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서울경마공원은 경주마들의 감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감기는 경주마에게나 인간에게나 컨디션 저하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매한가지.
특히 경주에 출전할 말에게는 감기증세가 반갑지 않은 손님임에 틀림없다.
올 해 예년에 비해 유독 감기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를 안계명 마필보건소 과장은 “지난해 10월 무렵 도입된 경주마가 많다는 것”을 꼽는다. 남반구에서 태어나고 자란 호주·뉴질랜드산 경주마들이 기후가 정반대인 이곳으로 도입되며 채 적응을 마치기도 전에 순치, 훈련, 발주연습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게 되자 면역성이 약해졌다는 것.
현재 감기로 보건소와 개인병원을 찾은 경주마는 대략 20여두에 달한다.
이들은 대부분 지난해 도입된 신마들로 현격한 기후 변화와 환경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감기증세를 보이고 있다. 다행인 점은 이들이 속한 조의 다른 경주마에 까지 감기 바이러스가 옮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또한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주마가 감기에 걸리면 일단 컨디션이 저하돼 자신의 능력을 최상으로 끌어내지 못하게 되는 것은 물론 조기에 치료받지 못할 시에는 코감기에서 기관지염으로 발전, 심하면 폐렴과 폐출혈까지 야기할 수 있다고 안계명 과장은 밝혔다.
또한 감기에 걸린 경주마라 할 지라도 경주에 출전하게 되면 1주일 전에는 약물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약물복용 및 치료가 불가능해지므로 증상이 심화될 수 있다.
따라서 경주마 보호를 위해서는 감기 치료 중인 경주마의 출전은 미뤄져야 한다는 것이 안과장의 설명이다.
경주마의 집단 감기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조는 다름아닌 7조(박진호 조교사). 신마 3두가 감기 증세를 보여 치료중이고 지난주에는 다른 말에게로의 전염을 방지하기 위해 마방 소독을 실시했다.
【이희경 기자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