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부터 약 3개월간 씨수말 1두 평균 43두 상대

올 시즌 종부가 3월 15일부터 7월 17일까지 115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해 바야흐로 제주도는 봄바람 속에 춘정이 묻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억원에 달하는 몸값에 비해 평소 하는 일이 없던 씨수말들이 비로소 몸값에 걸맞는 역할을 하게 됐다. 올해 제주도에서 씨수말로 활동할 말은 총 23두. 이에 반해 75개 민간목장이 보유한 씨암말은 1110두로 씨수말 1두가 씨암말 48두와 교배 해야하는 행복한 노동(?)에 시달려야할 처지다.
제주도 동부와 서부 2곳에 설치된 교배소에서 치러질 올해 교배는 민간목장 마필의 이동거리 등을 감안하고 씨수말의 체력비축을 위해 오전·오후 각 1회로 하루 2회를 넘기지 않는다.
씨수말은 봄철 자마생산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하므로, 기타 계절에는 체력관리를 위해 경주마나 육성마보다 색다른 사료를 먹이고, 힘든 운동도 피한다. 씨수말은 경주마에 비해 평소 비타민과 광물질, 아미노산이 포함된 첨가제, 당밀, 보리쌀, 해바라기 씨를 급식하며 봄철을 위해 몸 만들기에 들어간다. 그러나 1일 2회 교배를 하다보면 체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 그래서 교배기에는 평소 급식사료의 양을 늘려 체력보충을 시킨다.
씨수말의 사정시간은 개체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략 10-30초. 교배에 임하는 행태도 마필에 따라 다양하다. 대부분 초보 씨수말은 긴장하며 어물쩡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관록을 자랑하는 씨수말은 교배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교배를 했을 때 씨암말의 교배 성공율은 평균 84%대를 기록하고 있다. 1회 교배로임신이 되지 않은 마필은 생체주기에 맞춰 다시 한번 교배를 하는 행운을 얻기도 한다.
교배시즌이 되면 예외 없이 등장하는 시정마. 시정마의 임무는 교배전 씨암말의 발정상태를 확인시키고 안전사고를 예방하여 씨수말을 보호하는 것. 금년도 제주도 교배에는 ‘송화강’과 ‘철원’ 2두의 제주 조랑말이 시정마로 활약할 예정이다.
봄을 위해 1년을 준비해왔지만, 씨수말에게는 즐거운 노동이기보다는 고역의 시간이 도래했다. 지금 제주도는 봄바람과 함께 교배 바람으로 분주한 하루 하루가 이어지고 있다.



작 성 자 : 권현 knhn@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