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교사협회노조(이하 관리사노조)의 투쟁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경마 중단 사태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관리사노조는 이번주 경마일부터 출근시간을 9시로 조정, 오전경주에 대한 실질적인 업무를 거의 중단한 상태다.
다행히 각조의 당직 관리사들이 채혈업무를 보조할 계획이라 이번주 경마의 정상시행은 가능해졌지만 경주마 훈련 부실로 인한 파행적 운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따라 마사회는 20일(월) 비상대책 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관리사노조와의 막후 협상을 시도하고 있으나 이또한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일과 22일 두차례에 걸친 교섭에서는 일단 2000년 임금교섭과 관련한 관리사노조의 11개 요구사안에 대한 해결점을 찾아가고 있으나 개인마주제로 전환했던 93년 당시 마사회가 관리사노조 측에 제안한 제도전환합의서 파기가 또다른 쟁점사안으로 떠올라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마사회측은 “이미 법적인 효력을 상실한 제도전환합의각서 때문에 매년 관리사노조의 불만이 야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관리사노조가 요구한 것들은 다 수용하되 앞으로는 모든 책임을 사용자인 조교사협회가 맡아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제도전환합의서의 파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관리사노조는 “사용자인 조교사협회는 우리들의 고용불안을 전적으로 해소시킬 만한 예산도, 자율권도 없다”며 “제도전환합의각서의 무조건적인 파기를 요구하기에 앞서 마사회는 조교사협회에 책임과 함께 권리도 이양해야 할 것이며 제도적인 보완과 고용불안 해소책을 마련해야 할 것”을 주장하고 있어 협상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두 차례에 걸친 교섭에서도 별다른 성과가 없다면 관리사노조는 경마일 9시 출근투쟁이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있어 그렇게 될 때에는 정상적인 경마시행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관리사노조의 임금투쟁이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한창교 한국마사회 부회장은 20일(월) 문화관광부를 방문,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진진호 문화관광부 마사회 담당 사무관은 “이 문제는 어디까지나 마사회가 자체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며 정부가 나서서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밝혔다. 진사무관은 그러나 “한창교 부회장이 방문해 이번 사태의 해결을 위한 복안이 있다고 말했으므로 금주 내로 어떤 식으로든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관리사노조의 단체행동이 장기화됨에 따라 훈련을 전담하며 체력적인 한계에 다다른 기수들은 22일 임시회의를 열어 이번주부터 오전 9시30분에서 11시 30분까지 두시간 동안 한국마사회가 임시로 결정한대로 훈련을 담당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관리사노조의 부분파업과 기수들의 체력저하로 원활한 경주마 훈련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조교사들은 “금주 출전할 경주마의 훈련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울 뿐 아니라 다음주 출전 예정마들은 아예 손도 대지 못했다”며 불만을 토로, 이번 사태의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이희경 기자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