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정자 있다면서 취임식 왜 미루나, 경마계 “갸우뚱”
-마사회장 인선에 ‘다른 뜻’ 개입되나, 회의론도 고개
윤영호 전 한국마사회장이 사임한 지 벌써 두달이 다 돼가는데도 후임자에 대한 청와대와 농림부의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고 있다.
공모제가 사실상 무산된 후인 지난달 중순 무렵부터 벌써 내정자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는데도 정작 농림부는 “신임 장관이 업무 보고 중”이라면서 여전히 임명장 발급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하지만 농림부의 이같은 반응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청와대는 지난달 24일 허상만 신임 장관을 발탁하면서 “복잡한 농정현실의 타개와 마사회장 선정 등이 선결 과제”라고 설명, 공석인 마사회장에 대한 부담을 어느 정도 의식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시민운동가 출신의 정성헌 남북강원도협력협회 회장이 차기 마사회장 내정자로 알려지면서 경마계는 허 신임 장관 취임과 함께 조만간 정씨의 마사회장 취임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허 농림장관이 취임한지 벌써 2주가 지났지만 아직도 마사회장에 대해서는 어떤 코멘트도 없는 상태.
일부에서는 정성헌씨의 내정 사실이 백지화되고 또다른 낙하산식 인사가 단행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이런 의문은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내년 총선 공천에서 밀려난 인물 중 하나에게 달래기식으로 마사회장직이 주어질 것이라는 회의론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회 해양농수산위 소속 이모 의원 관계자는 “김영진 장관이 사임하기 전까지만 해도 정씨의 마사회장 취임이 거의 확실시됐으나 장관이 바뀌는 바람에 마사회장 인선 자체가 흐트러졌다”면서 이같은 의혹을 뒷받침했다.
어쨌든 공동경마장 개장, 아시아경마연맹총회 개최 등 굵직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하는 마사회로서는 회장 공석에 따른 결정권자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이희경 기자 eheek@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