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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지내던 황모씨도 잇따라 자살
지난 5일(토)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기수로 활동하고 있는 이명화 기수가 경마공원내 기수숙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故) 이명화 기수가 5일(토) 새벽훈련에 나오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여긴 소속조 선임기수인 하무선 기수가 고인의 숙소를 방문, 전선줄로 목을 매 숨진 고인을 발견한 것.
부산시민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3일장 빈소에는 부산경남경마공원 관계자는 물론이고, 6일(일) 서울경마공원에서 경주를 마친 서울기수들이 대부분 참석해 고인의 명복을 빌고, 밤샘을 하면서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밝혔다.
부산경남경마공원 기수협회(회장 문제복)가 앞장서 고인의 장례절차와 보상협의 등을 펼쳤는데, 비록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지만 마사회에서 위로금 등의 보상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발인을 앞두고 한때 마사회와 기수협회간 이견을 보이기도 했지만, 유족 측에서 원활한 장례를 원해 예정대로 발인이 이뤄졌다.
고인의 유해는 부산경남경마공원내 기수숙소 앞에서 노제를 치룬 뒤 화장을 하고, 유골은 산골을 하기로 결정한 유족 측의 의견대로 제부도로 향해 바다에 뿌려졌다.
고(故) 이명화 기수는 기수양성소 21기로 2002년 10월 처음 경주로에 데뷔한 이후 51전 1승 2위 2위를 기록한 후 부산경남경마공원으로 이동을 했다.
고인은 유서를 통해 "우울증 때문에 자살을 선택한다. 이제는 편히 쉬고 싶다"고 했고, 또 "체중을 더 줄여야 하는데.. 아무리 열심히 훈련을 해도 내게 돌아오는 것은 차가운 질책뿐이었다"는 등의 심정을 적었다.
고인은 지난 2003년 12월 낙마 사고로 골반부산 등의 큰 부상을 입어 훈련에 차질을 빚어온 것을 고민해 왔으며, 체중감량을 위해 식욕 억제제와 숙변 제거제를 장기간 복용해 건강이 악화된 것에 대해서도 비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고인의 장례가 끝난 뒤 7일(월) 오후 1시15분께 함께 자취를 했던 황모씨(여. 20세)가 고인과 함께 살던 부산 사하구 원룸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황모씨는 가족들에게 남긴 대학노트 5장 분량의 유서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미안하다”며 “언니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언니가 죽어서야 알게 됐어요. 언니의 죽음이 견디기 힘들어요. 죽어서 다시 만나고 싶어요”라고 밝혔다.
부산= 권순옥 기자 margo@krj.co.kr
