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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핸디캡이 지배하는 그랑프리는 그랑프리가 아니다!
“그랑프리를 앞두고 펼쳐지는 1군 경마대회 과연 필요한가?”
지난 주 YTN배에서 ‘언어카운티들리’는 도저히 따라 잡을 수 없을 것 같은 거리를 따라 잡으며 멋진 추입으로 우승을 일궈내, 경마팬의 박수를 받았다. 핸디캡 경주에서 최고 부담중량을 받고 만만치 않은 상대들을 꺾고 거둔 승리이기 때문에, ‘언어카운티들리’가 받은 박수는 그야말로 최고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멋진 승리였다.
그러나 YTN배에서 우승을 거머쥔 ‘언어카운티들리’는 총상금 1억2천만원짜리 List급 경마대회 우승으로 인해, 연말에 펼쳐지는 총상금 3억원짜리 GⅠ 그랑프리 경마대회의 행보가 그만큼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최고 부담중량으로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에, 비슷한 상대들과 겨루는 그랑프리에서는 더 많은 부담중량을 짊어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표〉 98년 이후 그랑프리를 앞둔 1군 대회 우승마
| 년도 | 날짜 | 경마대회 우승마 | 그랑프리 우승마 |
| 2004년 | 08월 29일 | YTN배 언어카운티들리 | ?? |
| 2003년 | 09월 28일 | SBS배 언어카운티들리 | 템피스트웨스트 |
| 2002년 | 09월 08일 | SBS배 다함께 | 보헤미안버틀러 |
| 2001년 | 11월11일 | SBS배 더스파이커 | 다함께 |
| 2000년 | 10월 22일 | 문화관광부장관배 다함께 | 즐거운파티 |
| 1999년 | 10월 24일 | 문화관광부장관배 글라이딩투댈러스 | 새강자 |
| 1998년 | 10월 25일 | 문화관광부장관배 신세대 | 신세대 |
해마다 그랑프리를 앞두고 펼쳐지는 1군 경마대회는 ‘미리 보는 그랑프리’라는 거창한 문구와 함께 온통 경마계의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실제로 그랑프리 우승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표〉는 98년 이후 그랑프리 경주 우승마와 그랑프리 우승 직전 1군 경마대회 우승마를 정리한 것이다. 〈표〉에서 보듯이 그랑프리 직전 1군 경마대회 우승마가 그 해 그랑프리까지 우승을 거머쥔 사례는 지난 98년 ‘신세대’가 마지막이다. 이후 5년간 그랑프리를 앞둔 1군 경마대회 우승마는 대부분 그랑프리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지만, 모두 과중량을 극복하지 못하고 몰락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연 그랑프리를 앞두고 1군 경마대회가 필요한가? 과연 최고 상금이 걸린 그랑프리 핸디캡을 위해서 전력을 아낀 사례가 없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가? 그랑프리를 앞둔 1군 경마대회에서 우승할 필요가 있는가?
최고의 경마대회에서 경마팬들은 최고의 경주마 탄생을 기다리고, 그에게 박수를 친다. 그러나 핸디캡에 의해서 최고의 경주인 그랑프리 경마대회 우승이 뒤바뀌어 버린다면, 더 이상 경마팬은 박수를 칠 이유가 없다.
멋진 추입으로 우승을 거둔 ‘언어카운티들리’. 이미 지난해에도 똑같이 그랑프리를 앞두고 1군 경마 대회인 SBS배 우승 이후 그랑프리에서 최고 부담중량으로 패한 경험이 있어, 이번 YTN배 우승 뒷맛이 결코 좋지만은 않을 듯 싶다. 【김중회 기자 rin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