지켜보라”고 당부했다. 그런데 한화 측 말 관리사는 두 말을 목초지에 풀어놓고 10분 만에 그 자리를 떠났고, 사건이 발생한 것.
A 씨는 한화 측과 전담 교관을 상대로 소송을 내고, ‘에젤’ 구입비 6천 5백만 원과 훈련비 등 1억 2천만 원을 배상할 것으로 요구했다.
1년이 넘는 법정싸움 끝에 법원은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한화 홀로 6천 오백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말은 특성상 두 마리 이상 함께 방목되면 사고 위험성이 있다"며, 한화 측 말 관리자가 방목 후 지속적 관리 감독을 하지 않은 책임이 크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에서도 법원은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법 민사30부(재판장 강영수)는 지난달 21일 A 씨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지난달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승마장을 운영하는 한화뿐 아니라 교관에게도 공동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배상액은 3천 오백만 원으로 줄였다. 재판부는 "에젤은 폐사 당시 비타민E 결핍 등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가치가 상당 부분 감소했다"며, “비슷한 나이 독일산 경주마가 3천 오백만 원에 팔린 점을 참작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울고법 민사30부는 지난 2013년 10월 경기도 고양시 소재 한화 로얄새들승마클럽에서 발생한 위탁마(馬) 사망 사고에 관해 10월 21일 원고 A 씨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0월 25일 밝혔다.
황인성 기자
작 성 자 : 황인성 gomtiger@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