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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팬, “시행체의 확대 해석” 전액 환불조치 해야…
27일(일) 3경주에서 10번 족패천하(기수/우창구)의 발주기 문이 정상 개방됐느냐를 놓고 경마팬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경주 후 동영상을 지켜 본 다수의 경마팬들은 다른 마필에 비해 (족패천하의) 발주기 개방이 늦어 늦출발이 불가피했다며 명백한 경주불성립이라는 주장을 펴고있다. 동영상으로 확인한 결과 실제로 족패천하의 발주기는 다른 마필들에 비해 일정 시차를 두고 열린 것으로 드러났다.
단승식 3.0배로 인기순위 2위를 마크했던 족패천하는 고질적인 발주 악벽으로 이날 끝번 신청을 해 10번 게이트에서 출발했으나 발주기 문이 늦게 열려 외곽에서 고전하다 6위에 머물렀다.
기승했던 우창구 기수는 “당시엔 발주기 문이 늦게 열렸다고 전혀 느끼지 못했지만 경주 후 한 후배 기수가 (발주기 개방이) 늦은 것 아니냐고 물어 알게됐다”고 밝혔고, 경주 후 녹화테잎을 통해 심의한 재결실 역시 처음엔 단순 늦발주로 판단했다가 우창구 기수의 설명으로 재확인한 결과 약 10분의 1초 가량 개방이 늦었던 것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진다.
족패천하의 발주기 문 개방이 늦었던 이유에 대해 재결실 관계자는 족패천하가 출발을 서두르는 과정에서 게이트가 채 열리기 전에 앞으로 나가려 하다 마필의 얼굴이 발주기 문을 누르면서 발주기에 일부 압력이 가해졌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기기 이상은 아님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발주요원이 현장에서 발견하기엔 워낙 미세한 차여서 정상 발주로 간주한 것이고, 재결위원이 동영상으로 심의했을 때도 시차가 드러나지 않았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가열되자 심판처는 2일(수) 오후 홈페이지 재결정보란을 통해 이번 건의 경우 발주불성립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아래 재결전문 참조) 밝혔지만 여전히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남아있어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란 ▲발주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압력이 가해진다는 이유로 개방이 지연될 수 있는지, ▲일반 팬이 동영상을 통해 확인한 사실을 왜 심의한 재결실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는지, ▲발주위원 재결위원 등이 발견하지 못했다해서 특정 게이트가 늦게 개방된 것이 분명한데도 경주성립으로 판단하는 게 옳은 것인지, ▲향후 유사 사건 발생 시에도 역시 정상개방으로 간주할 것인지 등이다.
마사회의 설명대로라면 같은 발주기를 사용하는 이상 언제든 제2, 제3의 족패천하는 나올 것이 분명하다. 그때마다 마사회가 1/10초는 미세한 차이라며 정상 개방이라고 주장한다거나, 정상적인 경주성립으로 판단한다면 이는 허술한 경마시행규정과 이에 따른 시행처의 확대 해석일 뿐이다. 그리고 당연히 그 피해는 경마팬들의 몫으로 돌려질 수 밖에 없다.
마사회도 분명히 족패천하의 게이트가 늦게 개방된 사실을 시인하고 있는 이상 그 원인이 뭐였든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관계자들은 공통된 지적이다.
경주불성립 사유에 대해 마사회가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함으로써 경마시행에 대한 불신만 키울 게 아니라 각 항목별, 케이스별로 외국과 국내 사례를 수집해 팬들의 이해를 도와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경주를 감시하는 발주,재결위원의 자질을 향상시켜 팬들의 불만과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으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발주관련 문제(고질적 늦발주, 발주 직후 인마전도로 인한 주행중지 등)도 이번 기회에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일부 팬들은 청와대 홈페이지 등에 민원을 제기하는 한편 소송제기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마사회의 후속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재결 설명 전문>
2005년 2월 27일(일) 제3경주 ⑩번마 「족패천하」의 발주상황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3경주 발주시 ⑩번마의 발주기문이 타 마필의 문보다 미세하게 늦게 열린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발주위원의 당시 확인 결과, 동 발주기는 1경주부터 지속적으로 사용되어 온 발주기로 테스트 결과 기기상의 결함은 없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발주기내에서 발주 준비중인 마필이 전방의 좌우측 발주기문의 중앙 연결고리 방향으로 체중을 싣는 경우, 정상적으로 발주기 버튼을 눌러도 일시적으로 미세하나마 타 마필에 비해 개문(開門)이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될 수 있으며 동 건도 이에 해당되는 현상입니다.
이미 경주프로그램(출마표) 및 경마방송 등을 통해 기 공지하고 있는 바와 같이 발주불성립은 ⑴발주기가 고장으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경우, ⑵발주보조원 또는 발주보조도구 등에 의해 정상적인 출발에 지장이 있었다고 인정된 경우, ⑶기타 정상적인 발주가 아니라고 판단된 경우에 한합니다.
일부 경마팬 여러분께서는 동건이 ⑴항에 해당되기 때문에 발주불성립 및 해당 승마투표 마권구매금의 환급을 주장하고 계십니다만, 위 항목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동 상황은 발주기 고장에 의한 상황은 분명히 아니었으며 마필 자체의 원인에 의한 것으로 이로 인한 늦발주는 발주불성립의 사유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발주기식 발주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평지경주(Flat Race)를 시행하는 제외국 경마시행체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방식으로 유사 현상이 발생될 개연성이 있으며, 그 사유가 마필에 의한 것이고 미세하게 늦게 열린 경우는 정상적으로 성립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발주기의 작동원리는 사진과 함께 붙임자료로 게재하였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작 성 자 : 이희경 eheek@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