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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균 기수가 지난 주 100승 문턱에 올라섰다. 약방의 감초처럼 기념 승수를 앞둔 기수들을 괴롭히던 아홉수가 그에겐 통하지 않았다.
100승에 2승을 남겨놓았던 김동균은 지난주 소속조 신마 ‘퍼플오디’로 기분 좋은 99승을 달성한 후 자신의 애마 ‘빛나라’로 100승에 직행했다. 18기 동기 중 강태현에 이어 두 번째다.
“(강)태현이 보다 먼저 하고 싶었는데…” 마냥 기뻐할 줄 알았지만 소감이 뭐냐는 질문에 의외로 새침한 표정이다. 고운(?) 얼굴 뒤에 날카로운 승부욕이 감춰져 있다. 매 경주 곡예를 하듯 승부의 현장에서 숨을 골라야하는 기수에게 승부욕과 근성은 좋은 자질임에 틀림없다.
이미 90승 무렵에 접어들었을 때부터 김동균의 마음은 바빴다. 지난 4월에는 경주 중 손가락 부상을 당해 애태웠다는 그. 마음은 벌써 저만치 가있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환장할 노릇. “이 정도쯤이야”하면서 말 잔등에 올랐다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고서야 “아뿔사”했단다. 그의 마음을 알 길 없는 팬들은 결과를 두고 이러쿵저러쿵 질타를 보냈지만 갑갑한 자신의 마음만 하랴.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두 주를 그냥 쉬었어요. 손가락 얼른 나으라고 빌면서요(웃음)”
그리고 마침내 지난주 그의 애를 태우던 100승이 드디어 손에 잡혔다. 강태현에게 두 발 늦은 채로….
“100승, 200승 그리고 500승… 제가 기수 생활을 하는 동안 끊임없이 생겨날 목표겠죠. 그런데 지금 제가 더 절실히 바라는 건 깨끗한 기수로 남는 거에요”
지난해 제기됐던 부정사건의 꼬리표가 아직도 그를 부담스럽게 만드는 모양이다.
“한 번 실추된 이미지는 금새 회복되지 않아요. 그 사람을 보면 나쁜 기억이 먼저 나니까요. 저도 팬들에게 그런 기억으로만 남을까 걱정되고 안타깝습니다”
그는 아직도 팬들에게 미안하다. 마음은 그런데 정작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경주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최선만으로 보답이 다 될지 모르지만, 기수가 경주에서 최선을 다 하는 것 말고 팬들에게 할 수 있는 게 있을까요?” 반문하는 그의 표정에 절실함이 묻어난다.
【서영석 편집국 부장】
작 성 자 : 서영석 eheek@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