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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처우개선”, 조기협회 “시기상조”
-노조 파업 불사 입장에 조기협회도 물러서지 않을 듯
안개 자욱한 제주경마공원이 파업 위기에 휩싸였다.
제주경마공원 관리사들이 본격적으로 처우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조기협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것.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파업도 불사할 태세다. 조기협회는 관리사들의 처우개선 주장은 이해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이고 요구 방식도 잘못됐다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경마공원의 경우 4백50여 관리사들은 모두 마사회와 고용관계를 맺고 있어 단일노조로 활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제주는 사정이 다르다. 평균 4명 꼴인 마방 관리사들은 마사회가 아닌 해당 조교사에 의해 고용된다. 관리사들로선 서울과 같이 마사회 단일 사업장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20개의 사업장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효과적인 노조활동이 어렵다고 판단한 관리사들은 3일 각 조에서 선출한 대표자들로 연합노조를 출범시키고 향후 통합노조로 발전시킬 목적으로 한국노총, 공공서비스노조연맹 등 상급단체에 자문을 구하고 있다. 더불어 “조합원 중에서 카드나 대출금 등으로 생활하는 사람이 허다하다”며 고용불안 해소, 생활 안정, 복지 대책 등 처우개선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임금에서 상금 등 경쟁성 부문을 대폭 감소하고 기본급 등 비경쟁성 부문을 늘려달라는 게 골자다.
이에 대해 한상배 조기협회장은 노동부 등에서 “제주관리사들의 통합노조 출범에는 문제가 있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관리사들의 처우개선 주장에 대해선 “관리사들의 처우개선 주장에 공감하는 부분도 많다. 하지만 조교사, 기수도 서울과 비교하면 모두 열악한 것은 마찬가지로, 당장 서울경마장 수준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며 관리사들의 극단적 요구에 서운함을 나타냈다. 일부 조교사들은 통합노조로 갈 경우 아예 마방 문을 닫는 등 강경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사들의 입김이 세지는 것과 비경쟁성 부문의 증가가 곧 경쟁성 약화, 비효율성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양자 간의 갈등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한 회장은 “5월 중으로 파업이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조교사협회 노동조합이 제주 노조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고, 일부에서는 동반 파업 등 서울과 제주 노조 간의 행동통일설(說)도 나돌고 있어 향후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권현 기자 knhn@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